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어느 결엔가 박명숙이 어름사니처럼 늘씬하게 휘인 대숲의 늘씬한 한 대나무 중동에 한 발 혹은 두 발로 짚고 서서 허공에 중심을 잡는 기척을 본다. 그리고 그가 가까스로 그러나 아슬아슬하니 끌밋하게 중심의 축을 또 다른 대나무의 중동 마디로 옮겨가는 것을 본다. 이런 기시감(deja vu)은 시인이 불러온 연상이겠지만 들창을 내다보듯 가까운 미래에의 상상이기도 하다. 보는 이에 따라서 가닿을 수 있는 촉(觸/燭)과 사이를 둔 간격의 흥(興/馫)이 그리 두동지지 않으니 이것은 시인이 일으켜낸 존재가 내면과 외면을 아우르며 청신하게 “휘어질 때”를 체감하듯 늠연히 격동한다.
- 유종인 시인ㆍ문학평론가
- 유종인 시인ㆍ문학평론가
바늘의 필적 (박명숙 시조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