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가드 (양장본 Hardcover)

네이티브 가드 (양장본 Hardcover)

$12.00
Description
역사에서 지워지고 기억에서 잊힌 존재들
그 이름 없는 무덤 앞에 시로 쓰는 비문

자신만의 언어로 역사와 기억, 인종에 대해 탐구해온 시인
나타샤 트레스웨이의 퓰리처상 수상 시집

가장 중요한 현대 미국 시인 중 하나로 꼽히는 나타샤 트레스웨이의 대표작이자 퓰리처상 수상 시집 《네이티브 가드》가 출간되었다. 2000년에 발표한 첫 시집 《가사 노동(Domestic Work)》으로 릴리언 스미스 문학상과 미시시피 예술원상, 카베 카넴상을 모두 수상하며 데뷔와 동시에 시인으로서 이름을 알린 나타샤 트레스웨이는 이후 《네이티브 가드》를 포함하여 네 권의 시집을 발표했고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연속으로 미국 계관시인으로 선정되었다. 2020년에는 회상록 《메모리얼 드라이브》로 애니스필드 울프 문학상 논픽션 부문, 남부 문학상 논픽션 부문, 조지아주 올해의 작가 회상록 부문을 수상하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며 시인이자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단단하게 다졌다.
《네이티브 가드》는 살해당한 어머니의 이야기와 보수적인 남부에서 혼혈로 자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그리고 남북전쟁 당시 참전했으나 그 공을 인정받지 못한 최초의 공식 흑인 부대 네이티브 가드의 이야기를 엮어 쓴 시 26편을 담은 시집이다. 미국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흑인 병사들의 희생, 남부에서 시인 자신이 겪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인종차별,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처럼 마주하기 불편한 주제를 우아한 형식으로 풀어낸 시들은 “총검처럼 날카로운 서정시”, “가슴 깊이 감동적인 비가”와 같은 찬사를 받으며 퓰리처상에 선정되었다.
저자

나타샤트레스웨이

NatashaTrethewey
1966년미국미시시피주걸프포트에서태어났다.홀린스대학교에서영어영문학과문예창작으로,매사추세츠대학교애머스트에서시로석사학위를받았다.지금까지총다섯권의시집을출간했다.첫시집《가사노동(DomesticWork)》(2000)으로릴리언스미스문학상과미시시피예술원상을수상하며이름을알렸고,아프리카계시인의데뷔작에수여하는카베카넴상의첫번째수상자가되었다.2006년발표한세번째시집《네이티브가드》로2007년퓰리처상을수상했다.보수적인미국남부에서흑백혼혈로성장한어린시절의기억과어머니의죽음이라는개인적상처를남북전쟁에참전하였으나어디에도기록되지못한흑인부대의잊힌역사와엮어쓴이시집은상실과고통이라는아픈주제를우아한비가의형식으로풀어냄으로써시인만의완성된시세계를보여주었다는평을받는다.
이후2012년부터2016년까지미시시피주계관시인으로활동했으며,2012년과2013년두차례연속미국계관시인으로임명되기도했다.2019년부터미국시인아카데미의총장으로재임중이며현재는노스웨스턴대학교영문학교수로재직하고있다.2020년에는어머니를기억하며쓴회상록《메모리얼드라이브(MemorialDrive)》를출간하여많은이들의공감을얻으며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이름을올리기도했다.

목차

시간과공간에관한이론들·10


남부의초승달·15
나르시서스속(屬)·17
묘지블루스·19
몸이말할수있는것·20
사진:1971년눈폭풍·22
증거란무엇인가·23
글자·24
당신죽음후에·26
신화·27
해질녘에·29


순례·33
다큐멘터리의장면들미시시피의역사·36
1.킹코튼,1907년
2.상형문자,애버딘1913년
3.홍수
4.늦었다
네이티브가드·42
다시,그들판·50


