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다섯 마리의 밤 (채영신 장편소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개 다섯 마리의 밤 (채영신 장편소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13.50
Description
삶의 통각(痛覺)에 통감(痛感)하며 정면으로 마주하는 고통의 세계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채영신 장편소설 《개 다섯 마리의 밤》
새로운 상상력과 역량 있는 서사로 장편소설의 가능성을 가늠해온 황산벌청년문학상이 제7회를 맞아 수상작으로 채영신 장편소설 《개 다섯 마리의 밤》을 선정했다. 수상작 제목인 ‘개 다섯 마리의 밤’은 호주 원주민들이 아주 추운 밤이면 개 다섯 마리를 끌어안아야만 체온을 유지했다는 데에서 온 은유로써 혹한의 시간을 의미한다. 소설은 제목의 의미처럼 그 혹한의 시간을 백색증을 앓는 초등학생 아들과 엄마를 중심으로 혐오와 고통에 대해, 구원과 용서가 도착하지 않은 불가능한 비극의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작가는 탄탄한 플롯과 인물묘사, 안정적인 문장과 맞춤한 비유들로 학교폭력과 따돌림이라는 수치와 모멸의 세계를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또한 사회적 ‘약자’로서 공동체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고통을 입체적 수난을 통해 차갑고 서늘하게 펼쳐 보인다. 슬픔과 혐오가 지독한 일상이 되어버린 어느 모자(母子)의 기구한 삶.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등한시했던, 오히려 가담하기도 한 타인의 고통에 대해 감각하게 된다. 그래서 왜 우리가 지금 이곳을 ‘혐오사회’라 불러야 하는지를 통감하며 외면할 수 없는 현재의 정확한 ‘우리’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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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채영신

서울에서태어나이화여대교육학과를졸업했다.2010년실천문학신인상에단편소설〈여보세요〉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4년단편〈4인용식탁〉으로‘젊은소설’(문학나무)에선정되었고,2016년경기문화재단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문학분야에선정되었다.장편소설《필래요》(2020)와소설집《소풍》(2020)이있다.

목차

초코파이7
샤브샤브32
폐가61
동물농장84
대본116
마술쇼139
올가미182
연극210
미끼238

|제7회황산벌청년문학상심사평|267
|작가의말|272

출판사 서평

‘이미’충분한고통이‘아직’오지않은구원을어떻게소환해야할지끊임없이질문하는것은이소설만의값진개성이라고할수있다.그과정에서보여주는이소설의통각(痛覺)에통감(痛感)하면서심사위원전원의만장일치로수상을결정하였다._심사위원김미현(문학평론가)

헛되게다독이지않고속절없이구원하지도않는다
우리곁에존재하는일상적인혐오와거짓된위로

동네아파트단지인근에방치된한폐가.그곳에서초등학생들이잇따라살해되면서소설은시작된다.남자아이둘을차례로살해한혐의로체포된사람은동네태권도장권사범.살해된아이들모두는백색증을앓고있는세민을괴롭혔다는공통점이있다.사건이후세민은권사범얘기를꺼내며그가아이들을살해한이유를알고있다고엄마에게말한다.하지만세민의엄마박혜정은두려움때문에,불행한사건에자신과아들이엮이게될까불안해권사범에대해더는묻지않는다.

“그것도그거지만,우리안빈이가그러는데권사범그새끼랑박세민이랑아주특별한사이래.”
“정말요?”
“죽은애있잖아,상훈이.걔가도장에서박세민일좀놀렸나봐.뭐심하게그런것도아니고그냥딴애들수준으로말장난좀친건데,그러다가재수없게권사범눈에띄었다네.그걸갖고그미친새끼가거품을무는데,말도마,미친개도그렇게미친개가따로없더래.”
-본문37쪽

초인종소리가들렸다.여자둘과그뒤에멀찍이떨어져서있는남자노인한명.여자들은동일하게색깔만다른투피스,남자노인은몸보다큰양복차림이다.9시뉴스가시작되는어느밤.권사범에의해살해된아이들의흉흉한사건들로인해찾아오는낯선이들의방문조차오해를살만한그때,불현듯세민의집을방문한수상한사람들.삶을기쁨으로충만하게해줄복된소식을전하고싶다했고세민은손님이오는걸좋아했으므로문은쉽게열렸다.찻잔을내오는박혜정.낯선자들의방문과함께자신의과거가파고든다.새아버지방에들어가차를놓고마주하는어둠의시간들이낯선자들의옷깃에묻어그녀의집으로밀려들어왔다.

“집에손님이왔다.종교인들셋.그사람들은세민을알고있었다.세민을일부러찾아온게분명했다.그는두렵다.왠지그들이권사범과연결되어있을것같은느낌이든다.아이들을둘이나죽인권사범과종교인들과세민이한덩어리로엉켜있는것같은불안한예감.그는아들이버겁다.버거워죽을것만같다.세민아,넌왜늘문제를일으키니?왜다른아이들처럼조용히살아가지못하니?그게너의생존방식이니?”-본문30쪽

세민은영특한아이였다.백색증으로인해시력도희미해지고신체적인장애가있음에도불구하고그는또래아이들보다명석하고설득력있게아이들을이끌었으며논리적이며창의적이게글도잘썼다.학예회때연극을하기로결정한날.세민은담임선생님에게조지오웰의《동물농장》을추천했고본인이희곡을쓰겠다고말했다.선생님입장에선《동물농장》이라면같은반아이들이전부출연할수있겠다싶었다.아이들은찬성했다.그런데학부모들이문제였다.박혜정을이동네로이사오게한안빈엄마.백색증세민을가장괴롭히는안빈이.영특한세민이에게늘조금씩뒤처져그스트레스로정신과상담을받는안빈이.자신의아들이백색증세민이오고난뒤로바보로비춰지고비정상인된모든책임을백색증혐오로아들을다독이는안빈엄마가세민이나대는꼴을그냥두고볼수는없었다.

