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지키는 것이다 (농부와 소설가가 심은 한 알의 진심)

모든 생명은 지키는 것이다 (농부와 소설가가 심은 한 알의 진심)

$19.80
Description
우리가 심은 낟알이 사람과 마을을 살릴 수 있을까?
기후위기와 지역 소멸의 시대, 섬진강 들녘에서 시작된 회복의 여정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 교란, 농촌 지역 소멸은 더 이상 통계나 뉴스 속 먼 이야기가 아니다. 논이 사라지고 농촌의 일손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우리의 밥상이다. 밥이 아닌 다른 먹거리가 넘쳐나고 수입쌀도 흔한 시대에, 친환경 농사로 우리 쌀을 묵묵히 지켜내는 곳이 있다. 전남 곡성군 장선 마을, 섬진강이 흐르는 들녘에 자리 잡은 농업회사이자 생태 공동체 ‘미실란’의 이야기다.
이 책 『모든 생명은 지키는 것이다』는 미실란 대표 이동현과 소설가 김탁환이 함께 써 내려간 생태 에세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20년 김탁환이 쓴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그 후 미실란 창립 20주년을 맞아 두 사람의 글이 한 권으로 엮였다. 이 책은 이동현이 매달 써 내려간 농사일기를 비롯해, 미실란의 과거와 미래를 톺아보는 김탁환의 에세이가 교차되어 펼쳐진다.
미실란을 이끄는 이동현은 서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일본 규슈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미생물 연구자이다. 그러던 중 가족들의 병을 계기로 사람을 살리는 음식을 고민하다가 곡성에 정착했고, 이후 278여 종의 벼를 재배하며 유기농 발아현미를 생산하는 농부가 되어 하루하루 들녘 생명을 지키고 있다.
김탁환은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를 출간한 이듬해 곡성으로 집필실을 옮겨, 농사를 짓고 글을 쓰며 살고 있다. 모든 게 서툰 도시소설가였던 그는 어느새 논과 밭을 스스로 일구는 마을소설가가 되었고, 섬세한 관찰력으로 미실란의 발걸음을 아홉 가지 질문에 담았다.

스물네 절기에 담긴 농부의 정직한 땀방울과 소설가의 깊은 심미안
이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흐르는 스물네 절기의 흐름을 큰 축으로 둔다. 그러나 단순한 연대기적인 구성이 아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동안 농부 이동현이 마주하고 기록한 같은 절기들을 한데 묶었다. 독자들은 매월 4년 치의 절기를 나란히 살피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어떤 풍경이 달라졌는지 또 변함없는지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김탁환의 깊고 따뜻한 통찰이 담긴 에세이 「물꼬와 둠벙」은 미실란 20년의 시간을 단단한 나이테로 드러낸다. 김탁환은 농부 이동현이라는 개인뿐 아니라 오랜 시간 미실란을 지켜온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나아가 미실란이 꿈꾸는 미래,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천년 숲’의 철학이 우리 삶에 어떻게 뿌리내려야 하는지 보여준다.
미실란은 이제 곡성에서 단순한 쌀 생산 기업을 넘어, 지역의 생태·문화예술 거점지로 자리 잡았다. 곡성 지역 유치원생이 논을 체험하는 생태학교, 광주 지역 초등학생과 함께 지은 ‘한 평 논’을 비롯한 교육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 밖에도 자력으로 매년 개최하는 작은들판음악회와

섬진강마을영화제, 김탁환이 책방지기로 있는 ‘생태책방 들녘의 마음’에 이르기까지, 문화 활동이 어떻게 지역 소멸의 위기를 넘어서는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인생도 농사도 기다림이니, 그저 싸목싸목 이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고 편리한 AI 기술로 대체되는 시대, 그럼에도 손 모내기와 친환경 농법이라는 고된 길을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한 그릇 밥에 담긴 하늘과 땅, 이웃을 발견한다. 책 곳곳에는 생명들을 환대하고 아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매년 섬진강 들녘에 날아온 기러기 가족을 위해 발아현미를 아낌없이 뿌려주고, 추운 날 떠돌이 개에게 집을 내어준 미실란 개 ‘흑미’에게서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양보의 미덕을 배운다.
“돈이 되고 안 되고를 판단 근거로 두면,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씨앗을 잃고 맙니다.” 두 저자의 대담에 담긴 이 메시지는 미실란이 지난 20여 년간 지켜온 철학이 집약되어 있다. 이는 속도와 효율이 앞서는 이 시대에, 조금 느리고 힘들더라도 인내하며 올곧은 가치를 지키겠다는 단단한 선언이기도 하다.
생명을 지키는 일은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거나 대단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자연 앞에서 겸손히 숙이는 자세, 인고 끝에 낟알 하나를 발아시키는 시간의 무게를 아는 마음, 나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을 외면하지 않는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지금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씨앗은 무엇인지 묻고 있다.
저자

이동현

농부과학자,㈜미실란대표

자연과농업의가치를연구하고실천해온농학자이자농부이다.전라남도고흥에서태어났다.1988년국립순천대학교농생물학과에입학해식물병리학을연구했으며,서울대학교농업생명과학대학대학원에서곰팡이독소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일본문부성장학생으로선발되어규슈대학교대학원에서생물자원환경과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귀국후에는순천향대학교,전남대학교,순천대학교겸임교수를지냈다.
2005년농업회사법인㈜미실란을설립하고,이듬해곡성의폐교에둥지를틀었다.278여종의벼를재배하며20여년동안유기농발아현미와친환경곡물가공식품을연구·생산하고있다.그공로를인정받아2015년대산농촌문화상,2019년유엔식량농업기구가주관하는모범농민상,2024년일가상을받았다.천주교광주대교구(재)생태환경농업연구소이사와(사)침실습지보존회이사장을역임했으며,곡성교육희망연대,섬진강마을영화제,가톨릭농민회활동을통해지역과생태,공동체를아우르며살고있다.

