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연인 -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2

마지막 연인 -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2

$16.00
Description
사랑의 탐구와 해체에 관한 가장 환상적인 해석
국내 초역 노벨문학상 후보 작가 찬쉐의 대표작
20세기 중엽 이래 가장 창조적인 중국 작가로 불리는 찬쉐의 장편소설 《마지막 연인》이 은행나무 세계문학전집 ‘에세(ESSE)’의 제2권으로 출간되었다. 찬쉐는 해외에 가장 많은 작품이 번역·출간된 중국 여성 작가이자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다.
선봉파 문학의 대표 주자인 찬쉐는 실험적이고 강렬한 언어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묘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린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으며 인간의 파괴성과 야만성을 목격한 찬쉐는 중국의 정서와 서구의 모더니즘을 결합한 독특하고 환상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이를 두고 전(前) 노벨문학상 심사위원 고란 말름크비스트는 “중국의 카프카”라고 평했으며, 소설가 수전 손택은 “중국 최고의 작가가 누구인지 묻는다면 주저 없이 찬쉐라고 할 것이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마지막 연인》은 두 쌍의 부부와 한 쌍의 연인을 통해 사랑과 욕망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가상의 서양 국가 A국과 남부 열대 지역의 고무 농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은 익숙한 현실에서 낯선 몽환의 세계로 끌려가는 블랙 홀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마지막 연인》은 2014년 〈인디펜던트〉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15년 인디펜던트 외국소설상, 전미번역상 후보에 올랐으며 미국 최우수 번역도서상을 수상했다.
선정 및 수상내역
미국 최우수 번역도서상 수상 | 〈인디펜던트〉 선정 올해의 책 |
인디펜던트 외국소설상, 전미번역상 후보작 | 노벨문학상 후보 작가
저자

찬쉐

저자:찬쉐
20세기중엽이래가장창조적인중국작가이자선봉파문학의대표주자.필명찬쉐(?雪)는‘녹지않는더러운눈’과‘높은산꼭대기에있는가장순수한눈’이라는뜻이다.1953년중국후난성창사시에서태어났다.1957년지역신문사에서근무하던부모가극우주의자로몰려노동교화소로끌려간후할머니밑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문화대혁명으로초등학교까지만졸업하였으나문학과철학을독학하며글쓰기를시작했다.1985년단편소설《더러운물위의비눗방울》을발표하며작가로데뷔했다.단테,호르헤루이스보르헤스,프란츠카프카등의작품과중국의무속신앙에영향을받아동서양이결합된독특한문학세계를형성했다.
1986년장편소설《황니거리》를출간한후《오향거리》《마지막연인》《맨발의사》등을발표하며초현실적인문체와서사로‘중국의카프카’라는찬사를받았다.찬쉐의대표작인《마지막연인》은2014년〈인디펜던트〉‘올해의책’에선정되었고2015년인디펜던트외국소설상,전미번역상후보에올랐으며미국최우수번역도서상을수상했다.2019년에는《신세기사랑이야기》로미국최우수번역도서상과맨부커상후보에올랐다.매해유력한노벨문학상후보로거론되는찬쉐는노이슈타트국제문학상후보에도오른바있다.찬쉐의작품은하버드,코넬,컬럼비아대학등에서문학교재로쓰이고있다.

역자:강영희
대학에서중문학을공부하고대학원에서사회학을공부했습니다.중국어번역가로왕성하게활동하며다양한기획일도함께하고있습니다.옮긴책으로는《시간의서》,《인간의피안》,《뭇산들의꼭대기》,《사랑하는안드레아》,《사랑을말할때우리가꺼내지않았던이야기들》,《나는하버드심리상담사입니다》,《중국을보다》,《아빠가사라졌다》등이있습니다.

