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 은행나무 시리즈 N 7 (양장)

구의 증명 - 은행나무 시리즈 N 7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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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사랑 후 남겨진 것들에 관한 숭고할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

최진영 소설 《구의 증명》은 사랑하는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 혹은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최진영은 퇴색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아름다운 문장과 감성적이며 애절한 감수성을 통해 젊고 아름다운 남녀의 열정적인 사랑과 냉정한 죽음에 대해 세련된 감성과 탁월한 문체로 담아내고 있다.
저자

최진영

1981년눈이많이내리던날서울에서태어났다.낮엔일하고밤엔글쓰다가2006년[실천문학]으로등단했다.소설집『팽이』,『겨울방학』,장편소설『당신옆을스쳐간그소녀의이름은』,『끝나지않는노래』,『나는왜죽지않았는가』,『구의증명』,『해가지는곳으로』,『이제야언니에게』,『내가되는꿈』,『팽이』,『겨울방학』등을썼다.앤솔러지『장래희망은함박눈』을함께썼다....

목차

구의증명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상상을가능케하는사랑
그런사랑을가능케하는상상

여자와남자가등장한다.관형사‘한’이아닌대명사‘이’사람일수밖에없는관계.그런사람들이있다.그걸운명이라말할수도있겠고,대수롭지않게연인이라고잘라말할수도있겠으나소설에서의두주인공‘구(남자)’와‘담(여자)’은그낱말의범위에서조금은이탈해보인다.그들은회문(回文)처럼영원히같이붙어원의둘레를순환할수밖에없는관계.타인이만들어낸우연과엇갈림등속을겪지만삶의곡선위에놓인두개의점은궤도가같기에그들의운명또한같을수밖에없어어떻게든만나게된다.누구는그런관계를지독하다할지모르고또누구는완전한사랑이라말할수도있겠다.그러나애석하게도비극은이럴때에급작스럽게그들위에놓인다.사랑하는사람의죽음,거부될수없는삶의끝.소설은그런비극위에서시작된다.사랑하는사람의시신을발견하면서,꺼져버린사랑을재확인하면서.

길바닥에죽어있는구의옆에앉아말을건네는담의낮은목소리에는비통한자들만이가질수있는텅빈고독이스며있다.또초점을잃은시선은현실이아닌비현실의풍경을바라보는듯하다.그런와중에그녀는먹는다.죽은자의신체의일부를조금씩먹기시작한다.파격인가.먹는다는결과보다는왜먹을수밖에없는가,라는원인에주목한다.지금그녀에게현재는죽음이다.그러니더더욱과거에집중할수밖에.죽은자들은심장이멈추고얼마동안청각이살아있다고했던가.그녀가죽은남자에게속삭인다.사람이란뭘까,나는흉악범인가혹은싸이코인가아니면마귀,야만인,식인종?나는누구인가.그어떤범주에도자신을완전히집어넣을수없다고죽은자의귀에대고속삭인다.단지,너를,당신을먹을뿐이다.

소설은현재를말하고있으나이미연인의죽음으로시간은정지되었고,화자인그녀가독백하는모든것은사랑했던사람과함께한지난시간이지금의그녀머릿속의전부다.소설은천천히그와그녀의과거로돌아간다.먹으면서과거속에머문다.그를먹는것은그의시간을먹는것이고그들의과거를통째로삼키는일일것이다.제의.죽은자에게남아있는자들이할수있는예의.그녀는그를먹음으로써제의한다.비극이란막을수있는게아니다.비극그것은어떤본질에가닿아있는무엇이다.그럼으로그녀는자신이하고있는,생각하고있는지금의이제의를믿을수밖에없다.고로완전히자신의몸속에그를씹어넘긴다.그래야만그는죽지않고그녀안에살수있기때문이다.

단지,사랑이라고부를수밖에.

이지독함또한사랑이리라.누군가의삶한가운데그런사랑이놓인다.삶의원심력이그들을튕겨내지못한다.그들은중심한가운데오롯이있다.비극적운명이라고말할수있을지도모른다.말도안되는사람들이라고욕할지도모른다.하지만이두사람은우리와다르지않다.어쩌면우리곁에있고보통의사랑을하고보통의삶을살아갈법한구와담인지도모른다.이소설은특별한사랑에관한이야기가아니다.우리가많이봐왔고많이경험했던바로그사랑에다름아니다.사랑하는사람이현실에서생명이꺼지고그후의우리들의표정을상상한다.우리는얼마나준비가되어있는가.상실에대해.남겨진다는것에대해.

*은행나무‘노벨라’가은행나무‘시리즈N°’으로새롭게시작합니다.
2014년론칭해2016년까지총13권을출간하고잠시멈춰있던은행나무노벨라시리즈가새로운명명과지금이시대를대표하는젊은작가들의작품으로다시출간됩니다.배명훈최진영정세랑안보윤황현진윤이형문지혁등3~4백매분량의중편소설시리즈로한국문학에새로운기운을불어넣었던‘은행나무노벨라’.그의미를동력삼아현재한국문학장에서활발하게활동중인젊은작가들의장편소설선‘시리즈N°’으로바통을건네받아이어갑니다.이번신작3종(박문영,장진영,황모과)을비롯해구간리커버(최진영윤이형황현진,이하순차적으로리커버)를동시에출간하며서이제장희원한정현정용준정지돈등각자의개성과상상력이담긴작품들을선보일계획입니다.문학에서발견하는그위태롭고무한한좌표들로한국문학의새로운지도를완성해갈시도를독자여러분께서도함께해주시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