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감정의 정치학 (개정판)

혐오: 감정의 정치학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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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타자를 열등하다고 낙인찍음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우월한 것으로 만드는 가장 정치적인 감정
혐오의 대상은 다양하다. 현재 회자되는 혐오가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혐오이기에 다른 인간에 대한 혐오만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혐오의 시작에는 자기혐오가 있고 근대 이후 한국에서 나타난 사례에서처럼 혐오 식품과 혐오 범죄도 있다. 건국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인 저자 김종갑은 감정으로서의 혐오를 원론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서양 문학과 철학의 맥을 짚으며 충실하게 추적해나가면서 혐오의 다양한 양상들을 소개한다.
혐오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 중 하나는 자기혐오다. 내가 되고 싶은 바가 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현재의 나를 혐오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로도 그 활약상이 그려진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와, 《구토》의 작가 장 폴 사르트르를 소개한다.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는 외부의 충격에 상처를 입는 연약한 육신을 혐오했으며, 사르트르는 자신의 정신적인 자유를 구속하는 육체를 혐오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내면과 정신을 사랑하기에 자신을 둘러싼 겉껍질을 혐오했던 셈이다. 결국 자기혐오는 자기애의 일종으로 나타난다. 모든 주체는 되기 싫은 것을 혐오함으로써 보다 우월한 정체성을 취득해 자아를 달랜다.
저자

김종갑

건국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미국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에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건국대학교영어영문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2007년설립된몸문화연구소소장으로도활약하고있다.지은책으로는《외모강박》,《타자로서의몸,몸의공동체》,《문학과문화읽기》,《근대적몸과탈근대적증상》《내몸을찾습니다》(공저)《생각,의식의소음》《우리는가족일까》(공저)《성과인간에관한책》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혐오라는심미적감정

1장혐오란무엇인가?
생물학적삶과죽음,생성과소멸
아름다운삶과추한삶,웰빙과혐오
자기혐오의사도들
타자혐오:미움과싫음

2장혐오는어떻게생겨나는가?
혐오식품의발명
혐오식품의탈혐오화
혐오범죄의연대기
예술과대중매체의혐오만들기

3장혐오와정체성
혐오의역설,자기애로서의자기혐오
아름다운몸과추한살
정체성을위한혐오

4장여성혐오,또는미소지니
여성혐오의전통과문화
두개의여성혐오
혐오와증오:존재와행동
만들어지는혐오

5장여성혐오논쟁:여성혐오가있는가?
페미니즘과여성혐오
여성혐오의정체
남성성의쇠퇴와여성혐오
여성혐오의해부:성적대상화
여성혐오와분노,그리고남성의피해의식
여성혐오와여성비하

나가며혐오의구조를전복해야한다

인명설명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강자와약자의상호관계에서불거지는혐오는
자극적인발화와표현으로써또다른혐오를키운다
이책에서저자는한국현대사를관통한두가지사례를통해혐오의역사성을설명한다.첫째는개장국,즉지금의보신탕이다.개장국은근대이전소고기를구하기힘들던서민들의보양식이었지만,1980년대아시안게임과올림픽을유치하면서서양인들이우리를열등하게볼것이라생각하여숨겨야할혐오식품이되었었다.하지만국제행사를성공리에치르고경제도성장하면서서양에맞먹을수있겠다는자신감을얻게된이후,그유명한프랑스배우브리지트바르도의일갈조차무시하며우리는개장국을보신탕이란이름으로전통음식에복귀시켰다.다른하나는‘삼청교육대’로표상되는혐오범죄다.신군부세력이정권에대한정당성논란을잠재우기위해‘사회악’을만들어낸것이다.어느시대,어느사회에나있을법한불량배들을사회의폐단으로지목하여반드시축출되고교화되어야할대상으로만들고는,그들에대한국가폭력을혐오스러운불량배에대한당연한처분으로삼았다.감정이사회적인수준으로함양되었을때의특성을보면서,혐오가그어떤감정보다도타자와의상호작용속에서이뤄지는정치적인감정인동시에역사성을띤다는것을이해할수있다.
또한혐오는직관적이고자극적으로표현된다.‘탐욕’을악덕으로생각한찰스디킨스는스크루지영감이나《오래된골동품상점》의퀼프처럼탐욕스런인물을생김새부터고약하게묘사했으며,‘배신’을최고악덕으로취급했던단테는브루투스를지옥의제일하층부에적치해엄청난고통을안긴다.현대의혐오는더욱음험하게나타난다.아내와그정부를살해한혐의를받았던미식축구스타O.J.심슨은〈타임〉지의표지에명암대비를과도하게준머그샷으로실림으로써딱딱하게굳고어두운‘범죄자스러운’인상으로표현되었고,조카에게숙청당한장성택은다리가부러져절뚝대며최후를맞았다.혐오감정은혐오해야할상대의열등함이나악함을더잘드러나도록조작함으로써심화되지만,그과정에서수용자들은저도모르게그들을선천적으로싫어했던것으로착각하게된다.동성애나이슬람,외국인노동자에대한혐오가사실은생래적인게아니듯이말이다.

