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의 방주

환영의 방주

$15.00
Description
“중요한 건 그러니까 ‘이유’입니다
당신이, 그리고 내가 존재하는 이유. 존재의 이유 말입니다”

인간과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균열
그 미세한 틈에 꽂히는 섬광 같은 직구

세계문학상 · 젊은작가상 · SF어워드 수상 작가 임성순 신작
발표하는 작품마다 새로운 소재와 문체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온 소설가 임성순의 두 번째 소설집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신작 《환영의 방주》엔 첫 소설집인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보다 더욱 강렬하고 미래적인 일곱 편의 작품이 실렸다. 인간과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미세한 균열을 임성순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들로, 현재와 미래를 거침없이 오가며 시스템 안에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인간 군상을 풍자하고 있다.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무거운 주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들은 독자에게 지적 유희를 선사하고, 필요 이상으로 빠른 기술 발달로 인해 망각되고 있는 사회적 윤리에 관한 사유의 장(場)을 열어줄 것이다.

“성장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미 인간 사회는 그런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있거든요. 자본주의 성장을 멈추는 순간 내부는 붕괴합니다. (……) 의미 없는 것은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거대한 계획의 일부이고, 그것이 제가 받았던 계시입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제가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_본문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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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성순

1976년전라북도익산에서태어나성균관대학교국문과를졸업했다.1980년대학창시절대부분을경기도안양에서보냈다.어릴때부터공부와는담을쌓고만화,영화,게임등늘새로운것에관심이많았다.컴퓨터와인터넷을처음접한디지털1세대이자미완성형오타쿠로서작가를꿈꾸었으나대학시절영화「친구」의곽경택감독의영향으로연출부생활을하게되어여러작품의시나리오작업에참여하였다.장편...

목차

타이탄의날007
들림받은자들035
히카리067
환영의방주117
퍼스트제너레이션169
번아웃199
madeinheaven215

작가노트261

출판사 서평

“세상은제게말합니다.너는미쳤다고!정상이아니라고!
여러분께묻습니다.정말그렇습니까?”

〈타이탄의날〉은크라켄해연안에있는해안도시‘뉴베니스’를배경으로한다.‘프로젝트헤르메스’가진행되던곳.우주선건조에필요한유기화합물을생산하는지역으로,프로젝트는중단됐지만자동화공장들은멈추지않고돌아가고있다.그곳에아웃스페이스유니온보험사직원인‘나’가도착한다.반세기전에작성된계약서에서명을받기위해.〈들림받은자들〉은환경문제를다루고있는소설이다.하루에150종의동물이멸종하는대멸종의시대가도래하고,‘나’는주장한다.지금일어나는멸종의원인은운석도,화산도아닌바로인간이라고.우리는다름아닌,잿더미에서불사조가부활하듯찾아올새로운시대를위한장작이라고.오직깨어있는자들만이선택받은첫인류로서구원받을수있을거라고말한다.

“그거야.그래서날찾아온거군.지구에선우리가죽길기다린거야.아웃포스트의모든이주민이.그래야프로젝트를부활할수있을테니까.우리가죽으면이곳의모든소유권은다시보험사와투자사로돌아갈테니까.”
그는형형한눈빛으로이렇게말했다.자신들을버려둔지구를향한분노가노인에게생기를불어넣는것같았다.
“부정은하지않겠습니다.당신은이뉴베니스의마지막생존자고당신이죽으면이곳무인공장의운영권은투자조합에게회수되니까요.”_본문에서

〈히카리〉는리얼돌을데리고다니는남성을우연히배에서만난,한오토바이여행객의시선으로이야기가흘러간다.‘나’는블라디보스토크에서출발해유럽까지오토바이를타고대륙을횡단할예정이다.예행연습겸홋카이도에가기로하고배에승선하는데,핸드폰충전기를찾기위해한남자와1층갑판으로함께내려가다우연히그의차조수석에여자가앉아있는것을발견하게된다.묘한공포감에사로잡힌‘나’는이내그것이사람이아닌리얼돌이라는사실을알아챈다.당황한남자는‘나’에게변명을하기시작하는데…….〈환영의방주〉는군함정에서권총자살한함장과그의죽음을둘러싼이야기이다.핵미사일발사를명하고세계전쟁을목전에둔상황에서스스로목숨을끊은함장.부장은승조원들에게이죽음에대해알려야할의무가있지만이미최악으로치달은상황에숨이막혀온다.그들에겐,이제돌아갈‘집’이더이상존재하지않기때문이다.

