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공감을 넘어선 상상력 '엠퍼시'의 발견)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공감을 넘어선 상상력 '엠퍼시'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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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공감을 넘어선 상상력 ‘엠퍼시’의 발견
공감 에세이와 ‘좋아요’가, 그보다 많은 혐오와 ‘싫어요’가 넘쳐나는 시대.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을 넘어선 ‘상상력’이다.
혐오와 분열이 오늘날처럼 격해지기 이전부터,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지금까지도 이해와 공감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책이나 강연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여당과 야당, 영남과 호남 같은 기존의 갈등 구도에 ‘이대녀’와 ‘이대남’, ‘자가’와 ‘임대’ 등 새로운 경계까지 만들어지며 혐오와 분열이 오히려 극심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해와 공감과는 다른 무엇이 필요한 게 아닐까.

전작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에서 계층 격차와 다문화 문제가 심각한 영국에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이야기로 차별과 다양성이라는 첨예한 이슈를 풀어낸 브래디 미카코는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에서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상상력 엠퍼시(empathy)를 혐오와 분열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공감은 나와 감정·의견·주장 등이 비슷한 타인에게 느끼는 마음의 작용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엠퍼시는 나와 타인은 다르다는 명확한 인식을 지니고 ‘내가 상대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까’를 상상해보는 지적 능력이므로 공감이 지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사회·경제 문제, 심리와 교육, 문화와 공동체 등 다양한 분야를 엠퍼시의 관점에서 새롭게 분석하여 혐오와 분열의 시대에서 이해와 공존의 시대로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저자

브래디미카코

ブレイディみかこ

ⒸShuTomioka
보육사.작가.칼럼니스트.
1965년일본후쿠오카현출생.현립슈유칸고등학교를졸업한뒤잠시도쿄에머물다영국으로건너갔다.영국펑크음악에심취해음악칼럼니스트로활동하기도했으며,1996년부터영국브라이턴에서살고있다.런던의일본계기업에서근무하다보육사자격증을취득했고,현재보육사로일하며번역과저술활동을하고있다.
《아이들의계급투쟁》으로2017년제16회신초다큐멘터리상을수상했고,2018년오야소이치기념일본논픽션대상최종후보에올랐다.《나는옐로에화이트에약간블루》로2019년제73회마이니치출판문화상특별상,제2회서점대상논픽션부문대상,제7회북로그대상(에세이·논픽션부문)을수상하였고시리즈누적판매100만부를돌파하였다.이책《타인의신발을신어보다》는《나는옐로에화이트에약간블루》에서화제가된‘타인의신발을신어보는’상상력인‘엠퍼시’를탐구하여일본사회에반향을일으켰다.
그밖에지은책으로《여자들의테러》《꽃의생명은NoFuture》《아나키즘인더UK:무너진영국과펑크보육사분투기》《THISISJAPAN:영국보육사가본일본》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제1장벗어나서,넓히다
엠퍼시를‘공감’으로번역해도좋은가
엠퍼시의종류와역사
‘엠퍼시가문제다’론과‘엠퍼시가중요하다’론
거울뉴런이야기
엠퍼시의달인,가네코후미코

제2장녹여서,바꾸다
언어는그것을녹인다
감정공부
‘I’라는주어를획득하다
엠퍼시와드라마투르기,그리고SNS
소속감이나‘진정한나’도우리를속박한다

제3장경제에엠퍼시를
엠퍼시이코노미
이타적이되면이기적이된다
브라만좌익에게‘엠퍼시적정확도’가있는가
불쉿잡과케어계급
지금이야말로주빌리사고법을

제4장그녀에게는엠퍼시가없었다
마거릿대처를다시생각하다
자조의아름다움을믿는완고함
자조와자립의차이
프티부르주아의경제공헌

제5장얽매이지않고,포기하지않는다
여성지도자와엠퍼시
엠퍼시에탁월한뇌가있다?
하향식인가상향식인가
자신을포기하지않는다

제6장그것은깊은가얕은가
네이처인가너처인가
엠퍼시에도선천성과후천성이있다?
「이폐허를응시하라」가제시하는깊이의문제
솔닛이클레인에게던진비판
톨레랑스와엠퍼시

