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장편소설)

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장편소설)

$15.00
Description
소설가 강화길·기자 이다혜 추천
1억 원 상금 제9회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대상 수상작
“미칠 것 같은 기분. 그래, 바로 그것.”
폭력으로 분열된 심리의 표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웰메이드 심리스릴러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와 몰입감 있는 전개, 매우 입체적이고 광기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9회 대한민국콘텐츠대상(舊 스토리공모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이리의 《게르니카의 황소》가 4년의 개고를 거쳐 마침내 출간되었다. 더 날카롭고 생생해진 문장, 더 탄탄해진 스토리와 현실과 대결하는 묵직한 질문으로 무장한 웰메이드 심리스릴러를 독자에게 선보인다.
어린 시절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매료되어 화가가 되기로 한 한국계 미국인 화가 케이트. 그녀는 〈게르니카〉에서 ‘황소’가 튀어나와 자신을 공격하는 환영을 보기 시작한 후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더 이상 영감을 얻을 수 없게 되자 자발적으로 투약을 중단한다. 그러자 서서히 꿈과 현실의 구분이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 케이트는 꿈속에서 에린이라는 여자의 걸작을 보게 되고 에린의 그림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꿈속의 에린과 거래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에린은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치고, 케이트는 그동안 꿈인 줄 알았던 일들이 사실은 모두 현실이었을지 모른다는 것을 깨달으며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독자들을 단숨에 뉴욕의 한복판에 데려다 놓는 정밀한 묘사, 읽는 동시에 목소리가 들릴 듯이 생생하고 매력적인 대사를 통해 꿈과 현실, 욕망과 트라우마 사이를 오가는 한 여성의 심리를 세련되게 감각하고 그려내면서 《게르니카의 황소》는 스타일리시한 심리스릴러의 전범을 보인다. 한편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가 그러했듯, 폭력으로 찢긴 한 여성의 삶을 폭로하는 《게르니카의 황소》는 단순히 폭로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끝내는 가상적 방식으로 현실과 대결하면서 현실보다 강렬한 에너지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저자

한이리

1979년에태어났다.한국예술종합학교영화과에서시나리오를전공했다.2005년KBS극본공모,2010년방송콘텐츠진흥재단미니시리즈극본공모에당선되었다.2017년《게르니카의황소》로대한민국콘텐츠대상스토리부문대상을수상했다.

목차

게르니카의황소…7

출판사 서평

“그들은미친소녀들편에서지않을거야
그러니난그개자식을내손으로직접처단해야해”

소설은한국계미국인화가케이트의기록을따라간다.어린시절신의계시를받은어머니가남편을죽이고딸인자신을죽이려했다는이야기를듣고자란케이트는언젠가자신도살인자가되지는않을까두려워하다가피카소의〈게르니카〉에사로잡혀화가가되기로결심한다.이십대가된케이트는양아버지칼번햄이운영하는정신병원에서미술치료수업을담당한다.화가로서성공하지못한그녀는꿈속에서만은늘걸작을그려낸다.하지만꿈에서깨면그렸던것이전혀기억나지않는일이반복되자그녀는불현듯꿈이자신의그림을훔쳐간것이아닌가하는생각에빠지게된다.

“훔쳐간거야,꿈이.”
나는이렇게외치며다시잠에서깨어났다.눈앞의어둠속에텅빈캔버스가아까처럼입을벌리고있었다.하지만이번엔머릿속에그림이떠오르지않았다.방금전까지눈앞에그토록생생했던그림이거짓말처럼조금도기억나지않았다.여태껏잠에서깨면늘그랬던것처럼.꿈이정말로내머릿속에서그림을훔쳐가기라도한것처럼.그래서나는내가이번엔정말로깨어났다는걸알았다.
-본문48쪽

그녀는꿈속에서본그림을현실에구현하기위해애쓰다가,자신이미술교사로근무하고있는병원의비밀병실에갇혀있는에린이란환자를만나는꿈을꾼다.에린의파격적이고어디서도본적없는날것의그림은케이트를압도한다.케이트는그녀의그림을받아내는조건으로에린을꿈속정신병원에서탈출시키기로한다.

에린을병실에서데리고나오는그순간부터,이것이꿈인지현실인지더이상궁금해하지않기로하는거다.이렇게불안감에휩싸인채일기를써서알아내려는짓조차더이상은하지않겠다고지금이자리에서다짐하는거다.
상관없어,이것이꿈이든현실이든.
그래.이말을앞으로는수시로되뇌는것이다.꿈과현실이혼동될때마다주문처럼외는것이다.
상관없어,이것이꿈이든현실이든.모든게결국다내뜻대로이뤄지기만한다면.
-본문149쪽

에린이준그림을현실에구현한케이트는단숨에천재화가로부상하고,에린을꿈속의외딴별장으로데려와자기대신그림을그리게하지만,어느날에린이살인을저지르고도망쳐버리자그동안꿈인줄알았던일들이사실은모두현실이었을지모른다는것을깨닫고충격에휩싸이는데…….

“그녀는내가누구인지알려는사람.”
당신이기억하게될현대판지킬앤하이드

《게르니카의황소》는심리스릴러의장르적매력을극대화하면서현실과불화하는분열된인간의처절한결투와폭력에대한분노를표출하는강렬한작품이다.브루클린의꾀죄죄한작업실에서부터화려한뉴욕의미술계,센트럴파크가내려다보이는고급펜션에이르기까지.벨벳카펫처럼쏟아진피의냄새와가장간절한순간코끝을스치는오렌지의향기에이르기까지.세밀하고스타일리시한묘사로구현해낸장소와매력적인캐릭터는독자들을마지막페이지까지사로잡고놓지않는다.한편전혀다른두여성캐릭터의격돌은일견‘지킬박사와하이드씨’를연상시킨다.그림을그리고자하는강렬한욕망을가진케이트와억압으로부터자유롭고자하는광기와분노에사로잡힌에린은정면으로충돌하며강하고매혹적인에너지를뿜어낸다.이들은폭력으로분열된인간의심리를강렬하게대비시켜보여주는한편,가려진폭력의순간을폭로하고스스로복수를감행하는여성의얼굴을보여준다.
열살의케이트를사로잡았던피카소의〈게르니카〉에는폭력의역사가담겨있다.그러므로폭력의희생자였던케이트가〈게르니카〉에이끌린것은필연적이다.그러나케이트에게가해졌던폭력은교묘한가림새속에겹겹으로감싸여있어꿈이라는새로운시스템을통해서만그본성을파악할수있다.《게르니카의황소》는꿈과현실을길항하며폭력이갈라놓은인간의균열을주목하고서사로서간극을메워나간다.‘어쩌면어처구니없을정도로비현실적인범죄에대한복수는똑같이어처구니없을정도로비현실적인방법으로밖에이뤄질수없는것인지도몰랐다’는소설속문장처럼,《게르니카의황소》는충실한서사를관통하여폭력에서놓여나길원하는사람들의자리를만들어낸다.현실에서불가능한깨달음과현실에서불가능한복수심을기억해내는가상의공간을통해현실에산재한문제와정면으로맞부딪치는것이다.소설을뒤덮는압도적인불안과분노,그속에흠뻑빠졌다가나오는순간,당신은“피카소의〈게르니카〉가아닌한이리의《게르니카의황소》를기억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