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시인은 보고 생각하며 쓴다
곽호연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곽호연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왁자지껄한 시장통과 같은 곳에서 짐이 사람을, 사람이 짐을 막고 서 있다. 그러나 짐도 사람의 일이다. 여기서, “구르마 지나가게 퍼득 좀 비키이소 짐입니다 짐이요 말소리 안 들립니까”하는 목소리와 “이보소 거 뭐합니다 사람 좀/ 댕깁시다”의 목소리를 동시에 듣고 시조의 리듬으로 이들의 목소리를 옮겨적는 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바로 시인이다. 시인은 자신을 주제화하지 않고 이들의 목소리를, 이 세계의 이야기를 드러낸다. 시 쓰기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말함’(행위)을 이어간다. 시집 한 권이 되도록 말이다. 그러니까 시인은 지금 눈앞에 보이는(혹은 보인다고 생각되는) 세계의 이야기들, 사물과 풍경들, 그리고 사건들을 현재의 눈으로 활자(活字)화하고 있다. 시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나는 시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시인은 보고 생각하며 쓴다.
- 김남규 시인
- 김남규 시인
비를 안아주었다 - 열린시학 정형시집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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