목가·55
혼혈로태어나는것·56
어머니는다른나라를꿈꾼다·58
남부의역사·60
블론드·61
남부의고딕·63
사건·64
섭리·66
기념비·68
네이티브가드를위한비가·70
남부·72

주해·75
감사의글·78
옮긴이의말|증언과애도:역사를발굴하는시의힘·80

출판사 서평

망각된나의기억,쓰이지못한우리의역사
지워진이야기를다시기록하는일

나타샤트레스웨이는오래전한인터뷰에서,역사에서삭제된것들에관심을가지고있다고밝힌바있다.공공의역사적기록뿐만아니라가족사에,가족내에서조차이야기되지않는것들에,침묵또는망각속에남겨지는것들에,그리고우리가듣게되는이야기사이사이존재하는틈에.그런이야기들을복원하거나복구하는것이그의목표다.《네이티브가드》도그러한작업의일환이다.공적인역사에서지워졌거나누락된존재들,사적인역사에서의식적으로망각된기억들을발굴하여엮은이시집은침묵당하고삭제당한존재들과목소리들을되살린다는시인의철학을선명하게보여준다.
시집을여는서시‘시간과공간에관한이론들’에서시인은지워지고잊힌이들을찾아가는길위로독자들을초대한다.

미시시피49번고속도로를타고남쪽으로달려보라,일
마일일마일씩표지판은당신인생의

매순간을째깍째깍표시해주고.
(...)
당신이지니고

가야하는것만가지고오라-두꺼운기억의책,
여기저기비어있는페이지들._‘시간과공간에관한이론들’중
목적지는미국남부,준비물은빈페이지가있는기억의책이다.시인은엄마가허망하게죽은곳,미국남북전쟁때참전했지만그공을인정받지못한흑인병사들이이름도없이묻힌곳,시인자신이흑인과백인사이의혼혈로태어나인종차별을겪은곳으로돌아가정당하게기록되지못했던이들의이야기를비어있는페이지에적어넣는다.
그렇게완성해나가는책은시인자신의개인사와미국남부흑인의소외된역사를함께엮어쓴새로운역사서다.“시인에게개인의비극은공적인역사와떨어질수없는것이기때문이다.”(옮긴이의말)보수적인미국남부에서흑인여성으로태어난나타샤트레스웨이의어머니는당시불법이었던백인과의결혼을감행하고유능한커리어우먼으로서의길을걸으며주체적으로자신의삶을살아가고자했지만백인남편과의이혼후재혼한남편에게무참하게살해당한다.시인은너무고통스러워의식의영역밖으로밀어두었던이기억을되찾아와개인의역사에공백으로남겨두었던곳에써넣는다.지극히사적인것처럼보이는이작업은공적인역사를다시쓰는작업으로이어지는데,폭력적이고억압적인사회와가정에서살아남으려고군분투하다가마땅히받아야할공권력의보호를받지못하고죽음을맞은어머니의이야기는시인개인에게도비극적인이야기지만나타샤트레스웨이와그의어머니에게만국한되는이야기는아니기때문이다.어머니는안전하리라믿었던곳에서상상하지도못했던부정의와불합리에부딪혀스러진후제대로기억되지도,기록되지도못한이들과함께묻혔다.“나는지금망자들의이름사이를헤맨다:/우리엄마이름,내머리를누일돌베개.”(19쪽)어머니의기억과묘지를찾은시인의발길은자연스레다른망자들에게로향한다.
어머니의죽음이망각되었던것처럼역사에서의도적으로지워진이들도있다.남북전쟁때북부연방군대에서최초의공식흑인병사연대로인정받았던‘네이티브가드’는목숨바쳐싸우며전쟁을승리로이끄는데에공헌했음에도미국역사에서완전히누락되었다.시인은제3자의입장에서이야기하기보다는네이티브가드에속한병사가되어일기를쓰는방식을택한다.당사자가자신을지운역사속에자신의존재를직접기입하게한것이다.

