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강요당한자들에게주어진단한번의기회
아무것도하지않을것인가,남아서싸울것인가,떠날것인가
가해자들이돌아오면,몰로치나의여자들에게는이들을용서할기회가주어질것이다.그래서모두다천국에갈수있도록.만약여자들이그들을용서하지않는다면,이공동체를떠나바깥세상으로나가야한다고피터스는말했다.여자들은바깥세상에대해아는게하나도없는데도.여자들이그에대한대답을준비해서정리하기까지주어진시간은고작이틀이었다._21쪽
고립된메노파공동체인몰로치나에서살아가는여자들은언젠가부터몽롱한머리에피흘리는몸으로,강간당해아이를밴상태로깨어난다.그러나이끔찍한폭행은귀신과악마의소행이자여자들이몰래벌인죄에대한벌이라고간주되며공동체의주교피터스또한모든일이“여자들의터무니없는상상”일뿐이라며외면한다.마침내이마을의남자여덟명이동물용마취제를사용해여자들의의식을잃게한후벌인일이라는게밝혀진다.주교를비롯한마을의원로들은가해자들을용서해야천국에갈수있단이유로여자들에게용서를강요하고,다른남자들은체포된가해자들을풀어주기위해보석금을내러전부도시로떠난다.그렇게여자들은폭력으로쌓아올린공동체의잔혹한진실을직면한다.여태살아온방식을더이상신뢰할수없게된이들은남자들이돌아오기전까지앞으로의행로를결정해야한다.선택지는세가지다.아무것도하지않기,남아서싸우기,떠나기.
“나는언젠가이이야기를써야한다고생각했다.”
실화를바탕으로한가장생생하고아름다운기록
이소설은2006년부터2009년까지메노파공동체에서벌어진실화를바탕으로한것으로,그자신이메노파공동체출신이었던작가는언젠가이일에관해써야한다는부채감을느꼈다고고백한다.
생애처음자기결정에이르기위해헛간에모인여자들의치열한논쟁은비밀회의록이라는독특한형태로전개된다.논쟁의주제는마을을떠나는경우어떻게먹고살아야할지에대한현실적인문제부터믿음,책임,사랑,권력,죄책감,용서에관한심오하고논쟁적인화두까지다채롭게뻗어나간다.여자들은새롭게떠오르는의문들에대해끊임없이서로에게묻는다.가해자들을진심으로용서할수있을까?억지로하는용서는더큰죄가아닐까?아이들의자유와안전을위해떠나는것이우리의신앙에반하는일일까?사랑하는사람을두고떠날수있을까?이미공동체의규범을익힌소년들을믿을수있을까?여자들의믿음자체가누군가의해석에기반한것이라면,그것은과연누구를위한것인가?
“게다가우리는어쨌든남자들을용서해야만해.신께용서를구하고천국에들어와도된다는허락을받으려면말이야.”마리케가말했다.
“하지만억지로한용서가진정한용서일까?”오나프리센이물었다.말로는용서했다고하면서마음으로용서하지않는다면그건용서하지않는것보다더큰죄를짓는것아닌가?_49쪽
괴리되고분열하는오늘날의세계가응축된이야기
그러나메노파신자여성들이집단강간을용인한그들의공동체를떠날지남아서싸울지를논의한기록인이책을천천히넘기는동안,우리사이의거리는훌쩍좁혀졌다.그들이당하는이례적폭력에나머지세계의일반모순이증류된형태로포함되어있기때문이다._김혜리(〈씨네21〉편집위원)
이들의질문과논쟁과정에는오늘날우리가경험하는문제와그해결에관한논쟁이압축적으로담겨있다.자유와안전을보장하지않는사회에대한분노와실망,그로인한괴리와대립은지금우리모두가겪고있는일이다.예컨대여자들은공동체의폭력적인규범에익숙해진남자들을다시교육하여함께살아가는것이가능한가에대한첨예한토론을벌인다.“모든사안마다의견이일치하지않는사람들이한자리에모여앞으로나아갈길을개척하는급진적민주주의에대한소설”이라는감독세라폴리의표현처럼,나이도성향도제각각인여자들은현재우리가지닐수있는다양한관점을대변하며모든논의가간단히봉합되지않는다는것,더나은미래에도달하기위해상호되묻는과정이필요하다는것을보여준다.소설속여자들이서로에게던지는질문은우리사회의“공동의내일을준비”하기위해지금우리가답해야할질문이기도하다.
“미지의것에대한희망이익숙한것에대한증오보다나아.”
듣고말하고상상하는행위가만들어내는더나은세계라는가능성
미리엄테이브스는이소설이“실제사건들에대한소설적대응이자여성의상상력을바탕으로한행동”이라고썼다.이는잔혹한범죄를통해드러난공동체의폭력적인구조에대한자각을그저“터무니없는여성의상상”이라고치부하는세계에대해여성의상상을통해쓴소설로서대응하는것이다.나아가작가는듣고말하고상상하는행위자체가더나은세계라는가능성에참여하는일임을보여준다.이소설의화자이자유일한남성동료아우구스트가그랬듯이다채로운목소리들의불협화음에귀기울여받아적는것,기존의언어로부터배제된목소리를생생하게복원하여세상에다시펼쳐놓는것,그리고함께웃는것이.《위민토킹》은강요된침묵을깨고발화하기시작한여자들의목소리를통해,이러한행위들이변화를향한작은불꽃이될수있음을강렬하고아름답게증언한다.
