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서혜 시인의 이번 두 번째 시집에서 우리는 그리움이라는 정념이 어떻게 시의 몸, 몸의 시로 촉발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운 대상은 시인의 몸을 울리고 깨우며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그러나 김서혜 시인은 서정의 권위를 믿거나 은유로 세계를 고갈시키기보다는 환유의 방식으로 시쓰기를 이어간다. 의미와 의미 사이의 빈틈, 행간과 행간 사이의 빈틈을 그대로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별이 그렇고 세계가 그러하니, 시인은 기꺼이 그들과 같은 몸이 되기로 한다. 타자의 몸으로 타자가 되는, 타자의 시를 쓴다. 시인의 자리와 타자의 자리, 그 자리의 차이에서 리듬이 발생하며, 그 리듬을 위해 기꺼이 타자의 몸이 되는 자를 우리는 시인이라 부른다.
─ 김남규 시인
─ 김남규 시인
깨우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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