다음과같은사항은꼭설명할필요가있다:
항복의백기를들었는데학살당한경우-
포트필로에서발생한흑인집단학살;우리의
새로운이름,아프리카군단(Corpsd’Afrique)-우리에게서
네이티브를가져가는단어들;촌뜨기들과자유민들-
자기고향땅에서추방당한사람들;병자들,불구자들,
잃어버린모든팔다리,그리고남아있는것들:환상-
통,텅빈소매에떠도는기억;게티즈버그에서
돼지에게먹힌사람들,무덤에아무표지도없는
사람들;모든죽은편지들,대답없는;
시간이침묵하게하고말사람들의말해지지않은이야기들.
전쟁터아래에는,다시초록이일고,
죽은자들은썩어가고-까맣게잊고서,우리가
밟고있는뼈의발판.진실을말하자면._‘네이티브가드’중

전쟁터에서목격한것들을읊는흑인병사의목소리는일기라는사적인글쓰기형식을통해더욱솔직하고꾸밈없는증언이된다.이렇게공적역사는사실개인사와다르지않음을,권력이선택적으로기록하고엮어‘역사’라이름붙인개인들의이야기밖에남겨진이들의이야기도기억되어야한다는것을보여준다.
남북전쟁의현장에서다시지금의미국으로돌아온시인은국가가역사에서지워버린존재들,사회가추방해버린존재들을불러내어목소리를부여한다.‘네이티브가드’의흑인병사가다른사람의일기장을가져와그위에자신의일기를겹쳐썼듯이,약자들을외면하고소외시킨이들의흔적이가득한곳위에자신의이야기를겹쳐쓴다.여전히강자들이만들어낸역사가공고한곳,자신을타자화하는곳에서시인은원래기록되었어야마땅한사람들,말들,사건들을발굴하여새로운역사로써내려간다.

길들도,빌딩들과기념비들도다
남부연합을기리기위해이름붙여진곳,

그오래된깃발이아직도걸려있는곳,나는돌아온다
미시시피로,내존재를범죄로만들어준

주(州)로-물라토,혼혈-내원래의땅에서
내가네이티브인데,이곳에그들은나를묻을것이다._‘남부’중

토박이면서속박된이들
모든슬픔과고통을함께앓아야하는이들

“1966년생의시인이먼미국에서쓴남부의역사가이곳한국에서어떤독자를만나게될까?(…)그이야기는오늘,이땅에서한국어의옷을입고누구에게가닿을까.”_‘옮긴이의말’중

시인의개인사와미국남부흑인의역사는우리와상관없는것처럼다가올지도모른다.그러나나타샤트레스웨이는“내가쓰는글속의사람들과그들의삶,그들의특정한상황에익숙하지않은독자들이그들에대해무언가알게되고,그사람들속에서자기자신을발견하기를,그로인해인류공동체를확장할수있기를원한다”라고한다.끔찍한살인사건의피해자가된시인의어머니나남북전쟁에서싸운흑인병사들의이야기는멀게느껴질수있으나,가정폭력에고통받다가목숨을잃은여성과국가권력에의해억압당하고지워지는약자들의이야기는우리의것이기도하다.시인은그렇게목소리를뺏기거나잃은사람들을찾아가그들의아픔을들여다보고,그들의이야기를세상에남기고,그행위를통해그들에게,또그들안에있는우리에게힘을준다.미시시피49번고속도로위로초대받은독자들은이여정을따라가며시속에그려진존재들의삶을목격하고,단순히지켜보는것을넘어서그들을기억하고기록하는일에함께하기를요청받는다.

사전을찾아보면‘네이티브’의첫의미는,놀랍게도,‘토박이의’가아니라‘노예나속박의상태로태어난사람들’이다.(…)나,우리각자,우리모두는이땅을,내가눈감고있는내안의모순들을,외면하고있는이웃의슬픔을,국가의운명을,꾸밈없이,속절없이함께앓을수밖에없는존재다.그래서더욱더우리는서로가서로를지켜주는‘가드’가되어야할것이다._‘옮긴이의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