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마치 비트코인 (염기원 장편소설)

인생 마치 비트코인 (염기원 장편소설)

$14.00
Description
서울의 밤을 밝히던 무수한 불빛
우리를 요동치게 한 건 늘, 예상치 못한 파도였다

제5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 작가
염기원 장편소설 《인생 마치 비트코인》 출간
장편소설 《구디 얀다르크》로 제5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변화된 한국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강렬하고 도발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던 염기원의 신작 장편소설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구디 얀다르크》를 통해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일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풀어냈던 작가는, 《인생 마치 비트코인》에서도 그만의 역동적인 청춘 서사를 이어나가며 성공한 ‘서울 사람’이 되고 싶었던 한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

염기원

고려대학교경영학과를졸업했다.오랜기간IT업계에서일하다가2014년봄,소설을쓰기위해스타트업을정리했다.2014년제1회융합스토리단편소설공모전에서〈15minutes〉로최우수상을,2015년단편소설〈지옥에사는남자〉로《문학의봄》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다.현재일산에서소설을쓰며강의와컨설팅을한다.2019년《구디얀다르크》로제5회황산벌청년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특수청소
소주와새우깡
슬픈세입자의일기
가난의법칙
몰라야하는이야기
혼자가아니었다
절름발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고등학교졸업후서울에올라와가리지않고일을하며하루하루치열하게살아가는‘나’.함께상경한친구는끝내서울사람이되지못한채고향으로내려가고,‘나’는연고없는서울에서사실상고립에가까운삶을살고있다.날카롭고뾰족한세상을견디기위해그가택한방법은,그보다더날카롭고뾰족한사람이되는것.하지만인생은마치코인처럼하루에도몇번씩등락을거듭하고,우리의예상을빗나가는경우가많으며,마음과다르게튀어나와버리는말과행동으로같은후회를반복한다.물론그에게도여러차례소통과화해의기회가주어지지만,잔뜩벼려진마음으로세상을마주하다보면그기회를매번놓쳐버리고만다.

자신의가치관과취향을기준으로타인을재단하고한심해하는사람들.들으려하지않는귀와쉴새없이움직이는입.나아가‘다름’을‘틀림’으로속단해버리는일또한우리주변에서자주벌어진다.과연우리가그들을성숙한‘어른’이라부를수있을까.나이와는무관하게,아직채성장하지못한‘어른아이’인것은아닐까.《인생마치비트코인》은그런서툴고방어적인주인공이고독사로세상을떠난이의일기장을우연히접하며스스로자신의삶을돌아보고세상과화해해나가는과정을보여주며치열한도시노동자로살아가고있는모든이에게공감과위로의메시지를전한다.

“녀석이가리키는쪽을바라보니저멀리남산타워가보였다.그아래로높게솟은빌딩들이환한빛을내뿜고있어서대낮처럼밝았다.누구나떠올릴수있는,전형적이고압도적인서울의야경이었다.집에서조금만걸어가도그토록훌륭한경치를볼수있다는걸몰랐다.여유가없는사람들은경탄할만한것이바로옆에있어도보지못한다.”_본문에서

날선무관심,다정한폭력
차가운도시의이면아래웅크렸던몸을
서서히펼쳐내는청춘의기록

상경후용산전자상가에서일을시작한‘나’와상진.하지만일이제법손에붙어어느정도살만해지자사장이월급을들고잠적해버린다.큰충격을받은‘나’는고향으로다시내려가야하나잠시고민하지만서울에서좀더버텨보기로한다.PC방아르바이트를거쳐평일엔마트에서,주말엔경마장에서투잡을뛴다.하루도허투루쓰지않고열심히일한덕분에‘나’는경마장VIP층을담당하게되고,그곳에서오피스텔을여러채소유하고있는건물주를만나오피스텔관리인으로채용된다.돈이많은사람들은그만큼씀씀이도클거라생각했지만정작그들은천원한장쓰는일에도인색하다.어떤경쟁에서든승리해온사람들이었고,‘나’는사장으로부터그런점들을배웠다.타인이봤을땐그리좋아보이는일자리도,그리멋있어보이는삶도아니지만그는자신의사무실이자주거공간인여섯평짜리방에서낮에는입주민관리를하고,밤에는주식과코인을하고,가끔은중고벤츠를몰고다니며동호회에나가는삶에나름의자부심을느끼고있다.

“셀프주유소에들러기름을넣은뒤자동세차장에들어갔다.고급세제를사용하는곳이라자주이용한다.비싼차라고손세차를고집하는건촌스러운짓이다.자랑할게차밖에없는사람으로보인다.기어를중립에놓고느긋하게누워차를향해쏟아지는세찬물줄기를구경했다.바람으로말린뒤세차장을빠져나오자직원이붙어남은물방울을조심스럽게닦아주었다.”_본문에서

쉬는날이라고해봤자일요일하루였지만평소와다를건없다.여느때처럼입주자들의입금내역을확인하던‘나’는403호입주자가월세와관리비를두달째미납중이라는사실을발견한다.혹시나하는마음에올라가봤지만인기척이전혀느껴지지않는집.불길한예감에사장에게전화를한후급히문을따고들어가지만,403호여자는이미스스로목숨을끊은뒤였다.경찰이다녀가고치울것도없이휑한방안에놓여있는노트두권.그는무심코그일기장을펼쳐읽는데…….

날카롭고뾰족한세상에서
서툴고방어적인어른아이로살아간다는것

읍내에서전단지를뿌리며모은돈으로서울행버스를탄두친구.아는사람도,가진것도,대책도없었지만튼튼한몸이있었고,기댈수있는서로가있었다.밤이되면칠흑같은어둠이내려앉는시골과달리서울의밤은번쩍이고화려했다.두친구는그렇게다짐한다.‘서울사람’이되자고.‘나’에게있어‘서울사람’은단순히서울에사는사람을의미하지않는다.서울에뿌리내린사람.멋지게자신의커리어를쌓고많은돈을벌고도시의밤을밝히는저수많은불빛중하나가되는것이다.

“문득하늘을바라봤다.아직밤이되지도않았는데,서쪽하늘에유난히밝은별하나가보였다.별이내게말을거는것같은희한한느낌이들었다.한동안그별만바라봤다.”_본문에서

하지만당연히,현실은녹록지않다.대도시의삶은그가태어나고자랐던시골과는달리빠른변화가필요했고,그틈바구니에서살아남으려발버둥치던‘나’는청소하던방에서발견된죽은여자의일기장을통해그녀의죽음을추적해나간다.그과정에서자신의살아온삶을복기하고주변사람들을다시한번돌아보며결국스스로와화해하는일이가장시급한일임을깨닫는다.

사람들은저마다의사연을품고각자의삶을‘살아내고’있다.우린정해진정답이있는객관식문제가아닌,채점기준에따라점수가달라질수있는서술형문제를품고살고있는지도모른다.획일화된하나의기준으로성공여부가결정되는단순하고폭력적인세상에서나를잃지않기위해서는무엇보다자신과먼저화해하고,스스로단단해져야한다.그런의미에서우리가매일싸우고있는건,어쩌면타인이아닌우리자신일것이다.

“타자를이해하려면먼저나를이해하고자신과화해해야한다.그래야마음에공간이생긴다.(……)조금불편하더라도,차이를인정하고이해하도록노력해야한다.더께가떨어져나가맨살이드러나기전에실천하는편이낫다.나와차이가있는,지향점이다른상대를두려워하지말아야한다.소통의대상과이해의폭을넓히고화해해야한다.공포를부추기는이들을경계해야한다.정말경계해야할건전체주의와획일화라는폭력이다.”_‘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