“이번엔더센것이필요했다.박세민을한방에무너뜨릴수있을만한것.퍼뜩근친상간이란단어가떠올랐다.그낡은공책에적혀있던기록이정말일기가맞다면박세민은근친상간에의해태어난아이였다.아니,새아버지니생물학적으로야근친상간이아니지만사회적으로는그정도면얼마든지근친상간이었다.그녀는검색창에‘알비노근친상간’이라고쳤다.곧관련기사들이떴다.
‘알비노,근친상간에의해출생하는경우많아.’
그녀는인쇄매수를20으로지정하고인쇄버튼을눌렀다.안빈에게머리쓰는것대신씨름이나하라고했다고?되바라진새끼같으니.주둥이함부로놀린값은톡톡히치르게해주지.그녀는스무장의종이를한꺼번에접어안빈의알림장맨앞에끼워넣었다.“-본문114쪽

세민은권사범,요한이보고싶었다.요한은세민을차별하지않았다.오히려특별하다고,아이들중에,아니모든이중에서선택받은아이라고세민에게따듯하게다가갔다.세민과요한은같은공통점이있었다.요한은육손이었다.그런그에게세민은동질감과함께부재한아버지가떠올렸다.세민은그가감옥에간뒤로도늘생각했다.그의등에업힐때가그리웠다.그의등에업힐때세민은입술만움직여아빠라고발음해보곤했었다.세민에게요한을더욱간절하게그리워하게된것은지난번에찾아온낯선방문자들때문이었다.그들은요한과같은곳에서같은뜻으로함께모여있는신도들이라고세민에게자신들을소개했다.그러고는따로할얘기가있다며연락을해달라고요청했다.세민은그들의요청에망설였지만그는요한을떠올렸다.요한과같이하는사람들이라면의심할여지가없었다.

“요한도똑같은말을했었다.노아와예수에대해,멸망과휴거에대해,그리고하느님의마지막은총에대해.긴장광설끝에그는말했다.아직은네가어려서내말을받아들이기힘들거란것도알아.하지만마지막때가임박했기때문에더기다릴수가없어.너는여호와하느님의기름부음받은자야.그사실을어떻게해야네가믿을수있을까.어떻게해야네가받아들일수있을까.며칠뒤그가특별한제안을했다.속으로네가간절히소원하는것을떠올려.절대로말은해선안돼.내가그소원을정확히알아듣고그걸이뤄준다면내말을믿을수있겠지?그는세민의소원을똑바로알아들었고바로이뤄주었다.차례로아이들둘이죽었을때세민은그게요한이한일이란걸알았다.”-본문169쪽

고통을끌어안는질문,외면할수없는질문

백색증이라는장애를가진아이세민.그아이를세상으로부터지켜내야하는엄마박혜정.따돌림과폭력이일상이되어버린세민모자의삶이비극을향해점진적으로내달리는지를이소설은묵직하게그려내고있다.그과정에서보여지는인간과사회의가장잔인하고어두운면모들.더이상타락밖에남아있지않을것만같은이악무한적고통의세계.학교폭력과비극적인가족사,멸망을앞둔세상을구원할‘성별자’를찾는종교집단의기행들이드러나며이소설은우리에게고통에대해,외면할수없는질문을끊임없이던진다.“당신은지금어디에있는가?당신의자리는지금어디인가?”

■심사평

‘이미’충분한고통이‘아직’오지않은구원을어떻게소환해야할지끊임없이질문하는것은이소설만의값진개성이라고할수있다.그과정에서보여주는이소설의통각(痛覺)에통감(痛感)하면서심사위원전원의만장일치로수상을결정하였다._김미현(문학평론가)

헛된말,혹은거짓된위로.이소설은가볍게말하지않고,헛되게다독이지않고,속절없이구원하지도않고,다만묻는다.당신은지금어디에있는지.당신의자리는지금어디인지.고통을끌어안는질문이다.물론외면할수없는질문이기도하다.오랜만에묵직한소설을만났다.한글자한글자힘주어가며읽어야할소설이기도하다._김인숙(소설가)

《개다섯마리의밤》은현재우리가살고있는이곳의혐오가얼마나지독하며일상적인지,그래서왜우리사회를그어떤이름보다도‘혐오사회’라고불러야하는지를무시무시하면서도매혹적으로재현한소설이다._류보선(문학평론가)

현대소설의기본적인덕목이라할내적개연성이실종돼가고있는오늘의문학적시류를전제할때《개다섯마리의밤》이가진내적성찰의진지성은특별한의미가있다.주제는단단하고문체는예민하며지향은자못의미심장하다._박범신(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