“우리는목소리없는여자들이야.우리는시대에뒤떨어지고,우리가지내는곳에서도붕뜬존재이고,심지어우리가사는나라말도하지못해.우리는고국이없는메노파신자들이야.우리에게는돌아갈곳이없고,몰로치나의동물들조차제보금자리에서우리여자들보다는안전하게살고있어.우리여자들이가진건우리가꾸는꿈뿐이야.그러니까당연히,우리는몽상가들이야.”_91쪽
추천사
“실화에기반한놀랍고슬프고충격적이면서도감동적인소설.
《시녀이야기》와긴밀히연결되며그일부라고해도무방하다.”_마거릿애트우드
〈매드맥스:분노의도로〉에서임모탄의시타델로부터탈주하던여자들도,사막에서기수를돌리기전오나와살로메,마리케처럼밤새토론하지않았을까?《위민토킹》을영화로먼저접했을때가장큰놀라움은극중사건이19세기가아닌21세기의실화라는점이었다.그러나메노파신자여성들이집단강간을용인한그들의공동체를떠날지남아서싸울지를논의한기록인이책을천천히넘기는동안,우리사이의거리는훌쩍좁혀졌다.그들이당하는이례적폭력에나머지세계의일반모순이증류된형태로포함되어있기때문이다.메노파여성들은사회구성원과재화를몸이닳도록생산하지만교육과재산권에서배제되고,피해자임에도죄책감과용서를강요받는다.그럼에도여자들은복수방법이아니라“우리와다음세대를지키기위해어떤삶이온당한가?”를놓고문답법을밀어붙인다.멋진점은그들이연령과입장,기질차를끌어안은채공동의내일을준비한다는사실이고그중에서도제일멋진점은여자들이와중에도웃음을잃지않는다는사실이다.관계를살피고타자를보살피는여성들은‘근심의예술가’일뿐아니라토론의예술가도될수있다._김혜리(〈씨네21〉편집위원)
여덟명의서로다른개성과성격과가치관이있는여성들이이야기를나누고,화를내고,소리를지르고,같이웃고,서로의발을씻겨주고,위로하면서남성의폭력에대해,평화에대해,사랑에대해,용서에대해,무엇보다자신들이어떤존재인가란정체성에관해묻고답한다.번역가이자독자로서나는이들의대화를옮기면서때로는분노하고,때로는눈물을흘리고,때로는같이웃기도했다._박산호(옮긴이)
“미리엄테이브스는자신이만든캐릭터들에게언제나자유를선사할길을찾아내는탈출의예술가다.”_〈뉴요커〉
“이엄혹한걸작은시의적절하게정의와힘이란개념을예리하면서도찬찬히들여다본다.”_〈에스콰이어〉
“신랄하며자유분방한풍자소설.《위민토킹》은악의본성,자유의지,공동체의책임,문화와인간의긴밀한관계에대해질문하며,무엇보다용서를대해이야기한다.”_〈뉴욕타임스〉
“《위민토킹》처럼작가가비통한마음으로자신이자란공동체의근본주의와위선을정확하게겨냥해서쓴소설은없었다.테이브스특유의반항적인재치가빛을발해비뚤어진재미가있는소설이다.”_〈뉴욕타임스〉
“부드럽고,분노하게하며,씁쓸한재치가넘친다.”_〈타임스〉
“날카롭고파괴적이다.여성의집단적목소리의힘에대한강렬한증거.”_〈버즈피드〉
“흠잡을데없이대단한예술작품.나는가부장제의폭력에대해이보다더통렬한고발장을본적이없다.그리고인간이경험하는가장필수적인형태,즉무엇이힘이고,무엇이의미이며,무엇이정의이고,무엇이사랑인지이해하기위해이보다더밝게빛나는탐구를본적이없다.이소설이야말로당신을바꿔놓는소설이될것이다.”_로라밴덴버그(《세번째호텔》저자)
“무시무시하면서심오한소설.”_권오경(《인센디어리스》저자)
“믿기힘든이야기.여기등장하는여자들의이야기를읽다보면어느새정신이고양되면서기이한희망을품게된다.”_〈뉴스데이〉
“고통스럽지만,독자들이진지하게생각하도록만들뿐더러기이하게아름다운보석같은소설이다.수많은#미투에힘입어의의가큰작품이기도하다.복잡한관계로빚어진여자들의개성이생생하게표현됐다.”_〈보스턴글로브〉
“믿음,고통,권력,용서가골치아프게뒤섞인놀라운소설인《위민토킹》은무시할수도없고쉽게잊어서도안되는여성의고통과격노에천둥같은목소리를부여한다.”_〈버슬〉
“폭행이후여성들의선택지하나하나는암울하지만,소설전체적으로는절대그렇지않다.테이브스는여성들에게전반적인맥락과미묘한뉘앙스에서유머감각을불어넣는다.이들은세상으로부터고립돼있을지는모르지만,웃음으로화합하는여성의오랜전통을이어간다.”_〈타임〉
“미리엄테이브스는회의록이라는이야기장치를지극히효과적으로사용해,《앵무새죽이기》수준의법정드라마를만들어냈다.”_〈뉴욕저널오브북스〉
“최근에읽은것중가장강렬한감정을불러일으키는작품.”_〈일렉트릭리터러쳐〉
“《위민토킹》은미리엄테이브스의여러재능을조명하는작품이다.테이브스는절박하고비극적인상황에처한여자들에게장엄함과자기성찰을부여하는동시에풍부한유머와경쾌함을이작품에쏟아부었다.”_〈제즈벨〉
“우리를무명의사람들의삶속으로끌어들이며,그들의생존이우리의생존인것처럼중요하고위태롭게느끼게만든다.”_〈워싱턴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