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김혜나 장편소설)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김혜나 장편소설)

$14.00
Description
어떤 게 진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인지 모르겠어
활활 타오르는 불의 언어로 기록한 상처 입은 우리의 목소리,
스스로를 부단히 삶의 순간으로 이끌어오는, 중단될 수 없는 이야기!
오늘의작가상·수림문학상 수상작가 김혜나의 신작 장편소설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이 출간됐다. 《정크》 《제리》 《그랑 주떼》 청춘 3부작을 통해 삶의 자리에서 깨지고 부서지는 이십대의 이야기를 치열하게 그렸던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이십대와는 다른 삼십대의 고민을 섬세하게, 때로는 폭발적으로 그려냈다. 소설집 《청귤》의 수록작인 〈차문디 언덕을 오르며〉를 장편으로 재탄생시킨 이번 작품은, 헌신했던 관계가 무너진 후 인도로 요가 수행을 떠난 삼십대 여성 메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도라는 타국에서 신도 ‘당신’도 구원할 수 없는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애쓰는 화자의 몸부림이 절절하게 펼쳐진다.
사회가 기대하는 삼십대의 안정적인 모습과 달리, 실제 우리의 삶은 불안과 격정으로 가득하다. 세상의 부조리도 그리고 그 부조리 속을 하나의 몸으로 살아내는 자기 자신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소설 속 주인공은 세상에 대해서도 자신에 대해서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고통스럽게 고백한다. 이런 통렬한 고백의 자리에서 발원하는 목소리를 올곧게 기입하면서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은 고통과 번뇌를 통한 생의 가능성을 이곳에 위치시킨다.
▶ 『도서명』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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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나

1982년서울에서태어나자랐다.청주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고,국내에서요가지도자과정을이수한뒤인도마이소르아쉬탕가요가연구소(KPJAYI)에서요가아사나,요가철학,산스크리트어등을공부했다.2010년제34회오늘의작가상,2016년제4회수림문학상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장편소설《제리》《정크》《나의골드스타전화기》,소설집《청귤》,산문집《나를숨쉬게하는것들》이있다.

목차

차문디언덕에서우리는…7
작가의말…305

출판사 서평

“좋은거니올바른거니하는것들은하나도모르겠어.
나는그냥알고싶을뿐이야.나에대해서,삶에대해서,
존재에대해서,관계에대해서,진실에대해서……”

가장내밀한목소리를드러내는서간문과전지적작가시점을오가며,작가는삼십대여성‘메이’가겪는심리적혼란을섬세하게드러냈다.메이는진심으로사랑해서모든헌신을바쳤던연인,요한과헤어진후인도로향한다.요가수련을위해떠나왔지만마음의평안이나깨달음은얻어지지않고,오히려여행지에서만나는불합리하고부조리한현실들에마음이무거워진다.

서서히무너져내리는몸과마음을어떻게든되돌려놓고싶었다.이곳에서벗어나면,이곳으로부터멀리떠나가면달라지지않을까,나아지지않을까,하는절박한심정으로이곳마이소르까지왔다.그러나인도에와서메이가절실히깨달은것은자신의본성으로부터결코벗어날수없다는사실이었다.
-본문206쪽

한편메이는인도에도착했을때도움을받았던유명여행작가케이와교류하면서자신의삶에대해서돌아본다.케이와있을때메이는자신의가장내밀한기억까지훌쩍꺼내놓을수있었다.그러나얼마후메이는그가자신에게큰비밀을숨기고있었음을알게된다.

케이를죽이고싶었다.죽여버리고싶었다.그를죽여야만,죽여버려야만이모든분노와절망과갈등과고통이끝날것이다.죽이고싶어,죽여버리고싶어…….메이는자기안에떠오르는살의를발견하고그충격으로온몸을떨었다.이살의는어느날갑자기생겨난것이아니라,케이가자신을버리고떠났기때문에일어나는것이아니라,아주오래전부터자기안에존재하고있었다는사실까지명확하게드러나보였다.그러자갑자기케이뿐만아니라그동안보아온모든사람들에대한증오심이일었다.우선케이를소개해준선배윤영이가장먼저떠올랐다.왜그의연락처를나에게준거지?왜하필케이였지?왜하필나였지?그리고케이는왜나에게보자고했던거지?왜나의존재를무시해버리지않았지?왜나를그냥스쳐지나가지않았지?그러나기실이모든문제에대한책임은바로신에게있었다.만나지않게할수있었잖아,피해가도록할수있었잖아,얼마든지.신이라면,나를진짜사랑하는신이라면그렇게해줄수있었잖아.하지만신은끝내메이와케이를만나게만들었고지금은메이홀로남겨지게만들었다.
-본문267~268쪽

가늠하기어려운상황속에서메이에게는어린시절앓던폭식증이재발한다.메이는이모든상황을이해하기가버겁다.왜자신의삼십대는이다지도무자비한가.진심을다할수록어긋나는현실과,한국에서의삶에서한발짝도더나아가지못한자신에게화가나고두렵다.메이는저물녘에숙소에서나와홀린사람처럼차문디언덕을오르기시작한다.

계속하기위해,더살아내기위해,언제나지금을살기위해,
명랑하지않은삶의한복판에서기록하는상처입은우리의목소리

사회가재현하는삼십대의모습은안정적이다.사회적위치를획득하고연인과안정적관계를맺는다.자기자신에대한고민은갈무리되어완숙한자아를형성한다.그러나모든삼십대의모습이그렇지는않다.우리의삶은오히려고통과불안에더가깝다.사랑할수록헌신할수록관계는돌이킬수없게나빠지고,삶의나아갈방향은보이지않는다.욕심을버리고싶지만마음은늘무겁고나답게사는것은커녕상처받지않고살기에도버겁다.그래서때로는이모든일을기획한신을원망하기도한다.그러나삶을살아가는것은나자신이라서,신도‘당신’도구원하지못한자신을구원하는것은언제나스스로이다.집요할정도로음식을먹고,비록저주와원망일지언정언어를쏟아내면서,우리는매순간삶의자리로스스로를끌어당긴다.
《차문디언덕에서우리는》은만신의나라인도에서수행에안간힘쓰는메이의모습을보여준다.구원은너무멀리에있으므로,소설이진짜로보여주는것은번뇌로가득찬우리의실존이다.그러나고통의언어는단순히고통에서끝나는것이아니라적극적인발화로이어진다.“내이야기가모두끝나고내안에아무런기억도상처도남지않을때까지나는계속나의이야기를써나갈거야.써나갈수밖에없을거야.(304쪽)”라는화자의자기고백은“그러니당신도편지하기를,이야기하기를나는간절히바라.(304쪽)”라는초대의말로이어지며,지금우리의고통을여기에적극적으로기입하기를요청한다.그리고이런방식으로모든고통속의생명이죽지않고살아가기를,죽음을불사하고오른고통의언덕끄트머리에서지는해의찬란함을목도하기를,소설은기대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