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양장본 Hardcover)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요가(Yoga)는 ‘연결하다’, ‘결합하다’라는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 동사 ‘Yuj’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이야기와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일. 여섯 명의 소설가-김이설 김혜나 박생강 박주영 정지향 최정화는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를 통해 요가가 스며든 일상으로부터 파생된 ‘연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동시대적 문제에서 발화한 현재형의 소설들을 가장 첨예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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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이설

2006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열세살〉이당선되어등단했다.소설집《아무도말
하지않는것들》《오늘처럼고요히》,경장편소설《나쁜피》《환영》《선화》《우리의정류장과필사의밤》,연작소설집《잃어버린이름에게》가있다.

목차

기획의말-----7
요가하는여자ㆍ김이설-----11
가만히바라보면ㆍ김혜나-----47
요가고양이ㆍ박생강-----87
빌어먹을세상의요가ㆍ박주영-----129
핸즈오프ㆍ정지향-----161
시간을멈추는소녀ㆍ최정화-----201

출판사 서평

요가,고요속에서마음을들여다보는일
여섯편의소설속으로내밀하게스며들다

“이토록곤란한세상에서,
그럼에도불구하고‘무언가를한다’는사실”
_김유진(소설가)


요가(Yoga)는‘연결하다’,‘결합하다’라는뜻을가진산스크리트어동사‘Yuj’에서파생된단어이다.그렇게마음과마음을잇고,사람과사람을잇고,이야기와이야기를이어나가는일.여섯명의소설가-김이설김혜나박생강박주영정지향최정화는《세상이멈추면나는요가를한다》를통해요가가스며든일상으로부터파생된‘연결’에대해이야기하고,더나아가동시대적문제에서발화한현재형의소설들을가장첨예한시선으로그려낸다.

요가를시작하는우리의공통적목적은지친몸과마음을정화하는것.여섯편의이야기,그복판에서있는인물들은그들을위협하는주변으로부터끊임없이스스로를보호하려부단히애를쓴다.안정된마음과안온한삶을갈급하게원하던그들이택한것은어쩌면가장고요하고고독한수련의과정을견뎌야하는일,그렇기에나의내면과심연에깊숙이침잠하여‘진짜나’를마주할수있는수행인‘요가’이다.

그렇게그들은,오래도록그들을중심으로돌거라생각했던세상이완전히멈춰버리고자신또한주저앉아버리게된순간,약속이라도한것처럼요가를시작한다.세상으로부터나자신을반드시지켜내겠다는일종의선언처럼,경건한제의처럼.얼핏그들은유약해보이고무른땅위에불안정하게서있는듯하지만실은가장단단한심지를품고그위에온전히뿌리내리려는사람들이다.자신에게서등돌린세상을함께등져버리지않고,그단호함앞에굳건히버티고서서끝끝내무너지지않으려하는이들인것이다.《세상이멈추면나는요가를한다》에실린여섯편의소설들을통해부디삭막하고차가운이불안의세상속에서흔들리지않고‘나’와우리’를지켜낼수있기를바란다.

“요가를하면서천천히호흡하며스스로에게물어본다.나를괴롭히는번뇌,사건의결과와원인을,그리고그사건속에서나에게일어났던생각과감정을.(……)나는가만히아래층의소리에귀를기울인다.아이의울음소리,엄마의고함소리,그리고아이가하는말,엄마가하는말,아빠의방관같은것들,벽을통해바닥을통해복도를통해들을수있는것들을모두듣고느낀다.때가되면,아니아주적절한때경찰에신고를할것이다.”_박주영〈빌어먹을세상의요가〉중에서


요가하는고양이부터북극의시간을멈추는소녀까지……
가장개성있고첨예한시선으로읽어내는‘요가하는마음’

여섯명의작가들이그려낸여섯개의세상속에서,그들은모두분투하는마음으로요가를한다.우리의현실과가장밀착한곳에서의이야기를그리고있는김이설의〈요가하는여자〉와박주영의〈빌어먹을세상의요가〉에는완전히상반된삶을살고있는두인물-자신보다가족이우선인삶을살아온가정주부와10년동안회사를다니고안식년을맞은딩크족여성-이등장한다.〈요가하는여자〉속‘나’는늘가족을위해포기하는삶을살아온인물.그러던어느날,그녀는결혼후처음으로온전히자신만을위해요가수업에등록한다.한편〈빌어먹을세상의요가〉속‘나’는안식년을맞아인도로요가수행을떠나려하지만코로나팬데믹으로인해무산되고결국집에서요가를수련하기로한다.아무도없는고요한집에서요가동작에집중하는‘나’.하지만생각지도못한층간소음문제에휘말리게된다.