혐오의본질에대한오해에서비롯된
한국사회에서의여성혐오와‘미소지니’의시차
혐오에관한이책의논의는지금한국사회를말하는가장강렬한키워드‘여성혐오’로귀결된다.서양의‘미소지니(misogyny)’가번역되며함께수입된이개념을설명하기위해저자는서구에서의전통적인여성혐오를먼저소개한다.남성중심적으로발전해온서양사에서여성은남성의이성적활동을방해하는종족번식의노예이자이성을흐리는살덩이로묘사되어왔다.대표적인여성혐오자인쇼펜하우어나오토바이닝거에게서찾아볼수있는양상이다.이들이여성을존재자체를이유로혐오했다면,셰익스피어가창조해낸햄릿은어머니의신속하고도그릇된재혼이라는‘행동’을원인으로여성일반을혐오하게된다.
그렇다면현재한국사회의여성혐오는이들의계보를잇는것일까?저자는사회적특성에비추어볼때우리사회의여성혐오가원론적인여성혐오와거리가있다고선을긋는다.전통적으로혐오는나의우월함을다지는강자의감정이다.하지만요즘남성들이여성에대해내보이는감정은열패감으로분석할수있다.때문에‘미소지니’가번역되며붙여진이름‘여성혐오’가사실은‘혐오’라는감정에대한오해에서잘못만들어진것이며,또이때‘혐오’라는단어때문에실제나타난미소지니현상의본질이흐려지고있다는것이다.

혐오가또다른혐오를낳는혐오사회
사랑과정의,이성의의지로혐오의굴레를벗어날것
한국사회에서문제시되는모든혐오들은삶이팍팍한사회구성원들이우월한것,다수인것,기득권을지닌것을표방하기위해만들어낸감정이다.약자와소수자를같은인간의지위에서깎아내려동물화하는감정인혐오가만연해있다는것은역설적으로한국인들이현재우월하려고애쓴다는,곧열패감에젖어있다는반증이다.
현재한국사회에가장뜨거운정동(情動)인혐오를그감정자체로서분석한저자의시도는우리사회에대한초상이된다.혐오표현의자극성은중독적이기에사람들이서로반복해서발화하다보면혐오감정의총량이기하급수적으로늘어난다.그러다보면혐오에노출된주체나타자모두혐오감정에무뎌질수밖에없을것이다.때문에저자는혐오를또다른혐오가아니라다른방향의에너지로전복해야만한다고제언한다.그것은동물화했던타자를재인간화하는사랑일수도있고,폭력에분개하여정의로써저항하는분노의감정일수있다.다만중요한것은,싫거나미운것에대해생각하지않고증상적으로내뱉는혐오라는일차원적인감정의재생산은아무런도움이되지않는다는점이다.우리는이성의의지로혐오의굴레로부터탈피해야만한다.

한번읽으면결코배신하지않는반려인문학
은행나무출판사〈배반인문학〉시리즈출간!
인문학의효용은궁극적으로나에대한관심,나다움에대한발견에존재한다.또한인문학은스스로성숙한삶을살아나가는데있어근본의힘을제공한다.〈배반인문학〉시리즈는이처럼‘나’를향한탐구,지금나에게필요한질문과그것을둘러싼사유를제공하기위해기획되었다.지금나는무엇을보고,어디에서있으며,무엇을향해나아가고있는가?현대철학과사회의화두인‘몸’을매개로인간과사회의관계를연구하는건국대학교몸문화연구소필진은이질문에답할수있는키워드를선정해,일상속인문학적사유를쉽고명료하게펼쳐낸다.내삶을더욱풍요롭게해줄〈배반인문학〉의다채로운사유의항해에몸을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