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마취 상태 -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9

반마취 상태 -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9

$17.00
Description
가장 새롭고 이질적이며 현대적인 이디스 워튼
화려하고 공허한 재즈 시대에 대한 날카롭고 유머러스한 풍자

“미국이라는 나라의 명성에 영예를 가져다주는 작가.” _뉴욕타임스
여성 최초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국내 초역작
헨리 제임스와 함께 미국의 위대한 소설의 대가로 꼽히는 이디스 워튼의 후기 작품 《반마취 상태》가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제9권으로 출간됐다. 이디스 워튼은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다. 1927년에 발표된 《반마취 상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1920년대 미국 재즈 시대에 뉴욕의 한 상류층 가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 아래 숨겨진 가족 구성원들 간의 갈등,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생기는 황당한 일들과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한 예리하고 재치 있는 풍자는 기존에 알려진 이디스 워튼 소설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낯설고 현대적인 색을 띠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익숙한 이디스 워튼만의 문학적 탁월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저자

이디스워튼

1862년1월24일미국뉴욕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부터문학,철학,종교서적을탐독했고다양한독서의내공으로1878년첫시집을출간했다.1885년열세살연상의에드워드로빈스워튼과결혼했으며1894년부터심각한신경쇠약을앓았다.이를치료하기위해유럽으로이주,이후여러나라를옮겨다니며유럽지역의역사,건축,미술에대한글과소설을썼다.

1905년장편소설『환락의...

목차

1부7
2부159
3부291

옮긴이의말439

출판사 서평

새로운시대를말하기위한새로운글쓰기
이디스워튼정전(正典)의확장

『반마취상태』는1927년〈픽토리얼리뷰〉에연재되었다가같은해에단행본으로출간되었다.베스트셀러에오르며상업적으로성공을거두었지만,당시비평가들사이에서는평이갈렸다.그의대표작으로여겨졌던『환락의집』『순수의시대』와매우다른결의작품이었고,이야기진행방식이나소설속에등장하는인물들이그때는받아들이기어려웠기때문이다.그러나이후작가의작품세계에대한연구가계속되며『반마취상태』에대한재평가가이루어졌다.

『환락의집』이비극,『그지방의관습』이맹렬한풍자라면,『반마취상태』는희극이다.전작의등장인물과상황을단순히약하게반복하기보다는완전히다른것을만들어냈다는점에서이디스워튼의통찰력을엿볼수있다.그는새로운시대에맞춰놀라울정도로자기자신을일신했다._비평가에드먼드윌슨의리뷰중에서

1차세계대전후물질주의와쾌락주의가극에달했던1920년대미국사회를비판하기위해작가는장르간경계를흐려희극과고딕소설을혼합한새로운글쓰기형식을만들어냈다.정신적으로고립된여주인공,어두컴컴하고음울한공간적배경,초자연적인힘등전통적인고딕소설의요소를유머러스하고현대적으로재해석함으로써당시시대상을재치있게풍자하고있다.여러인물의관점을오가며다소혼란스럽게이야기를전개하는서술방식은이전작들과비교하여완성도가낮다고여겨져비판을받기도했지만혼란스러운미국사회상을반영하기위한의도적인무질서함으로,동시에모더니즘문학의대표적인기법으로후대에재평가되었다.이처럼한때『반마취상태』는『환락의집』『이선프롬』『순수의시대』등으로대표되는이디스워튼의통일된걸작선에걸맞지않다고생각되기도했으나현재에는오히려작가가전하고자했던메시지를명확하고효과적으로드러내기위해정교하게쓰인텍스트로새로이주목받고있다.

“죄와고통은실은하나거든.우리는스스로고통을거부해야해.”
고통과불안을회피하기위해스스로에게진통제를주사하는반마취사회

제목‘반마취상태’는1920년대에특히뉴욕상류층여성들사이에서출산시통증을줄이기위해널리사용되던의학기술과관련된용어다.출산하는여성에게모르핀과스코폴라민을혼합한진통제를주사하면산고가줄어들뿐만아니라고통스러운출산에대한기억자체를잃게되는데,이러한무통증,기억상실상태를‘반마취상태’라고불렀다.작가는모든등장인물이,나아가사회전체가이러한‘반마취상태’에빠져있다고보았다.소설속에서이용어는단한번쓰인다.이야기의중심인맨퍼드가족의며느리리타의출산에대한대목이다.

