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네 이름을 묻거든 눈이 내린다고 하렴 (박희승 시집)

누군가 네 이름을 묻거든 눈이 내린다고 하렴 (박희승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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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희승의 시는 옛 편지처럼 고요하고 쓸쓸하다 그래서 아름답다, “잔설 녹아/ 눈물져 찰랑이는 개울가/ 수선화”가 피는 사태를 호들갑 떨지 않고 담담하고 슴슴하게 보여준다, 그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과 꿈틀거리는 본질적 생명력을 ‘눈 무덤’ 아래 고요히 묻어 두었다가 순환하는 계절의 적기에 그것들을 꺼내어 보여준다, 그의 시들은 마치 서랍 속에 든 첫사랑이 보내온 옛 편지를 다시 꺼내어 읽듯, 천천히 소리내어 읽을 때 더 아름답다, 그의 목울대를 빠져나와 허공을 통과한 말의 시, 시의 말이 누군가의 귀에, 심장에 당도할 때 그 아름다움은 배가되고 증폭되고 끝내 폭발한다.
─ 박정대 시인


박희승 시인의 첫 시집에는 지난했던 그의 시간들이 촘촘하게 새겨져 있다. 신산한 삶의 문지방을 힘겹게 건너가던 시인의 뒷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박희승 시에 나타나는 숱한 상실과 허무는 공허한 자책과 후회의 몸짓이 아니라 그것을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초극하려는 또 다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수많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가 한 일원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상과의 대면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일상화되는 시간의 질서 속에서 나타해지지 않고 자신과 세계와의 경계를 진정성 있게 넘나듦으로써 궁극의 초월에 이르고자 하는 것, 그것이 아마 박희승 시인이 추구하는 시의 지향점일 것이다.
─ 이용호 시인
저자

박희승

무진장,장수생.서울유학,동신중,배재고,연대국문과졸업.서문여고정년퇴직.귀여리에서안개농원운영중.율란통신창간호『세상에서가장아름답고무용한혁명』에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시작.〈삼나무구락부8진〉으로활동중.

목차

시인의말 05


1부취한말들을위한시간

작은새에게 13
취한말들을위한시간 14
비늘눈날리는남도길 18
눈무덤이되었다가 20
운악산아래절집 22
귀향길 24
무정고향 26
동지冬至의밤 29
첫눈오시는날 30
풍탁을치는물고기 32
퇴원 34
둥그런적멸寂滅의끝 36
넘을수없는창 38
갠지스강의푸른안개속에서 39
묵은떡 40
적멸은어떻게보궁에드는가 42
난초잎에반짝이는햇살 44

2부어마지두,말긋말긋한희미한빛같은거

별빛말긋말긋한신새벽 47
소낙비 48
밭일전사록傳寫錄 50
한소쿠리선물 52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아래 54
계절제의祭儀 56
흐린날의단상斷想 58
맨땅을안고누워 60
더워?더워! 62
귀여리모던딴스 64
세심동洗心洞물가에앉아 66
아버지의귀향 68
담장아래백두옹같이 70
먹빛고요를찾아 72
못뽑는못 74
둥근잎유홍초,촛불밝혔네 76
풍경들은오직내눈동자속에만기록되었네 78
미래시계 80

3부그믐밤옛편지

그믐밤옛편지 83
호박돌하나가슴에안고 84
원대리자작나무숲으로가자 86
숲의적막속에서 88
병실기 90
엘리펀트 92
매화피다 95
감나무가장귀에홀로앉은까마귀 96
오산리묘원 98
다비장茶毘葬 100
빈들판에허수아비 102
엄마를위한자장가 104
꽃자리 106

4부아직흰눈이내리기엔이른시절

계단階段 109
가을민들레 111
석별惜別 112
갓태어난고양이처럼시간이흘러갔어 114
카페·프란스에저녁이오면 116
날개를펴고,안녕안녕 118
사과꽃지는새벽 120
세렝게티에는성자들이산다 122
빈집 124
석양속에서 126
밤의비행운飛行雲 128
고요요양원 130
폐마목장 132
배추흰나비 134
홍로밭가을대전大戰 136
엄마는얼마나작아져야엄마가아닐까 138
아직흰눈이내리기엔이른시절 139

발문_박정대 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