“궁핍하지는않았지만절제와절약을해야적금이라도넣을수있었다.아이들학원비에도벌벌거려야하는데무슨내가운동을하겠다고.남편은자기가건강해야식구들을먹여살린다고반년치헬스장을덥석등록해버리는남자였으니나를위해쓸돈은더더욱없었다.”_김이설〈요가하는여자〉중에서

두소설이가장밀접하게우리의일상을틈입하고있다면,박생강과최정화의소설은환상소설의요소를끌어다이야기심부에심어놓는다.박생강은불금의이태원으로독자들을데려간다.12월의칼바람이문틈을비집고들어오는한겨울.‘류’는북풍의곡소리를듣고현관문을연다.그렇게길고양이한마리와대치하게된그는고양이에게물리게되고,다음날상처가난자리에서빛이터져나오더니과거로의타임슬립을경험한다.(〈요가고양이〉).한편최정화는가상의부족을만들어북극의툰드라로우리를이끈다.도시인들로인해처참하게파괴되고있는북극의생태계.‘아타’는천막에그려진요가동작들을차례로따라하며스스로를타이른다.북극해와툰드라가복구되려면꽤오랜시간이걸릴거라고.그리고주머니에넣어둔북극곰의발톱을꺼내하늘을향해높이던진다.북극의시간을멈추기위해(〈시간을멈추는소녀〉).

“그들은석유,가스에열광했다.에너지가될수있는거라면뭐든다퍼올릴기세였다.게데투인들이,순록이,북극곰이,툰드라가,북극해가어떻게되든말든상관없어보였다.그들이어떻게축제에발을딛을권리를얻을수있었는지,게데투인들의터전을한순간에부수어도되었는지몰랐다.”_최정화〈시간을멈추는소녀〉중에서

앞서소개한네작품들이요가를‘배우는’사람들의이야기라면,김혜나와정지향은요가를‘가르치고수행하는’사람들을그린다.김혜나〈가만히바라보면〉속‘나’는무리한연습으로인해요가수업까지잠시쉬어야만하는상황에놓인다.무력감을극복하기위해파타야로온그녀는그곳에서우연히알게된트랜스젠더‘잠’에게요가동작을가르쳐주게된다.한편정지향의〈핸즈오프〉속‘나’는제주로거처를옮겨요가원을열지만,코로나팬데믹으로인해원생수가줄어들자요가원유지에어려움을겪는다.그러던중발리센터에서만났던요가강사로베르토에게서메일을받고당시있었던필요이상의핸즈온에대해떠올린다.

“요가는타인을따라가는것이아니야.지금너보다잘나가는린처럼되기위해하는게아니라,바로너자신이되기위해서하는거야.그게바로네가말하는행복해지는길이라고.”_김혜나〈가만히바라보면〉중에서


삭막하고차가운불안의세상속에서
흔들리지않고‘우리’를지켜낼수있다면

소설가김유진의말처럼,《세상이멈추면나는요가를한다》속인물들에게“‘요가하기’란끝없는세상의방해로부터자신을지키려는일종의전투행위에가깝다”.한번도강하게자신의목소리를내본적없이살아왔기에,늘주변의성화에휩쓸리듯무언가를결정하고말았던그녀가끝내,마치보란듯이요가를이어가고(〈요가하는여자〉),세상그어느곳보다고요하고평온할것이라고생각했던나의공간에외부의소음이침입해들어오지만도리어그녀는요가에더욱집중하며각성을한다(〈빌어먹을세상의요가〉).요가고양이들의전생을들여다보던‘류’가마지막으로마주했던,남편이읽지않은서책들을호롱불아래에서통독하던여인도(〈요가고양이〉),무분별한환경파괴를막기위해희생까지감수하고자하는어린소녀도(〈시간을멈추는소녀〉)마찬가지다.

“실은그전에관아의이방이은밀히찾아와그녀에게원님앞에서알몸으로그‘락필’이란것을보여줄수있느냐고물었다.그녀가사서삼경뜻도제대로모르는원님따위우스우니,주상전하가찾아오면또모르겠다고,일언지하에거절하자결국관아에끌려가장형을당한것이었다.그녀는여우에홀렸느냐는추궁에피식,웃으면서‘괭이귀신’에홀렸다며야옹야옹원님을비웃었다.”_박생강〈요가고양이〉중에서

그렇게멈춰버린차가운세상에서우리는기꺼이요가를한다.요가는타인을따라가는것이아니라고,더멋져보이고싶어서가아닌바로나자신이되기위해서,그렇게행복해지기위해서하는것이라고말하는‘나’처럼(〈가만히바라보면〉),그동안누구에게도말하지못했던일들을고백하며“다만당신안의신에경배를”전한다는‘나’처럼말이다.그저고요만을바라는심연의수면위에돌을던져파동을일으키는그모든것들을향해,그럼에도불구하고나는버텨낼것이고스스로를잃지않을것이라고소리치듯,우리는계속해서요가라는수련을이어나갈것이다.

“창밖으로발리섬이한눈에보였습니다.많은이들의말처럼그것은정확히병아리모양이었습니다.그순간저는단번에모든것을알수있었습니다.섬안에서는보이지않던것들을요.당신의말처럼때로는흘려보낸뒤에문득명징한빛으로다가오는진리가있습니다.”_정지향〈핸즈오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