그녀가요구한것은단한가지,그녀를‘아프게’하는것이없어야한다는것뿐이었다.그녀부류의젊은여성대부분은공통적으로육체적통증에대해맹목적인두려움을갖고있었다.그러나요새는그런것이너무나쉽게처리되었다.맨퍼드부인은(…)시골에있는,가장완벽한‘반마취상태’분만을사용하는시설을물론알고있었으며,리타를그중가장사치스러운병실에집어넣었다.(…)그곳에서리타는인식도못한채가볍게모성으로미끄러져들어갔다.마치그녀의침대옆에있는아기침대에어느날갑자기나타난그밀랍인형이,매일아침그녀의베개위에놓이는커다란온실장미꽃다발더미속에담겨오기라도한듯이말이다._23쪽

이는리타나맨퍼드가족의성향을보여줄뿐만아니라재즈시대미국에대한비유다.1차세계대전종전이후미국은최고의경제호황기를맞았고여러방면으로기술적진보를이루었지만동시에기존의가치관이붕괴되어매우혼란스러운시기이기도했다.이때사회전반에모든종류의고통과갈등을직면하고해결하기보다는회피하고자하는욕구가팽배했다.젊은세대는재즈음악,춤,음주,스포츠,섹스등의유희에탐닉했고,최신과학기술에대한맹신,돈으로모든것을해결할수있다는물질주의적신념,신앙요법이나심령술에대한믿음등이널리퍼졌다.리타가육체적통증에대해거의병적인두려움을가지고있는것이나그통증을피하기위해비용이많이드는최신식‘반마취상태’분만을택하는것도이러한사회적분위기를반영한것이다.

『반마취상태』는손쉽게고통과불안을회피하고자하는욕구가궁극적으로사회에끼칠부정적인영향과개개인에게불러올공허감에대한경고다.그러나작가는엄중하고심각한방식을취하기보다는헨리제임스가칭찬한“아이러니와풍자에대한놀라운재능”을한껏발휘하여이도피적인노력들이얼마나우스꽝스러운지보여주는방식을택한다.

“어떻게사람들이엘리베이터없이살고있는지모르겠어요,안그래요?(…)우리는계단을걸어서오르락내리락해야만했다고요!(…)둘째날골프를두게임치고새벽4시까지춤을추고난후,그미끄럽고끔찍한계단을더이상은참을수없다고허먼에게말했죠.그게내심장을그냥파괴하고있었어요!”(…)폴린도똑같았다-결코계단을걸어올라가는법이없었고,그러고서는근육이마비되는것을막기위해서체조를해야했고정골요법을받아야했으며,힌두현자들을불러들여야했다._98-100쪽

그러나터무니없을정도로과장되고모순으로가득차보이는이들의모습은지금우리의모습과크게다르지않다.‘웰빙’,‘힐링’과같은단어가연달아유행한우리사회도숨가쁘게바쁜일상속에서육체적·정신적피로를회복하기위해끊임없이새로운“만병통치약”을찾고만들어내고있다.이디스워튼의유쾌하지만날카로운통찰은1920년대미국을넘어지금이시대를살아가는우리의삶까지관통한다.

추천사

미국적삶에대한당신의연구에박수갈채를보냅니다.아이러니와풍자에대한당신의놀라운재능을마음껏펼치십시오.그게당신의가장귀중하고유익한원동력입니다.
-헨리제임스(‘이디스워튼에게보내는편지’중에서)

뉴욕상류층사교계의삶을꿰뚫는놀라운연구.모든등장인물이완전하고날카롭게그려졌으며,이야기는가장훌륭한수준의능숙함으로다루어졌다.이디스워튼의예리한풍자적신랄함으로작품전반에맛을더했다._뉴욕포스트

미국이라는나라의명성에영예를가져다주는작가._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