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 이야기

고딕 이야기

$15.00
Description
일상을 죄어오는 불안,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고딕 문학의 고전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시대와 유행에 퇴색되거나
가치가 떨어질 수 없는 천재다.” - 뉴요커

옥스퍼드 월드 클래식ㆍ펭귄 클래식 선정 꼭 읽어야 할 작가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고딕 이야기》가 은행나무 세계문학전집 에세(ESSE) 제4권으로 출간되었다. 총 일곱 편의 중단편 중 여섯 편이 국내 초역으로 소개되는 《고딕 이야기》는 일상을 죄어오는 불안과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공포를 그린 고딕 단편집이다.
고딕 문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개스켈의 작품들은 그의 문학에 극찬을 아끼지 않은 찰스 디킨스가 편집 및 발행한 〈하우스홀드 워즈〉를 비롯해 여러 잡지에 발표되어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개스켈은 산업화와 사회계급을 주제로 한 사실주의적 작품 《메리 바턴》과 《크랜포드》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중단편들을 발표하여 메리 셸리, 샬럿 브론테와 함께 ‘여성 고딕’ 장르를 이끌기도 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싹한 일화를 다룬 〈실종〉과 〈대지주 이야기〉부터 산골짜기의 대저택과 불가사의한 저주가 등장하는 중편 〈빈자 클라라 수녀회〉, 신비로운 동화 같은 단편 〈궁금하다, 사실인지〉까지, 《고딕 이야기》는 공포의 근원을 그리는 동시에 인간의 다채로운 내면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으스스하고도 섬뜩한 경험을 선사한다.
저자

엘리자베스개스컬

ElizabethCleghornGaskell(1810~1865)
영국빅토리아시대를대표하는소설가.산업화와사회계급,종교,페미니즘등을주제로사실주의적작품활동을펼쳤다.1810년영국런던에서유니테리언파목사의딸로태어났다.어린시절어머니를여의고너츠퍼드에있는이모집에서자랐다.1832년같은파목사윌리엄개스켈과결혼하여맨체스터에정착했으며,남편과함께교육및자선활동에힘썼다.
1848년노동계층의빈곤한삶을묘사한첫소설《메리바턴》이문단의찬사를받으며큰성공을거두었다.이를계기로찰스디킨스와샬럿브론테,존러스킨등과교류했으며,《루스》(1853),《크랜포드》(1853),《남과북》(1855),《실비아의연인들》(1863)과같은작품들을출간했다.1855년샬럿브론테가사망한후브론테의아버지의요청으로《샬럿브론테의생애》(1857)를집필하여전기작가로도이름을알렸다.이외에도〈빈자클라라수녀회〉〈늙은보모이야기〉를비롯한수십편의중단편소설을발표했다.1865년,《아내와딸들》완성을앞두고햄프셔의자택에서갑작스레생을마감했다.

목차

실종ㆍ7
늙은보모이야기ㆍ25
대지주이야기ㆍ65
빈자클라라수녀회ㆍ95
그리피스가문의저주ㆍ191
굽은나뭇가지ㆍ255
궁금하다,사실인지ㆍ329

옮긴이의말ㆍ359

출판사 서평

소름끼치는공포의이면에숨겨진
인간의삶과관계에대한이야기

《고딕이야기》는개스켈이발표한수십편의중단편가운데고딕장르에충실한일곱편의작품을선정해묶은것이다.예리한공포감을불러일으키는이야기들은당대의사회상뿐만아니라삶과죽음,가족과연인,사랑과혐오등인간의삶과관계에대한통찰을담고있다.
〈실종〉은과거수사체계가발달하지못한시절,수수께끼처럼벌어졌던실종사건에대해이야기한다.화자인‘나’는잡지에실린경찰에관한글을읽다가주변에서들은실종에관한일화를떠올린다.〈대지주이야기〉는영국의작은마을바퍼드에서벌어진미스터리한사건을그린다.타지에서온신사히긴스씨가바퍼드외곽의‘하얀집’에들어온후,조용한마을에서는미심쩍은일들이벌어지기시작한다.두단편은수사력의부재로인한범죄의공포를그리며,타인에대한의심과신뢰에대해질문을던진다.