제7장민폐와연대
코로나사태의그물망법칙
페이비언의이상,좌파의당파성
‘심퍼’의기원은심퍼시
guilt(죄책감)와엠퍼시
폐를끼치다

제8장빠른심퍼시,느린엠퍼시
아줌마문제
‘아저씨문화’와‘아줌마문화’
인정욕구의끝
심퍼시는기다리지않는다
외모지상주의와심퍼시

제9장인간을인간화하자
불경기에는노인부터직장을떠나라고?
상호부조도아나키즘이다
사랑의디플레이션
《파국》과불쉿소사이어티
엘리트와엠퍼시

제10장엠퍼시의‘흑화’를막기위하여
니체가엠퍼시를비판했다?
엠퍼시착취와자기상실
엠퍼시가억압적인사회를만든다?
엠퍼시와아나키는하나로움직인다
엠퍼시의독성에대하여
좋지도않고나쁘지도않다
이곳이아닌세계의존재를믿는힘
있는그대로의나로살기위하여
개인은심장,사회는폐

제11장발밑에초록색담요를깔다
두개의프리스쿨
민주주의적교육의실전
아나키즘은방치하지않는다
엠퍼시를기르는수업
엠퍼시는민주주의의근간
Democracybeginsathome

저자후기

출판사 서평

일본100만부베스트셀러시리즈
《나는옐로에화이트에약간블루》브래디미카코신작!

“엠퍼시라는상상력을통해나와너의세계가만날수있음을,
혐오와편견을넘어설수있음을보여준다.”
김원영변호사·이길보라감독강력추천!

‘엠퍼시(empathy)’를‘공감’으로번역해도괜찮을까?
공감할수없는타인을이해하는열쇠,엠퍼시
흔히‘공감은지능의문제’라고말하고,공감과이해를연결지어공감없는이해는불완전하다고여긴다.그런데우리의공감은주로나와환경이나생활이닮았거나의견이비슷한사람처럼공통점이있는이들에게작동한다.연예인들의일상적인모습을담은예능을보며공감하고,나와취향이맞는SNS와유튜브를찾아본다.반면내입엔‘치약맛’인민트초코를좋아하는사람이나다른정당을지지하는사람,극단적으로는범죄자나사이코패스에게쉽게공감하기는어렵다.이처럼공감에는나와상대가얼마나닮았는지,상대에게동의할수있는지가중요하다.그런데도정말공감은‘지능의문제’인걸까?
저자는나와닮은사람에게주로작동하는공감의한계를지적하며,‘공감하지않는상대를이해하는것’이중요하다고말한다.이를위해필요한것이바로‘타인의신발을신어보는’상상력‘엠퍼시’다.공감과달리엠퍼시는나와상대가얼마나유사한지는고려하지않는다.엠퍼시는내가상대의신발을신는다면(상대와같은입장·사상·사회적배경등을지닌다면)어떻게생각하고행동할지를상상해보는지적작업이기때문이다.나의감정,편견,배경등에서벗어나상대를있는그대로이해하려는시도이다.즉엠퍼시야말로‘지능의문제’이며,나와는전혀다른입장과배경을지닌타인을이해하는가능성이다.
그런데일본과한국은‘엠퍼시’를주로‘공감’으로번역하여,엠퍼시에담긴상상력과지적작업이라는의미를지워버리고만다.공감의한계가무엇인지알수없게되고타인에대한이해는한층좁아진다.공감이라는번역어뒤에숨어있던엠퍼시의발견은곧타인을이해하는새로운패러다임의제시다.

공감은어떻게혐오와차별을퍼뜨리는가
공감과유사한것은오히려엠퍼시처럼‘공감’으로번역될수있는‘심퍼시(sympathy)’다.나와유사한의견·관심을지닌사람이나가여운사람등에게느끼는이해·지지·염려의감정으로,자연스럽게우러나오는마음의반응이다.SNS의‘좋아요’는심퍼시를표현하는대표적인행위다.페이스북이나인스타그램등에서는사용자대부분이게시물을세세히살펴보기전에순간적인인상만으로‘좋아요’를누른다.나와의견이나취향등이같아긍정적인감정을불러일으키는대상에심퍼시(공감)를표현하는것이다.이러한SNS의심퍼시는느슨하고넓은연대를만들기도하지만,사람들을선동하기위한혐오발화나가짜뉴스유포로이어지기도한다.자극적이고선동적인메시지로사회적편견과혐오도효과적으로결집할수있는것이다.
저자는이러한심퍼시의부작용을‘친구vs적’이라는구도와연관지어설명한다.‘친구’에게이해와지지를보내는(공감하는)것은친구의적은나의적이라는인식을만들며,이러한심퍼시가강화될수록나와다른의견을지닌타인을이해할가능성은줄어든다.특정정당을찍는사람은나라를망친다거나특정사상을지지하면‘정신병’이라거나어떤사안에이견을내면무조건‘○○혐오자’라고낙인을찍으며,‘친구vs적’구도를강화하는자극적인표현을양산해내고자신에게공감하는(심퍼시를표하는)사람을결집하려한다.이러한싸움에몰입하면상대의메시지를묵살하기위해자신의입장에맞는가짜뉴스를생산하거나정보를왜곡하는행위까지서슴지않게된다.이해·염려·지지와같은긍정적인의미를지닌심퍼시(공감)가오해와편견을강화하고결국혐오와차별을퍼뜨리는역설적인결과를낳는것이다.이러한심퍼시의부작용은SNS뿐만아니라정당·회사내부,선거전략,언론등다양한영역에서나타난다.

