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큰글자도서)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큰글자도서)

$35.00
Description
“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용서지요”
불신과 분열의 시대에 던지는 ‘사랑과 화해’의 메시지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로 그동안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 온 소설가 김홍신의 신작 장편소설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가 출간된다.『바람으로 그린 그림』이후 6년 만에 발표되는 이 작품은 냉혹한 1970년대를 거쳐온 한 남자의 일대기를 그렸다.
작가는 치열한 역사적·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던 대작들에 이어,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사랑』『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통해 순정한 사랑의 서사를 선보이며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은 바 있다. 인간사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일은 작가에게 여전히 중요하고 유효한 과제로 남았고, 6년간의 깊은 성찰 끝에 얻어낸 해답을 신작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에 여실히 녹여내었다.

살된 적(敵)을 위해 기도한 죄로
‘적인종(赤人種, 빨간색 인간)’이라 명명되어 살아온 한 남자

병석에 누운 한 남자가 죽어간다. 자인은 외삼촌의 부름으로 친아버지 한서진의 임종을 지킨다. 처자식을 버리고 전과자가 되어 왕래조차 하지 않았던 남자. 이후 자인은 아버지 서진의 유고를 손에 넣고 증발하듯 사라졌던 그의 사연을 깨닫는다.
1971년, 학도군사훈련단 출신 대한민국 국군 소위 한서진은 사살된 북한 장교의 시체에 십자가를 꽂아주고 명복을 빌어준 죄로 ‘적인종(赤人種, 빨간색 인간)’으로 매도된다. 신앙심과 인류애에 기반한 순수한 기도였다는 항변이 받아들여질 리 없는 시대였다. 서진은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을 위반한 죄로 5년 형을 선고받는다.
‘남한산성’이라 불리는 육군형무소 감금된 서진은 같은 방에 수감된 김 대위와 박 중위에게서 심한 폭행을 당한다. 악몽과도 같은 감옥에서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바깥세상에 두고 온 아내 지향과 딸 자인을 향한 그리움, 오랜 친구이자 처남인 재필의 무한한 지지 덕분이었다.
어느 날, 서진은 면회 자리에서 평소와 달리 제 시선을 피하는 지향과 암담해하는 재필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는다. 그날부로 서진은 뼈가 뒤틀리고 몸뚱이가 갈가리 찢겨나가는 듯한 증오와 원망 속에서 오직 복수할 일념으로 출옥을 꿈꾸는데…….
저자

김홍신

장편소설『인간시장』으로우리나라역사상최초의밀리언셀러소설가가되어독자들의사랑을듬뿍받은그는,헌정사상유례가없는‘8년연속의정평가1등국회의원(제15,16대)’으로소신과열정의삶을펼쳤다.이후건국대석좌교수로후학을양성하며집필활동에복귀했다.현재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원장,평화재단고문,동서문학상운영위원장,의료복지봉사단체동의난달이사장등으로활동하고있다.
충남공주에서태어나논산에서성장했으며건국대국문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문학박사및명예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1976년≪현대문학≫으로등단한이후『인간시장』『칼날위의전쟁』『바람바람바람』『내륙풍』『난장판』『풍객』『대곡』등으로대한민국에소설폭풍을일으키며한국소설문학상,소설문학작품상을수상했고,우리민족의자존심을높이는대하역사소설『김홍신의대발해』(전10권)를발표해통일문화대상과현대불교문학상을수상했다.2015년장편소설『단한번의사랑』으로한국문학상을수상했고,2017년장편소설『바람으로그린그림』을발표하며상처를끌어안는사랑의향기를전했다.
그외에도『삼국지』『수호지』등의중국고전평역서와『자박자박걸어요』『하루사용설명서』『인생견문록』『인생사용설명서』『인생사용설명서두번째이야기』『그게뭐어쨌다고?』『인생을맛있게사는지혜』등의에세이를포함해130여권의책을출간하면서신념있는삶을살아가는기쁨을독자들과함께나누고있다.