“지휘통제실로들어가기직전,부장은잠시멈춰서야했다.떨리는손을진정시키기위해서였다.그가어떤모습으로들어오는지모두호기심가득한눈으로바라보리라.그가해줄답을기대하면서.심호흡을하자머리가어지러웠다.이제배는온전히그의책임이었다.부장은이들을살려서집에데리고돌아가야했다.
돌아갈집이있다면.”_본문에서

〈퍼스트제너레이션〉은2002년종로에서‘아이팟’을산트랜스젠더의이야기를차근차근따라간다.헤어진애인을만나기위해,매킨토시로만음악을넣을수있는아이팟을산그녀는애인의작업실에찾아가별다른말없이음악을넣어달라고한다.끔찍이도서로를사랑했던그들을이별로몰아간것은무엇이었을까.〈번아웃〉은말그대로코로나시국에‘번아웃’에빠진직장인의딜레마를그린소설이다.네명이서하기에도벅찼던일을세명이하게된상황.회사는사람을충원해주지않았고,이유는간단했다.굳이충원하지않아도회사가돌아가기때문이다.아침에몸을일으키는것조차매번결심을필요로하는매일.밤낮없이일을하는데도출근하면새로운일들이쌓여있고,‘나’는점점지쳐간다.급기야‘나’는자신이회사에서가동하는라인이된것만같은기분에사로잡힌다.

“어느순간이되자통증도사라졌다.아침이면찾아오는무력감과피곤함은여전했지만그것도연구실문을통과할때까지였다.바라는것도,필요한것도점점줄어들었다.점점나자신이희미해지며일만남았다.감정조차천천히탈색되어갔다.어떤때는너무무감해스스로에게깜짝놀라곤했다.비로소내가거대한라인의일부가된것만같았다.어쩌면내삶은이순간을위해존재하는것이아닐까.”_본문에서

〈madeinheaven〉은휴머노이드형사와일하게된경찰의이야기를들려준다.하나의개체로서각서에소속된휴머노이드형사‘파트너’는경찰의수사전담인공지능네트워크역할까지담당하는데,사건에대한분석도탁월했고특히업무처리능력이인간과비교할수없을정도로뛰어났다.자지도,쉬지도,실수도하지않는‘파트너’.하지만생각지도못한문제가발생하는데…….

“뭘이해했다는건지알수없었다.욕구불만이라는걸느껴본적도없으면서.가끔인공지능이무언가공감하는시늉을할때마다잠들어있던반골기질이꿈틀거렸다.물론사람들도공감하는척,형식적인답들을한다.내가‘파트너’에게화가나는건,어쩌면그들이내생각보다훨씬더인간과유사하다는사실이주는불편함때문인지도몰랐다.”_본문에서

“가볍게출발한것치고결과물이꽤무거워진것은
아마도우리를둘러싼세상이가볍지않기때문일겁니다.”

임성순의소설은매번놀라움의연속이다.새로운장르나소재에대한낯섦도임성순의손을거치면‘이야기’그자체가된다.일견장편으로만다룰수있을것같은,거대하고무거운주제도임성순은촘촘한얼개와빈틈없는구성으로단편화한다.이는그가자주다뤄온,블랙코미디와SF라는장르를통해과감하게확장된다.재치있는문장,개성있는필치,그리고탄탄한이야기까지.작가가이야기뒤에감춰놓은함의를발견하는순간우리는임성순의소설에더욱강력하게매료되고야만다.오직임성순만이쓸수있는소설들.그함의와해학의세계에독자여러분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