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한 짐승의 연애 (이응준 소설 | 개정판)

무정한 짐승의 연애 (이응준 소설 | 개정판)

$15.00
Description
서로가 서로의 희생양일 수밖에 없는 세계
폭력(暴力)과 무력(無力)이 빚어낸 경계인의 초상

이응준 소설집 《무정한 짐승의 연애》 개정판 출간
2004년 출간됐던 이응준의 소설집 《무정한 짐승의 연애》가 오랜 수정 작업을 거쳐 은행나무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밤의 첼로》 《소년을 위한 사랑의 해석》과 더불어 그의 ‘현대예술로서의 소설 3부작’을 이루는 《무정한 짐승의 연애》는 짐승을 화두로 삼은 아홉 편의 단편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희생양일 수밖에 없는 세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폭력성(暴力性)과 무력성(無力性)의 레이어를 반복해 쌓아놓고 그 속성이 얼마나 치열하게 재생되는지, 얼마나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휘저어놓는지를 보여주며 광대한 지적 사유의 장(場)을 열어둔다. 제단 위에 세워진 상처받은 존재들의 성전. 그 위에서 지휘되는 “아무도 추모하지 않는 레퀴엠”. 이응준의 시적인 문체와 그의 소설이 갖는 탐미주의적 요소가 빛을 발하는 작품들을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밀어 보낸다.

“……호수는 트럭이 건너갈 수 있을 정도로 짱짱하게 얼어붙어 있었어. 나는 그 위를 천천히 걸어갔지. 분열하는 사랑, 오로라의 치마 끝으로. 비록 오늘은 도중에 되돌아왔지만, 내일은 얼음 호수의 절벽으로, 두근대는 오로라의 심장 속으로 뛰어들고 말 거야.”_〈오로라를 보라〉 중에서
저자

이응준

1990년계간《문학과비평》겨울호에〈깨달음은갑자기찾아온다〉외9편의시로등단했고,1994년계간《상상》가을호에단편소설〈그는추억의속도로걸어갔다〉를발표하면서소설가로데뷔했다.2013년1월부터2015년1월까지〈중앙선데이〉에21편의칼럼을연재하면서정치·사회·문화비평을시작했다.시집《나무들이그숲을거부했다》《낙타와의장거리경주》《애인》《목화,어두운마음의깊이》,소설집《달의뒤편으로가는자전거여행》《내여자친구의장례식》《무정한짐승의연애》《약혼》,연작소설집《밤의첼로》《소년을위한사랑의해석》,장편소설《느릅나무아래숨긴천국》《전갈자리에서생긴일》《국가의사생활》《내연애의모든것》,엣쎄이소설《해피붓다》,소설선집《그는추억의속도로걸어갔다》,논픽션시리즈‘이응준의문장전선’제1권《미리쓰는통일대한민국에대한어두운회고》,산문집《영혼의무기》,작가수첩《작가는어떻게생각을시작하는가》등이있다.2008년각본과감독을맡은영화〈LemonTree〉(40분)가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단편경쟁부문,파리국제단편영화제국제경쟁부문에초청받았다.2013년장편소설《내연애의모든것》이SBS16부작TV드라마로제작방영되었다.영국일간지《가디언》은2013년5월27일자와2015년10월9일자에서장편소설《국가의사생활》을각각의특집으로다뤄집중조명했으며,특히2015년10월9일자「한국의통일:소설은한반도의디스토피아적미래를상상했다」에서는작품중2개의챕터(32매)를발췌번역소개하였다.록밴드YB의노래〈개는달린다,사랑처럼.〉을작사했다.문화무정부주의조직‘문장전선’의리더.2인작가‘독서실형제’의일원.

목차

초식동물의음악
그침대
해시계를상속받다
그녀는죽지않았어
무정한짐승의연애
길과구름과바람의적
오로라를보라
짐승의편지
뚱뚱하고날씬한물고기잔치

작품해설|정과리
촛불의욕망과사랑의상대성원리

2004년초판작가의말
사라지지않을권리
-개정판‘작가의말’을대신하여

출판사 서평

타고난미학주의자가시의늪에빠지지않고
산문의숲을관통해나감으로써이룩한희귀한세계

작품속대부분의화자가‘나’로지칭되는《무정한짐승의연애》는사실상사랑에실패한존재들의이야기이다.그들은거듭된실패로인해무감해지고무정해진존재들로그려지는데,삶을대하는태도또한극심한무력감에젖어있다.그감각은스스로를파괴하게만들고,무정한짐승을닮기로한그들은때때로타인에게상처를입히는모습을보인다.그러나그것은“무정한짐승이자신의상처를먹어치움으로써‘거듭난’게”아니라,그들이“자신의상처를결코해소하지못한채어쩔수없이변신해간존재들”(문학평론가정과리)임을암시한다.그들을둘러싸고있는무정함은사실상보호색처럼뒤집어쓴갑주에가까운외피(外皮)일뿐,그내면은연약한초식동물에가깝다.그렇기에소설속무정한짐승들은끝내완벽하게무정해질수없다.누구보다간절하게무정하고자했지만,본질자체가연약한초식동물이기때문이다.결국그들은야생과도같은현실에서점점고립되고고독해진다.단한걸음도내딛을수없도록,빛이완벽히차단된공간에서존재자체가암전되고야마는일.소설속인물들이자주길을잃고방랑을거듭하고있는이유도바로그것일것이다.

“도시에늘어선붉은십자가들을무심코헤아리다가는,생전에아버지가무릎꿇은우리에게묻던것이고작우리의하찮은죄따위가아니었음을깨닫는다.아버지는,결국엔죄인일수밖에없는우리의한계를원했던게아닐까?”_〈무정한짐승의연애〉중에서

땅에발붙이지못하는상처적존재들에대한
소설가이응준의오랜미적,지적탐구의역사

문학평론가정과리는표제작〈무정한짐승의연애〉첫문단이“이응준만의소설적방랑의초입에놓인약한촛불”처럼보인다고말한다.이는소설집전반에걸쳐등장하는,아슬아슬한경계선위에서외줄타기를하고있는인물들과도직간접적으로연결된다.그촛불은“내부에서희미하게타오르”고있다.이소설들을오롯이음미하기위해서는작품속경계인들의초상을정면으로마주하고,서사적차원을넘어그뒤에세워진인간심연의터널을이해하는과정이수반되어야한다.길고캄캄한터널의끝.저멀리서부터서서히드러나기시작하는것은“빛의이명(異名)이자사실상의본명(本名)인검은희망”(문학평론가박혜진)이다.이야기에등장하는,폭력이만연한흑백의세상속에서무력감에젖어살아가는인물들은끝끝내희망을발견해내그것을가슴에품으려고한다.그것은결국작가가그리고자했던모든희생양들의면면일것이다.

“(……)문학이세상을변하게할수는없지만세상을변하게하는한사람을호명(呼名)할수는있다는것과,결국인간의상처에대해이야기하는것은인간의사랑에대해노래하는것임을이제나는안다.몸이든영혼이든,아픈자가성자(聖者)라는것이모더니스트로서의내리얼리즘이다.”_‘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