목차

작가의말|억울하고서러운세상을살아가는모든이에게

프롤로그|한남자의마지막

1장운명적인인연과
빨간대문집
애틋한사람
한인간의생명줄

2장그해여름
긴급호송
만남의시작
트위스트,술,그리고……

3장불안한나날
유도질문
말할수없는일들
한낮의취조실

4장영원히남을붉은낙인
아버지라는한사람
국가보안법과반공법
적인종

5장남한산성이라는지옥에서
혼자하는가위바위보
은총이고기적이란말
무등병

6장이토록처절하게완벽한
아픈고백들
복수,복수,복수
내안의그녀

7장가장아름다운복수
고통을즐기는이유
마지막시도
희미해진그림자


에필로그|하늘의뜻,함께할운명
해설|운명의덫,또는이념의압제와사랑의완성
_김종회(문학평론가,전경희대교수)

출판사 서평

시대의아픔과거친삶의비극속에써내려간
한사람의일대기이자스러져간모든이름들의연대기

소설은주인공한서진의딸자인이아버지의유고를읽고그의삶을추적해나가는액자식구성으로쓰였다.1971년,ROTC출신의육군소위한서진은사살된북한장교의시신에십자가를꽂고명복을빌어준죄로,국가보안법과반공법을위반한빨갱이로몰려형무소에수감된다.피아를구분짓기에앞서인간대인간으로서최소한의예우를갖췄을뿐이라는그의항변이받아들여질리없는엄혹한시기……‘적인종(赤人種,빨간색인간)’으로매도된채,애써쌓아온삶의이력과가족들마저잃게된억울한상황속에서그는오직복수만을생각하는존재로변질되어간다.
작품은비록1970년대를배경으로하지만자신들의이익을관철하기위해권력을통해개인혹은집단을낙인찍고다시이를복수로되갚는폭력적인모습은오늘날에도벌어지는일이다.
적군의죽음에도애도를표하던인류애는고문을거치며실종되고,분노와좌절로무모한범행조차서슴지않던주인공이용서라는깨달음을얻어가는과정을통해,작가는폭력은또다른폭력을불러일으킬뿐이는결국뜨거운용서로밖에극복할수없음을보여준다.
50년가까운시간을문학에바친영원한글쟁이김홍신의노련한필력이신작「죽어나간시간을위한애도」에도고스란히녹아났다.액자형식과시점의변화를통해극의입체감을더했고,주인공의심리변화와고문과정등에대한적나라한묘사는독자의몰입을강화한다.긴장감넘치는한편의소설이마침내애도문으로글의장르가확장되고,그찬란하도록슬픈변곡점에서삶과죽음의경외감을독자들에게선사할것이다.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라는질문을향한오랜성찰의흔적

주인공한서진은제삶을깊은수렁에빠뜨린두남녀에대한증오심마저도모두거두어버린다.그의초월적인삶의자세와적을끌어안는포용력은차세대를대변하는그의딸자인에게대물림된다.오랜시간존재조차몰랐던아버지의사연을깨달은자인이출생의아픔을넘어그의영전에깊은애도를표함으로써비로소과거와현재의화해를이루어낸다.
그런점에서『죽어나간시간을위한애도』는전작들에서한차원더나아간휴머니즘소설이다.세상의시련과고난속에도변치않는인간의조건은이토록숭고하고성숙한‘사랑과용서’의힘임을독자들에게다시금일깨운다.
2023년은한국전쟁정전협정체결70년,문민정부출범30년을맞이한해로,갈등과대립으로얼룩진과거를되돌아보며평화와상생을도모해야하는시기이지만우리는오히려더욱첨예한분열과대립의시대를살고있다.문학은물론다양한사회활동을통해동시대인들이직면한문제들을적극적으로다루어온소설가김홍신이큰어른이자노장소설가로서우리에게던지는절실한화해의가치가더욱울림있게다가올것이다.


소설의책장을넘기면서다시금감각하는것은,이작가가태생적으로이야기의달인이라는사실이다.그주제를요약하면한두줄의문장으로그치고,서사를나열하더라도몇장이면될이야기의재료로,이토록장대한소설의얼개와콘텐츠를만들었으니말이다.당대사회의정치적억압과군문(軍門)의부조리한제도들,여전히서슬푸르게잔존하는이념의허상들을헤치고,인간이란무엇이며왜가치있게존중받아야하는가를이보다더적나라하며실감있게서술하기는어려울것이다.인간성의근본과삶의심연,그바닥을두드려보는소설적행위를정확하면서도유연하게그려낸것이바로이소설이다.
작가는현재와과거를병렬하기도하고전복하기도하면서,그시간의동선을매우자유롭게활용한다.한편으로는미궁의사건을확인해가는추리적기법이라고도할수있다.이구성상의형식은사건에긴장감을더하고재미를유발하며,독자로하여금마침내작품을통독하고서야그얽힘으로부터자유롭게한다.이처럼잘짜인이야기방식을통해절망의나락에서희망의언덕으로거슬러오르는운명애,환경의속박을넘어선인간의지의개가(凱歌)가제시된다.

-김종회(문학평론가,전경희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