목차

1장존과그의책7
2장레이건41
3장고무농장에서일어난일63
4장목장주김108
5장마리아의취미146
6장리사의비밀164
7장젊은이대니얼193
8장마리아의여행216
9장에다의도망생활253
10장레이건의곤혹280
11장도박의도시로간빈센트308
12장집을나가기로결심한존353
13장동양에도착한존386
14장농장으로돌아온에다422
15장빈센트와오룡탑459
16장리사와마리아의장정489

옮긴이의말·507

출판사 서평

“누군가는또다른누군가에게
영원히풀리지않는수수께끼죠.”
사랑의권태를지나는연인들의마지막

소설은사랑의최고점을지나권태기를겪는세커플의모습을조명한다.‘로즈’의류회사에서영업부매니저로일하는존과아내마리아,의류회사사장빈센트와아내리사,회사의고객이자고무나무농장주인레이건과농장의일꾼에다가그들이다.존과마리아는소설책에몰두해넋을놓고다니는존의성격때문에부부관계가소원해지고,빈센트와리사는정체불명의여자와바람을피우는빈센트로인해위기가찾아온다.에다는연인이된레이건으로부터도망치고레이건은그녀의행방을쫓는다.

존의마음은온통책에가있었고,바로그때문에부부의정신적생활은몇년전부터서서히제갈길을가게되었다.(…)마리아는존이출장가기를원했고,존이불시에며칠씩집을비우면몹시흡족해했다.이는무슨바람을피우려고해서가아니라변화에대한갈망때문이었다._146-147쪽

에다는여전히그를사랑하고있는지도몰랐다.둘이서로뒤엉켜서자신이사라지기를,그남자와함께사라지기를원했다.
하지만지금자신은이술집에숨었고레이건은이곳을찾지못할것같았다._258-259쪽

다양한이유로권태기를경험하는그들은각기다른방식으로관계의느슨함에대처한다.존과마리아는취미에전념하고,빈센트와리사는성적욕망과자아를추구하며,레이건과에다는도망과기다림을선택한다.사랑의끝을향해가는듯보이는세커플은낯설고비현실적인시공간에서서로의흔적을발견하며어느새한가지깨달음을얻는다.배우자나연인은자신을비추는거울인동시에독립된존재라는것,수수께끼같은상대를이해하는방법은공감과이해뿐이라는것을말이다.리사의출신지인‘도박의도시’로여행을간빈센트가살풍경한거리의모습을보고전보다리사를이해하게되었다고느낀것처럼,인물들은각자소원한관계를회복하는전환의순간을맞이한다.

사실자신은리사를처음만났을때산뜻하고아름다운얼굴에서그그늘을보기는했지만,아무튼그녀의내면이이토록혹독하리라고는생각하지못했다.몇십년동안의결혼생활을통해그녀의비밀들이드러나긴했지만,그녀의고향에오지않았다면그녀를얼마나이해했을까싶었다.또한이곳에왔다한들자신이이해하지못하는것들이그녀에게얼마나많을까싶었다._326-327쪽

자아를찾아떠나는예측불가능의여정,
삶의고통과욕망을표출하는몽환의세계

소설은연인간의사랑뿐만아니라자아를찾아가는여정도보여준다.빈센트가검은옷을입은아랍여자를찾아돌아다닐때리사는자신만의‘장정’을떠난다.마오쩌둥의공산당군이걸었던1만2500㎞의행군을뜻하는장정은소설속에서먼노정에걸친행군의뜻으로사용된다.리사는꿈속의장정에서수많은전장의풍경과고통을목격하며자신의마음속에숨어있는욕망과자아를확인한다.
마리아역시그녀만의장정을떠날줄아는인물이다.존이책읽기에빠져있는동안마리아는정원의장미꽃밭을가꾸고,카펫을짜고,고양이두마리와교감하면서집전체를자신의영역으로만든다.한편존은지금까지읽은책을하나의이야기로엮겠다는꿈을품고동양의국가로떠난다.빈센트는장정을떠난리사를쫓아가다한어촌에서시간의흐름조차잊을듯한여유를느낀다.마을을떠난빈센트는세계의최고봉인‘오룡탑’에올랐다내려오면서‘무엇인가가자신의내부에서쏜살같이죽었지만이내또다른것들이자라났음을’느낀다.
《마지막연인》의인물들은현실과꿈이구분되지않는몽환경의세상에살고있다.현실은불쑥꿈속으로빠져들거나환상이현실로침투한다.이야기에는뱀과쥐,장미와오동나무같은동식물과관능적이고혼란스러운감정이넘실대고,인물들은해소되지않는욕망의고통에몸부림친다.작가찬쉐는소설에원시적이고낯선공간을배치하여무의식에자리한인간의욕망을드러내면서,책을읽는독자들역시표면적인세계의밑바닥에있는본질을발견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