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초록 천막 1

커다란 초록 천막 1

$17.51
Description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교차하는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기들
작은 진실들로 담아낸 한 시대의 풍경
“한 세대의 삶과 고난의 역사에 대한 면밀하고 감동적인 서사.
울리츠카야는 문학이 여전히 한 시대를 기억하고 증언하는 ‘위대한 천막’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_이현우(로쟈/서평가)

*메디치상·러시아 부커상·박경리문학상·시몬 드 보부아르상·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상 작가*

거대한 역사 속 작은 개인들의 삶과 자유를 탐구하며 현대 러시아 문학을 이끌어온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커다란 초록 천막》이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제10·11권으로 출간됐다. 2010년에 발표된 《커다란 초록 천막》은 소련의 정치적 격동과 그 속에서 피어난 예술을 바탕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다채로운 삶의 궤적을 다룬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된 소설은 세 주인공의 성장과 고난을 큰 줄기로 전개되며, 이에 얽힌 여러 인물들의 삶을 교차하여 인간 이야기의 거대한 컬렉션을 이룬다. 출간과 동시에 ‘《닥터 지바고》와 함께 책장에 두어야 할 한 시대의 증언이자 야망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어두운 역사를 살아간 무수한 사람들의 삶에 보내는 헌사이다.
저자

류드밀라울리츠카야

1943년,가족이2차세계대전을피해머문러시아의바시키르자치공화국에서태어났다.모스크바국립대학교생물학부를졸업하고유전학연구소에서근무하던중1970년에지하출판물을읽고유포한혐의로해직되었다.이후유대인극장에서각본가로일하며수필,라디오드라마,인형극등다양한장르의글을썼으며,몽골의시를러시아어로번역하기도했다.1992년에발표한《소네치카》가프랑스메디치상을수상하면서유럽전역에이름을알렸고《쿠코츠키의경우》(2001)로여성최초러시아부커상을수상했다.국내에서는2012년박경리문학상수상하며《우리짜르의사람들》《행복한장례식》등의대표작이소개되었다.그외에도집필한다수의작품이전세계다양한언어로번역되며유럽의주요문학상을받았고,1990년대이후새로운러시아문학을대표하며현대유럽사회와예술을이끌어온작가로서유력한노벨문학상후보로언급되고있다.2010년에발표한《커다란초록천막》은소련의역사적변동과그속에서피어난예술을바탕으로거대한역사를살아간작은사람들의다채롭고풍부한삶의궤적을보여주는소설이다.

목차

1권
프롤로그ㆍ9
멋진학창시절ㆍ15
새로온선생님ㆍ64
지하의아이들ㆍ113
‘러문애’ㆍ130
마지막무도회ㆍ183
민족간의우정ㆍ207
커다란초록천막ㆍ226
황혼의사랑ㆍ290
고아들ㆍ305
아서왕의결혼식ㆍ327
조금작은부츠ㆍ372
높은음역대ㆍ384
여자동기들ㆍ434
그물ㆍ509
머리가큰천사ㆍ533

출판사 서평

험난한시대에서피어난우정과예술에대한탐구
소련의역사적변동과개인의삶을엮어낸작품

1950년대모스크바,어린소년이었던일리야,미하,사냐는우연한계기로친구가된다.가정환경도성향도제각각인세사람은문학교사빅토르율리예비치의가르침과러시아문학애호가모임인‘러문애’를통해견고한우정을쌓아간다.우정의중심에는러시아문학이있다.그들은모스크바곳곳을산책하며푸시킨,마야콥스키,톨스토이,파스테르나크등앞서험난한시대를살아간예술가와혁명가들의삶을탐험한다.그렇게어느시대든인간은시대적어려움이자신을집어삼키지않도록애써왔음을배우고,억압적인사회에서자유를추구하는예술에대한사랑을키워나간다.

