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관계적 타자

동물: 관계적 타자

$10.51
Description
동물과 인간의 사랑, 차이에 기초한 새로운 사랑을 꿈꾸다
보호와 해방의 윤리를 넘어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의 인문학
1500만 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말이 유행하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 동물을 사랑하는 데 진심인 시대이지만, 역사상 가장 많은 육류를 소비하고 실험실에서 동물이 죽어 나가는 시대이기도 하다. 동물을 아끼면서 희생시키고, 보호하면서 이용하는 우리는 과연 동물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동물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고, 앞으로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배반인문학 열여섯 번째 책 《동물, 관계적 타자》는 동물을 바라보는 기존의 철학적·윤리적 관점들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새로운 사랑 방식과 관계 맺음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먼저 동물의 권리와 존엄을 위한 철학인 동물해방론과 동물권리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인간의 억압적 지배로부터 동물을 해방시키고 인간과 함께 문명을 이룩해온 동물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그들의 주장은 동물의 삶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인간의 능력을 우위에 두고 동물을 보호받는 자리에 위치시키는 인간중심적인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동물이 인간에게 지배당하거나 보호받거나 해방되는 존재가 아닌, 지구라는 삶의 터전을 공유하는 공동생활자임을 강조한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 그 사이의 사랑이 왜곡된 것은 동물에 대한 인간의 무지 탓임을 지적하며, 동물과 인간의 관계 맺음을 인문학적 성찰과 비판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다.
저자

임지연

건국대학교에서현대시를전공했다.현재건국대학교몸문화연구소조교수로재직하고있다.2005년부터문학평론을시작하였고,시전문지《시작》편집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사랑,삶의재발명》《‘이후’의말들》《공동체트러블》을냈으며,《신유물론》《인류세와에코바디》등에글을실었다.1960~90년대한국의지식장과문학의관계에천착하고있으며,동시에생태,동물,가이아,AI등에관심을가지고공부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동물해방인가,동물권리인가,동물관계인가?
밍크는해방되었을까?
모든동물은평등하다-동물해방론
동물도시민이다-동물권리론
동물은감염시키고빵을나누는소중한타자다-동물관계론

2장쥐이야기
쥐의특이한위치
하멜른의쥐잡이사나이
쥐는박멸되지않는다
동물-되기혹은쥐-함께-되기
쥐와인간의평등한관계는어떻게가능할까

3장동물,정체성에서행위성으로
동물의시선앞에서나는누구인가?:시선의얽힘
동물은우리를(새로운)인간으로만든다:언어없이대화하기,주의를기울이기
야생에서재야생화로
나가며환대에서공생으로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동물에대한인간의사랑방식을의심하다
-동물보호와동물해방은동물을위한일인가

1998년영국,동물권활동단체인‘동물해방전선’은밍크농장에침입하여비좁은케이지에갇혀있던6,000마리의밍크를‘해방’시킨다.그들은인간과동물의권리는동등하므로밍크의털을얻기위해밍크를사육해서는안된다고말한다.그런데해방되어자연으로돌아간밍크는야생숲에적응하지못해일찍죽거나마을로내려와아이와반려동물을위협하다가죽임을당했다.‘해방’된밍크는드넓은숲에서갑자기내던져져행복하게살아갈수없었다.이때의‘해방’은밍크의입장이아닌인간의관점에서바라본‘해방’이다.
이러한인간중심성은피터싱어의동물해방론에도전제되어있다.싱어는동물이쾌감과고통을느낄수있는‘쾌고감수능력’을지닌존재이며,인간이동물의이익과행복을고려하지않는것을‘종차별주의’라고말한다.또한인간의미각은동물의목숨에비하면사소한이익이며동물실험으로부터얻은유용성은분명히입증되지않았으므로동물을죽여서는안된다는공리주의적논리를펼친다.또한동물과인간의평등성을입증하기위해동물과지적장애가있는성인이나어린아이를비교한다는점에서인간중심성과한계를드러낸다.
동물의내재적권리를인정해인간과동등한권리를부여해야한다는톰레건의《동물권옹호론》이나동물을인간과동일한사회적구성원혹은대등한거주자로인정해야한다는윌킴리카의동물정치론역시차별받아온사회적소수자들에게권리를부여하는인권의확장방식과유사하게인간이동물에게권리를부여하는인간중심성을전제하고있다.저자는두이론모두동물의삶을개선시킬수있는급진적논의이지만,윤리와민주주의를근간으로하는인간사회에동물을편입시키는방식이지인간과함께지구생활자로살아온동물을존중하는방식은아니라고말한다.
저자는개를‘소중한타자’이자‘반려종’이라고선언한해러웨이의동물관계론에집중한다.인간은동물을보호하거나해방시키는존재가아니라,함께공생의역사를써온‘반려종’이라는것이다.인간이개를인간사회로데려왔으므로권리를부여해야한다는동물정치론과달리,동물관계론에서는개와인간은서로의필요에의해조우해함께공생의역사를써온공생관계에있다고본다.따라서동물에게자유와권리가필요하냐고묻는것이아니라동물에대해알아가며대화를나누고서로에게권리를부여해나가야한다고말한다.

