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일기

마드리드 일기

$22.24
Description
“인간은 어떤 형태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어딘가로 떠난다”
정열의 도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당도한 소설가 최민석
낯선 땅에서 써 내려간 75일간의 희비애락 이야기
섭씨 35도의 태양 아래 분주히 타오르는 서반아의 시간
그 속에서 영글어가는 작가의 언어와 생(生)
저자

최민석

저자:최민석
2010년에단편소설「시티투어버스를탈취하라」로‘창비신인소설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장편소설『능력자』『풍의역사』,소설집『시티투어버스를탈취하라』,에세이『베를린일기』『40일간의남미일주』『기차와생맥주』『고민과소설가』『피츠제럴드』『꽈배기의맛』『꽈배기의멋』등을썼고,제36회‘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2022년‘토지문화재단’과스페인문화체육부가체결한작가레지던시프로그램대상자로선정되어가을과초겨울을마드리드에서보냈고,밴드‘시와바람’의보컬로활동했다.

목차


프롤로그prologue
1장―9월Septiembre
2장―10월octubre
3장―11월noviembre

출판사 서평

돈키호테의고향,스페인으로향한소설가최민석
낯선말과사람들로가득한미지의세계에서고요를찾다

뜨거운태양아래관공서며,식당이며일제히셔터를내린오후,모두가단잠에빠진씨에스타의시간에고독한한남자가마드리드거리를배회한다.『베를린일기』를발표하며수많은독자의배를간질이고,『40일간의남미일주』로문학계예능인의존재감을뽐내던소설가최민석이이번에는스페인마드리드에떴다!토지문화재단과스페인문화체육부가협정한‘교환작가프로그램’에선발된작가는2022년9월1일부터11월15일까지,마드리드를비롯한구라파(歐羅巴)곳곳을누볐다.서반아의풍경과사람,언어와문화,역사와예술을소설가특유의유머와말맛으로버무린이책은,작가가직접찍은생동감넘치는235장의사진과어우러져읽는즐거움을더한다.

살바도르달리,로르카,아인슈타인,퀴리부인등저명한인물들이머물렀다는스페인의유서깊은기숙사,‘레지덴시아데에스뚜디안떼스(Residensiadeestudiantes)’.이곳에두달남짓묵게된소설가는어느날,기숙사선배아인슈타인과자신사이에놀라운공통점을발견한다.그건바로,두사람모두매일같은옷만입는다는사실이다!누군가남겨두고간정체불명의검은양말과함께빨래를돌리는바람에흰옷이죄다잿빛으로변해버린탓이었다.

이방에서의시련은이뿐만이아니었다.딱딱한안장으로엉덩이를괴롭히는자전거‘로시난테(이후‘거북선’으로개명)’와매일같이암투를벌이는가하면,어학원에서는서툰회화실력을감추려억지미소짓다가연기력만늘었다.결정적인순간에증명사진과실물이다르다는이유로신분확인을거부당할때면망원동사진관사장님의과한포토샵을원망했다.한인교회에서만난원로교포3인방에발목을붙잡히는날에는그들의대하소설같은인생사를들어주며소설가로서의의무를다해야만했다.

그러나,인생은쓴맛과단맛이공존하는칵테일같은것.술잔을들기위해잠에드는나라,술에취해잠을취하는나라.뜨거운축제‘피에스타’와달콤한낮잠‘씨에스타’의시간속에서만난사람들은섭씨35도의날씨만큼이나열정적이었다.언제나다정한인사를건네던레스토랑직원호세씨,어디에든잘녹아들었던브라질인로드리고와포근한브라질누님마르셀라,서른살의나이차를괘념치않았던독일인친구수시,아시아인의설움을알아주던일본인유키,동향의노스탤지어를함께나누던원로교포3인방등등,서반아땅에서이어지는특별하고귀한만남에작가는점차마드리레뇨(마드리드사람)가다되어간다.

어느덧스페인어초급반에서중급반으로월반한작가는자신의삶도중급자단계에이르렀음을실감한다.9년전,베를린을누비던젊은‘호구’는이제세월을머금은‘노구’가되어가고있었다.점점힘에부치는여행과세상에대한줄어드는호기심,거스를수없는자연의흐름을맞닥뜨린작가에게는더이상스페인밤문화를즐길체력도,바다에뛰어들여력도없다.아이러니하게도그순간,작가는단순한물리적여행을넘어서,

세상의본질을들여다보는진짜여행의의미를발견한다.
오래된건물의스테인드글라스에스며든햇빛이거리를물들이는오후,작가는요란스레돌아가는내면의풍차에귀기울인다.우리모두는삶속에서저마다의돈키호테가되어자기만의여정을떠난다.미지의풍차에달려드는일은언제나큰두려움을수반하지만,끝내우리안의믿음과희망을굳건하게한다.이책은낯섦속에서도결국자신만의길을찾아가는과정이야말로진정한여행임을독자에게생생히전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