누군가의신발을신어보는상상력,엠퍼시로
차별과혐오의장벽을넘어서다
반면엠퍼시는심퍼시와달리‘친구vs적’구도에서벗어나나와의견이다른‘적’일지라도어떻게생각하고행동할지상상해보는능력이다.내가가진편견과나와같은입장을가진사람들에게서벗어나사고와이해를넓히는가능성을갖는다.저자는“이해할수없는것이있더라도,어차피그것을고려하지않으면안된다”는인류학자데이비드그레이버의말을인용하며,인종차별주의자,여성혐오자,범죄자에게까지엠퍼시를사용해야한다고말한다.폭력을저지르는사람들이나혐오와차별을조장하는사회에“눈을돌리지않고앞으로나아가기위한지혜”가바로엠퍼시라고역설한다.

“그러나누군가의신발을신어본다면,그사람이어째서자신은용납할수없는행위를했는지나어떤이유에서문제적발언을하는지를상상하여앞으로그런행위를막거나그사람의생각을조금이라도바꿀수있는방법을고안하기위한귀중한재료를얻을수있다.타인의신발을신어보기를게을리하고계속같은방식으로비판한다해도(상대가틀렸다는것을나타내는데이터를계속해서들이민다거나)그다지효과를기대할수없다는것은요즘세상을살아가는사람이라면누구나깨닫지않았을까.”_본문중에서

혐오와차별이몰이해와편견에서온다면,몰이해와편견은나와반대되는상대는틀리고나와우리편은맞다는편향된확신으로깊어진다.그확신은우리사이에둘러쳐진혐오의장벽을공고히한다.그리고그모든것을넘어설수있는상상력이바로‘엠퍼시’일것이다.

이타적이되면이기적이되는엠퍼시의역설
갈등과분열의‘심퍼시의시대’에서이해와공존의‘엠퍼시의시대’로
‘친구vs적’구도를심화시킬위험이있는심퍼시에서벗어나타인의신발을신어보는사람은‘나’가아닌‘우리’의관점에서세상을바라볼수있다.서로의삶이촘촘하게연결된세계화시대에,‘우리’의관점을갖는것은곧‘나’를위하는일이된다.이타적이되면이기적이된다는역설적인고리가발생하는것이다.저자는이를코로나사태때발생한사재기를예로들어설명한다.
저자는식료품과손세정제사재기를“배려가없는것을넘어생존법을착각한전형적인예”로해석한다.코로나와같은전염병은사회전체의위생·건강수준이나아져야종식되는사회적질병인데,식료품과위생용품을독점하면전염병에취약한사람이많아지고손세정제가필요한노동자들이손을살균할수없어결국코로나가확산되고나에게도불행이닥친다는것이다.코로나와직접마주하는노동자들의신발을신어보고그들을먼저배려하는일은곧내가살아남기위한최선의선택이다.이처럼서로의삶이긴밀하게연결된사회에서는타인의삶이무너지는것이내삶에도영향을미치며,사회전체를위한이타적상상력은곧나를위한이기적인일이된다.
이처럼이해와공존의씨앗이되는엠퍼시를기르는방법으로저자는‘루트오브엠퍼시’,‘TC(치료적공동체)’,연극교육을제시한다.그중루트오브엠퍼시는생후2~4개월된아이와어린이들이진행하는프로그램으로,초록색담요위에둘러앉아말못하는아이가어떤감정을느끼고있을지서로상상하여이야기해보는교육이다.의식적으로타인의감정을상상해보면서타인의신발의신어보는연습을하는것이다.마찬가지로TC와연극교육도스스로타인이되어보는연습을하면서의식적으로타인에대한상상력을기른다.형태나방법은중요하지않다.타인의입장을상상하려노력하고그상상을다른사람과나누는것이핵심이다.

엠퍼시가충만한,모두가나서서서로의신발을신어보는사회는나의‘친구’를응원하고‘적’을이해하며타인의사정을헤아려서로를돕는세상일것이다.이책은우리에게갈등과분열의‘심퍼시’의시대에서이해와공존의엠퍼시의시대로나아가는시작점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