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인은 역설의 공간인 「마법의 빵집」을 가지고 있다. “막다른 곳 깨어나지 않은 시간”이라니! 성처럼 높고 차가운 곳이니 눈에 띄지 않는 막다른 곳일 수밖에 없고 모든 것이 잠든 시간이니 쥐 죽은 듯 조용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시인은 여기에서 “성냥팔이 소녀의 손 끝으로 피워 낸/ 희망만이 찾을 수 있는/ 마법을 구워낸다”고 한다. 생각해보라. 생에 얽매여 일하면서 성냥팔이 소녀처럼 간절한 순간이 우리에게 있었던가. 마법의 빵집은 “늘 그 곳에 있지만/ 늘 그 곳에 없는” 공간이다. 있으면서도 없는 역설의 공간이다. 동시에 상징의 공간이다. 역설과 직관의 시학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심재연 시인의 작품을 읽으면서 필자는 오래된 꿈속을 유영하는 아름다움을 경험하였다. 분명 다른 시인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새로운 부드러움이었으며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아우라였다.
- 이지엽 시인·경기대 교수
- 이지엽 시인·경기대 교수
기억에 바람이 불어 (심재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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