“오!충격적이었어요,끔찍한살인이었소!”히긴스씨는불에서눈을떼지않고계속응시했는데,그커다랗게뜬눈은온통흰자투성이였다.“끔찍한,끔찍한살인이었어요!그살인자가어떻게될지궁금하군요.난붉게달아오른저불의중심이마음에들어요.봐요,얼마나까마득하게멀어보이는지.그리고그먼거리가어떻게저것을무시무시한,꺼버릴수없는무언가로만드는지.”_〈대지주이야기〉,85-86쪽

〈늙은보모이야기〉〈빈자클라라수녀회〉〈그리피스가문의저주〉는고딕문학의전형이라할수있는중단편이다.산골짜기의대저택을배경으로,과거의원한이저주가되어후손들에게영향을미치는것이이야기의핵심이다.
〈늙은보모이야기〉의화자헤스터는자신이돌보았던로저먼드아기씨의가문에얽힌유령의존재를비극적인사랑이야기와함께풀어놓는다.중편에해당하는〈빈자클라라수녀회〉는변호사가한가문의상속인을찾는과정에서알게된가문의역사를짜임새있는구조로펼쳐간다.불가사의한유령의존재와저주에얽힌비밀이밝혀지고,제목의‘클라라수녀회’가언급되는후반에이르러갈등이해소될때카타르시스가찾아온다.

나는편지를내려놓았고,그날내가겪은아침을생각하느라편지는다잊은듯했다.그비현실적존재외에는아무것도현실적인것이없었다.그존재는악마의강풍처럼내육신의눈을뚫고들어와뇌에서불타올랐다._〈빈자클라라수녀회〉,152쪽

웨일스지역의영웅오언글렌다워의일화로시작하는단편〈그리피스가문의저주〉는수백년전의저주가핏줄을타고내려오는운명론에관한이야기다.오언글렌다워는자신을배신한친구그리피스에게“지상에서아홉세대가지나가면그대의피는더는어떤인간의혈관에서도흐르지않으리라.아들이아비를죽이리라”라는저주를내린다.그리고팔대가흘러저주가사라졌다고생각될즈음,오언가문의아들로버트는농가의여인네스트와의결혼으로아버지와갈등을빚는다.

“아버지,아버지!”그가울었다.“돌아오세요!돌아오세요!제가얼마나사랑했는지모르실겁니다!어떻게제가아직도당신을사랑할수있는지!만약에,아,하느님!”_〈그리피스가문의저주〉,241-242쪽

〈굽은나뭇가지〉는순박한부부의아들이타락하면서가족의사랑이해체되는가슴아픈비극을그린다.농장을운영하는헌트로이드부부의아들벤저민은출중한외모로신분상승을꿈꾸지만,바르지못한심성때문에가족을불행으로이끈다.〈궁금하다,사실인지〉는유럽의구전동화를바탕으로한단편이다.지주리처드휘팅엄이작가에게쓰는편지형식으로전개되는이야기는프랑스의어느숲속저택에우연히들어가게된휘팅엄이겪은마법같은경험을들려준다.〈굽은나뭇가지〉와〈궁금하다,사실인지〉는각각일상과환상으로까지고딕문학의외연을확장한단편으로볼수있다.

소설가,여성,사회봉사자,아내……
다양한사회적역할을소설에담아낸개스켈의독특한문학세계

목사의딸이자목사의아내,자식잃는슬픔을겪은어머니,사회봉사자이자작가였던엘리자베스개스켈은당시사회와종교가요구하는의무를충실히행하면서도여러문인및예술가들과교류하며꾸준히작품을쓰고뛰어난소설가로인정받았다.그러나그과정에서많은역할들에때론버거워하고갈등하며자신의역할과정체성을고민했고,그런자신의여러자아를작품속에다양한여성인물로,심지어유령으로도표현했다.그럼에도엘리자베스개스켈의목소리는시종일관따뜻함을잃지않는다(박찬원,옮긴이의말).유령과저주가등장하는공포스러운이야기속에서도인물들은서로를향한애정을놓지않는다.

평범한일상속에서불현듯찾아오는불안과공포를인간내면에대한통찰과함께풀어가는개스켈의《고딕이야기》는현대에도여전히유효한메시지를던지며시대를뛰어넘는이야기의가치를전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