목차

프롤로그|들녘의마음을담아_이동현

1월소한과대한,고요한것들의분주함
겨울들녘에서사계절을준비하며
그루터기에서어머니의마음을봤습니다
현미?쌀의변종아닌가요?
새로운동물식구가왔습니다
김탁환의물꼬와둠벙|아름다움을지키기위해당신은무엇을할건가요?

2월입춘과우수,야생의힘은끈질기다
정월대보름을바쁘게보냅시다
봄을느끼러오십시오
기러기밥상을차려줬지요
달집을태우며
김탁환의물꼬와둠벙|미실란,스무해에부쳐

3월경칩과춘분,서두르지도머뭇거리지도말고
부족해도내손으로정원가꾸기
싸목싸목이길을가겠습니다
들녘을달리는농부
녹비작물빼앗긴들에도봄은오는가
김탁환의물꼬와둠벙|영성을지닌농부과학자

4월청명과곡우,이제감상의시간은끝났다
농사가시작되었습니다
농부도가끔씨앗이헷갈려서
섬진강플로깅,우리는섬진강을주웠습니다
내일지구의종말이와도볍씨를뿌립니다
김탁환의물꼬와둠벙|벼가아니라사랑농사를짓는군요

5월입하와소만,대지와호흡맞추기
연구용품종을심는법
볍씨한알이흙과사귈때까지
올해도어린생태학자들을만나겠습니다
박사양반이왜이렇게힘든일을?
김탁환의물꼬와둠벙|논의정수를체험하는생태학교

6월망종과하지,씨앗의마음을기억하며
벼와땅의만남
손모내기의가치를아는사람들
작은들판음악회에서는모두가가수입니다
나이불문거리불문,모내기체험
김탁환의물꼬와둠벙|식구라고불릴때마다

7월소서와대서,버텨야살린다
잡초와의사투,김매기
오리가족이찾아왔습니다
늦게핀배롱나무를보며
우렁이가일하지않는이유
김탁환의물꼬와둠벙|소멸하지않는회사를다니고싶습니다

8월입추와처서,농부임을새삼생각하다
벼꽃이활짝피었습니다
농촌의미래를그리는사람들
나는씨앗뿌리는농부입니다
해도해도어려운농사
김탁환의물꼬와둠벙|단체는사라져도활동가는남으니까요

9월백로와추분,기대와다를지라도감사하기
사람도모이고새도모이고
가을들녘에스며든농의기운
받았으니더나눠야지요
첫메밀농사,다시초보농부입니다
김탁환의물꼬와둠벙|문화가꽃피는마을

10월한로와상강,기쁨과아쉬움은낟알하나차이
인생도농사도기다림입니다
올해는풍년일까요?
영화제는끝나지않을겁니다
타들어가는농심
김탁환의물꼬와둠벙|식당휴업,우린해법을찾을거예요!

11월입동과소설,비로소숨을고릅니다
11월11일,우리가흙의자식임을깨달은날
참새가유기농쌀맛을알아버렸다
호되게당한밀농사
계속응원해주시겠지요?
김탁환의물꼬와둠벙|천년숲도오늘부터

12월대설과동지,다시흙을믿는시간
건강한제철간식없을까요?
오십원동전뒷면과농부의마음
겨울에이삭을보는심란함
흙의가치를믿습니다
김탁환의물꼬와둠벙|책떠나서온곳에책방이라니

에필로그|밥한그릇의지혜_김탁환
미실란풍경

출판사 서평

프롤로그중에서

우리의농사는이야기가되었고,마을과사람을잇는다리가되었습니다
농사는계절을앞서갈수도없고절기를건너뛸수도없습니다.소한과대한의고요속에서한해를준비하고,입춘과곡우의기운을따라씨앗을깨우며,망종과하지의분주함속에서생명을땅에맡깁니다.추분과상강을지나다시겨울로향하는시간을기록하는일,이책에담긴농사일기는그렇게절기를따라써내려간삶의메모입니다.

에필로그중에서

돌봄은거창한것이아니라,뭇생명을하나하나실피는데서부터시작하는것
밥은쌀로만든음식에그치는것이아니라,나를나로살아가게만드는지혜의모음이다.그지혜는두발을땅에딛고산이들의삶에서나왔다.씨를지키는법,물을대는법,비와햇볕을기다리는법,뿌리와줄기와잎을살피는법,곤충과작은동물들을대하는법,열매를거두어보관하는법,함께일하는법,홀로농기구를고치는법등이그안에담겼다.나는아직밥한그릇의지혜를열에하나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