수요일마다빅토르율리예비치는러시아문학을사랑하는친구들,즉자칭‘러문애’라는동아리에속한아이들을데리고모스크바이곳저곳을돌아다니며가난한시절이자아픈시기를통과하던그들을사상이꿈틀대는공간으로,자유와음악과모든예술이살아숨쉬는공간으로데리고다녔고,그는그모임이좋았다.바로여기서그모든것이살아숨쉬고있었다니,바로이창문너머에서!_1권130쪽

학창시절이지나각자의삶을구축하고확장하며여러고난에직면하는동안,세사람의운명은상호얽히면서도다른방향으로전개된다.사리에명석한일리야는지하출판물사업에뛰어들어거처를옮기며살아가고,이상주의자미하는특수학교에서장애아들을가르치다금서를유포한행위로쫓겨나며,종국에는강제추방된이민자들을돕다가위험에처한다.한편사냐는새로운실험과미지로가득한음악이론과악보의세계에매료된다.이들은정부차원의검열과통제가팽배한분위기에서도리어예술적으로활발하고풍부한시기를살아가지만,동시에반유대주의와같은인간의잔인하고나약한모습과마주하기도한다.이러한상황에서우정을통한사회적연결망은“어른으로위장한사람들의사회”에잡아먹히지않고생존할수있는동력이된다.

“그잡지를계속발행하지말고새로운잡지를만들어봐.이름은바꾸고.뭔가새로운이름을붙이면재미있을것같아.시는네가맡아.나는예술가들을소개해줄게.굉장히멋진예술평론가를알고있어.이건새로운아방가르드야.내친구중에훌륭한친구들이많아.예술잡지를만들면될거야.정치는그안에서저절로싹이틀거고.”_2권311쪽

사라진역사의편린을생생하게복원한한시대의진실한기억의악보

소설은독재자스탈린이죽은날에서시작하여망명시인브로드스키가죽은날에서끝난다.그방대한시간폭사이로1950년대부터1990년대까지의러시아를관통하는다채로운이야기들이펼쳐진다.시공간을바꿔가며전개되는일화하나하나는세명의주인공과반체제지식인들의삶뿐만아니라당시를살아간“삼류단역배우들”의드라마또한생생히담아낸다.가령,기존의러시아고전문학에서주변화된여성인물들의서사는이상화되거나과장되지않은채소설의한축으로존재한다.또한반정부지하조직을이끈장군을정신병자로진단하길강요받은의사,레닌에관한풍자화로수배를피해도망친시골에서노파들을그린화가,죽은시인의관을만들기위해시신의키를재러간장례지도사,부츠를늘리려금서를찢어넣은소녀등역사와허구를절묘하게섞은인물과사건들은당시의분위기를몰입감있게재현한다.거미줄처럼비선형적으로뻗어나가는이야기들은역사적진실이음악연주처럼다양한각도에따라계속해서창조되며변화하는것임을보여준다.

그러고나면여러겹으로덧칠한그림이한점만들어졌는데,이렇게완성된그림은묘하게아름다웠다.이제그는자기가사라져가는세계를그리는학자가된것같은기분이들었다.노파들은자기들이지어낸이야기를하며웃었고그럴때면주름살가득한얼굴표정이밝아졌는데그럴때보리스이바노비치는식탁앞에앉아서그들의모습을화폭에담았다._2권58쪽

《커다란초록천막》에관한한인터뷰에서울리츠카야는이소설을통해당시젊은세대의공통된편린을보여주고싶었다고말한다.거대담론을취하는역사는권력을따랐던자와그를거스르고살아간자를분류해서기억하지만,소설은이분법적사고에서탈피하여사람들의삶에벌어지는우연한사건과작고큰결정들이역사의한순간을이룬다는사실에주목한다.또한복잡한심리보다는사랑,고통,죽음,두려움과같이시대와공간을초월해공명하는감정들로이야기를풀어감으로써독자들을끌어들인다.이때작가는심판자의자리에있기보다그시대를몸소살아간증인의입장에서서이야기를전달하고자한다.따라서인물들은시대의무게에억눌려위축되기보다,나약하지만각자의꿈과욕망을품고살아가는존재로그려진다.이렇듯생생하게살아숨쉬는이야기들로가득한《커다란초록천막》은한시대에대한독특하고생동감넘치는악보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