동물에대한앎은곧사랑의가능성이다
-동물을마주하고응답하는새로운인간성을꿈꾸다

저자는벌거벗은채로고양이를마주해수치심을느낀데리다를비롯해,동물을‘마주할’수있는철학이부재해온현실을지적한다.데리다는수치심을느끼며고양이가인간과마찬가지로능동성을지닌존재로서‘타자’인자신을인지하고있음을알게된다.그러나데리다는고양이가어떻게느끼고생각했는지,고양이의시선이란무엇인지는묻지않는다.레비나스역시동물을자신의타자윤리체계의바깥에두었고하이데거는동물이인간적인것을결여한채로세계빈곤속에존재한다고표현한다.동물의시선을이해하려노력하지않았기에동물과인간이‘마주할’수없는것이다.
저자는동물과마주하고,서로권리를부여하고,공생의관계를구축하려면먼저동물에대한무지를극복해야한다고말한다.동물학자이자자폐인인템플그랜딘은동물연구에서독보적인업적을이루었는데,그는자신(자폐인)이동물과유사하게느끼고행동하기때문이라고말한다.그는소의몸을압박하는보정틀에서소가안정을찾는것을보고자신에게맞는압박기를구상해고양이를끌어안는법을배운다.그는소를이해하기위해소처럼눕고소처럼보는것을서슴지않는다.그랜딘은동물의삶에세심하게주의를기울이며언어없이도동물과대화를해나간다.동물의사고방식과감정의작용을이해하기위해기꺼이동물이된다.
저자는바로‘주의를기울이는것’이동물을알아가는핵심이라고본다.우리가동물이라는존재에주의를기울일때,식탁의고기가어디에서왔는지수족관의돌고래는과연행복한지함께사는반려동물이어떤감정을느끼는지언어없이도알아갈수있다고말한다.‘주의를기울이는것’은주변의동물에서시작해인간과공생해온동물전체로확장되어,인간과한번도분리된적없었던공생자동물의역사를이해하는방향으로나아간다.이는동물을배려하고관리하는것이아니라동물과어떻게좋은관계를맺고함께살아가고죽을것인지에응답하는것이며,인간의탐욕이만들어낸인류세의위기를넘어설수있는새로운인간성이다.

한번읽으면결코배신하지않는반려인문학
은행나무출판사〈배반인문학〉시리즈출간!
인문학의효용은궁극적으로나에대한관심,나다움에대한발견에존재한다.또한인문학은스스로성숙한삶을살아나가는데있어근본의힘을제공한다.〈배반인문학〉시리즈는이처럼‘나’를향한탐구,지금나에게필요한질문과그것을둘러싼사유를제공하기위해기획되었다.지금나는무엇을보고,어디에서있으며,무엇을향해나아가고있는가?현대철학과사회의화두인‘몸’을매개로인간과사회의관계를연구하는건국대학교몸문화연구소필진은이질문에답할수있는키워드를선정해,일상속인문학적사유를쉽고명료하게펼쳐낸다.내삶을더욱풍요롭게해줄〈배반인문학〉의다채로운사유의항해에몸을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