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총을 쏴라 (제8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 김경순 장편소설)

장미총을 쏴라 (제8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 김경순 장편소설)

$14.00
Description
트리거가 당겨진 순간,
칠흑 같은 장막에 가려져 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제8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김경순 장편소설 《장미총을 쏴라》 출간

“우리 소설사는 강력한 반전(反戰)소설과
정교한 반전(反轉)소설을 동시에 갖게 되었다”
심사위원 김미현·김인숙·류보선·이기호·천운영
저자

김경순

김경순은소설가이다.2004년〈쇼윈도〉로문학수첩신인문학상을받아등단했다.장편소설《21》《춤추는코끼리》《빌바오,3월의눈》을출간했으며제8회김만중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장미총을쏴라

제8회황산벌청년문학상심사평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충남논산시가주최하고경향신문,은행나무출판사가공동주관하는제8회황산벌청년문학상수상작《장미총을쏴라》가출간되었다.《장미총을쏴라》는“의미와재미,속도와중량감을함께지닌소설”이라는평을받으며심사위원전원의흔쾌한동의로수상의영예를안았다.“총이아름다운건그자체의아름다움때문이아니라살상의위엄때문이다”라는소설속문장은작품전체를관통하고있는하나의전언이된다.총구와총신의디자인적,미학적요소에서오는아름다움이아닌,‘살상의위엄’으로부터오는아름다움.그의미심장한말이내포하고있는서늘한냉기에독자의고개가갸웃해지는순간,작가는범인이누구인지를작품의도입부터명확하게드러내며작중인물들의내면변화를과감하게해체해보인다.

폐놀이공원에울려퍼진세발의총성.두명의사망자와한명의중상자.두사람을사망에이르게한범인은중상을입은채로현장에서체포된,잡지사‘건(GUN)’의인턴사원한옥인이다.소설은‘누가,어떻게’가아닌‘왜’에초점을두고사건을정면으로돌파해나간다.문학평론가류보선의말처럼,《장미총을쏴라》는“이중적인의미에서의반전소설”이다.인간이‘총’자체에매혹당하는과정을그려낸뒤독자가가장몰입한순간그매혹당함이“인류에게재앙을불러온바로그진원지인것으로”순식간에이야기를전도시키며폭력의본질에대한묵직한질문을던진다.

“차장이잡아준자세그대로정지해있다가슛!소리에맞춰첫발을쏘았다.아주엉뚱한데로가지는않았다.심장아래갈비뼈부근에명중했다.붉은피는쏟아지지않았지만구멍뚫린모양이진짜갈비뼈를부러뜨린느낌이다.연발로쏜두발중마지막발은명중에가까웠다.부장이손가락휘파람을불었다.”_본문에서

‘총’으로상징되는역사의폭력이
언제든‘폭력의역사’로뒤바뀔수도있다는전언

추리소설작가현은교도소재소자들을상대로글쓰기수업을진행하고있다.그과정에서재소자들의이야기를스토리화하며그들을면담하는구술작업도병행하는중이다.그가현재면담하고있는사람은한옥인이라는재소자로,비밀리에진행된사내불법건배틀에서자신의상사두명을실수로쏴사망에이르게한인물이다.한옥인은자신이겪은일을현에게상세히설명하고,그는한옥인의시점으로그녀가겪은일들을써내려간다.

몇년째언론고시에서낙방만하고있는한옥인은베일에싸인총기전문잡지《건》에지원한다.그녀는면접날회사사무실벽에걸려있는1800년대후반의빈티지총을보고묘한감정을느낀다.뱀피문양이새겨진총은공포가아닌압도적인아름다움으로한옥인을사로잡는다.총기전문잡지사답게사장실에는권총,소총,기관총등다양한총들이빼곡하게진열되어있다.

사장은한옥인과그녀의인턴동기진명유에게3개월의수습기간을거쳐단한명만정규직으로채용하는서바이벌체제를운영하겠다고공지한다.한옥인은창간10주년기념특집기획안을준비하던중과거이회사에근무했던편집자김수정의존재를알게된다.이에흥미를느낀한옥인은차장에게그녀에대해묻지만돌아오는반응이영수상하기만하다.

“그런데여기김수정이라는직원이있었어요?
내질문에종일무표정하던차장의얼굴이섬뜩하게변했다.(……)만약차장이무심하게‘2년쯤근무하다그만둔직원’이라고했으면어땠을까.그냥지나쳤을까.”_본문에서

사장은여러모로대단한사람이었고자신의집안내력에대해굉장한자부심을가지고있었다.한편그는한옥인과진명유를자신의집으로초대해그가지금까지모은총기컬렉션을보여준다.한옥인은회사에걸려있던‘장미총’을처음보았던날을상기한다.그때느꼈던아름다움과압도감.말로설명할수없을만큼강렬한감정에사로잡힌그날,한옥인은처음으로사격에도전한다.총알이발사됨과동시에한옥인은알수없는해방감을느낀다.

“이최초의손맛을오래도록잊지못할거같다.자꾸더쏘고싶었다.초등학교입학식때나를빙둘러싼친구들이손가락질을하며놀리던것,하굣길에친구들과시장을지나갈때발골하는엄마를보고애들이옥인이엄마라고수군거렸던것,어려서식당이나호프집같은데배달을가면어른들이이상하게쳐다보던부끄러움과열등감을후련하게날려버린기분이었다.”_본문에서

한옥인은김수정이메모해둔것으로추정되는‘트리거트리거’카페를본격적으로추적한다.차장의수상쩍은반응이그녀의호기심을자극한것이다.한옥인은그과정에서‘도일’이란남자를만나게된다.와인바를운영하고있는의문의남자.그는자신이트리거트리거카페에서강퇴당했으며,그카페는보이는것이전부가아닌곳이라고경고한다.모든것이혼란한그때,한옥인은10주년특집기획주제로진명유가기획한‘총기허용’이채택되자정규직이되지못할지도모른다는불안감에사로잡힌다.조급함을느낀그녀는자신도모르게건배틀을해보자는무리수를두게된다.김수정을죽음으로몰고간것이사내건배틀임을알고있는한옥인은곧바로후회를하지만돌이킬수없는일이었다.그렇게현은한옥인의이야기를통해사건의퍼즐을조금씩맞춰나간다.숨겨진이야기가더있을것이다.한옥인이자신에게아직털어놓지않은,말해지지않은이야기들이.

“대의의폭력은어떻게내면의폭력과연결되는가”
우리시대보이지않는‘대의’의윤리와
교묘하게감춰진‘서바이벌’질서를돌아보다

《장미총을쏴라》는“허구와현실,과거와현재,정의와폭력의경계가모호해지기에다양한독법으로읽을수있는”소설이다(문학평론가김미현).실제로우리주변에서벌어지는크고작은일들은명확하게선을그을수없는것들이많다.모두가일정부분책임을지고있는것이다.우리는우리도모르게어느순간가해자가되기도하고,피하려고노력했음에도결국피하지못한채어떤사건과(혹은누군가와)정면충돌하기도한다.‘장미총’을두고벌어진살인사건.그사건을중심으로얽혀있는사람들.작가는단순히사건의개요를나열하고동기를서술하는것에서그치지않는다.인간을매혹시킨총과그매혹이불러온인간내면의본성에대한사유의장으로독자들을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