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플롯(큰글자도서) (황모과 소설)

서브플롯(큰글자도서) (황모과 소설)

$27.00
Description
“모든 사람을 작가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요. 이 생은 온전히 당신만의 이야기니까요.”
이야기를 지어내는 사람은 어떻게 탄생하는가에 대한 황모과식 영웅 설화
은행나무 노벨라를 이어 새로운 이름으로 단장한 시리즈 N°의 열여섯 번째 작품은 한국과학문학상과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하며 기발한 상상력으로 ‘우리가 만나야 할 세계’를 보여 온 소설가 황모과의 《서브플롯》이다. 소설은 현실에 좌절한 주인공 나현의 앞에 [제87차 서브플롯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라!’ 퀘스트 클리어에 실패했습니다. 메인플롯으로 돌아갑니다.]라는 문장이 떠오르며 시작된다. 기억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횡단하며 소중한 것을 구출해온 황모과 유니버스에 게임과 멀티버스적 상상력이 더해진 것이다. 퀘스트와 함께 기억 속 장면으로 소환된 나현은 자신의 기억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기 시작한다. 점점 더 깊은 기억 속으로 향하며 나현은 자신이 마주 해야 하는 이야기로 점점 다가간다.
일반적으로 ‘서브플롯’은 부차적 이야기로, 그 자체가 완결된 이야기이면서도 메인플롯에 영향을 미치는 작은 이야기들을 말한다. 황모과는 지나온 삶 혹은 냉혹한 현실이라는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메인플롯에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서브플롯을 배치한다. 그리고 결국 그 서브플롯이 메인플롯에 균열을 낼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문학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감과 상상력이 평가절하되고 정의로운 이야기가 비현실적이라고 비웃음을 당하는 현실, 그런 현실 속에서 작가는 ‘이야기 여행’이라는 서브플롯을 통해 상상력이 실제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그의 상상력에 매료된 우리에게, 그의 이야기 법칙에 동의한 독자들에게, 더 나은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용기를 건네주는 것이다.
저자

황모과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회원.2019년제4회한국과학문학상단편부문대상수상작〈모멘트아케이드〉로데뷔했다.앤솔러지《대스타》수록작품〈증강콩깍지〉가〈MBC시네마틱드라마SF8〉로제작되었다.소설집《밤의얼굴들》,중편소설《클락워크도깨비》,장편소설《우리가다시만날세계》등을출간했다.관동대지진조선인학살을소재로한SF단편〈연고,늦게라도만납시다〉로2021년SF어워드를수상했다.2022년양성평등문화상신진여성문화인상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서브플롯]:이야기가사라진곳009
제2부[메인플롯]:특별한여행054
제3부[메인플롯]:내이야기가없는세상097
제4부[서브플롯]에서[메인플롯]으로:전설의완성142
제5부[메인플롯]:당신을위한,당신만의이야기199
작가의말236

출판사 서평

“모든사람은‘자신’이라는
가장유니크한이야기의작가다.”

주인공나현은‘여행’을좋아하는여성으로언니미현의집에얹혀살며조카시환과맨날싸우는철없는이모이다.그런데긴여행을마치고돌아온어느날,주변풍경이어딘가이상하다는것을알아차린다.사람들은이야기를잊고공감을잃어버렸다.

내담당김듀라선생님이화면을바라보며장황한설명을하더니증세를진단했다.‘감각과잉감정과발산증’이라는낯선병명을들었다.내가터트리는웃음이문제라고했다.과하게발산되는호흡이라나?심지어전염성이높은기묘한바이러스를분출한다며나를전염병전파자취급을했다.
“네?푸하핫!”
웃음이터지고말았다.그순간선생님이고개를움직이지않은채눈동자만굴려시계를보더니자기만보고있는모니터속에무언가를입력했다.4시37분,다시발작적으로웃음,같은메모겠지?선생님,여기앉아서도다보여요.
“에이,그게무슨병이에요?원래옆사람이웃으면나도웃을준비를하는게사람심리잖아요?”
내가감각과잉이면다른사람들은무감각증이라고요!항변하고싶었지만선생님얼굴엔‘원래’‘보통’‘대체로’‘일반적으로’같은단어가전혀통하지않을고지식한분위기가어려있었다.
-34쪽

여섯살조카시환과함께열광했던‘냥나라행성의냥고’이야기를기억하는사람도이제는나현뿐이다.나현은시환에게냥나라행성이야기를해주기위해기억나는이야기를글로정리하기시작하지만잘되지않고,설상가상월세때문에당장아르바이트라도구해야하는상황에처한다.나현이체념하는순간,눈앞에이상한글씨가보인다.

그순간,눈앞공중에이상한글씨가떴다.

제87차서브플롯

‘숨겨진이야기를찾아라!’
퀘스트클리어에실패했습니다.

메인플롯으로돌아갑니다.
-53쪽

그리고나현은새로운풍경에서눈을뜨게된다.어린시절자신이살았던반지하방앞이다.나현은자신이이장면들속에서찾아내야하는것이있다는것을알게된다.그리고‘서브플롯’을통해바꿔야할메인플롯이있다는것도알게된다.나현은88번째자신의삶에서‘실패’하지않고올바른자신의이야기를써내려갈수있을까?다시써내려간서브플롯은삶의메인플롯을뒤흔들수있을까?


당신을구원하는이야기는무엇인가요?
치유가필요한내게다가온진짜이야기의힘

《서브플롯》은여행과대비되는‘현실’로돌아온나현의이야기에서시작한다.이때‘현실’은웃음과상상력이사라지고자본주의적손익만남은세상이다.이런세상에서여섯살조카시환은Pass와Fail만을반복해서읊고어린이집에서주식투자와돈의논리를배우며성장한다.가장무서운점은나현외에는이현실에의문을제기하는사람이없다는것이다.냉소와무감각의현실을격파하기위해나현은이야기를찾는다.흥미로운점은시환에게들려줄동화로등장했던‘냥고이야기’는서브플롯을통해나현이여행하는행성이되고,나현의진짜현실에서는하나의결과물이되기도한다는점이다.결국이야기는나현의삶을구할뿐아니라다음세대의삶에도영향을미친다.
전작에서부터작가는줄곧기억과데이터를중요한소설의골조로삼아왔다.이골조는존재했던현실자체를바꿀순없어도그것을기억하고감각하는사람들의세계를바꿀수있다는가능성을열어준다.그리고그곳에이야기의자리가들어선다.우리는사건을해석하고재배치함으로써공감하고애도하고더나은삶의기준을만듦으로써용서하거나단죄하며기억을조정한다.‘서브플롯’을통해‘메인플롯’을바꿔나간다.문학을통해비가역적시간마저변화시키는것,그것이황모과의소설이가진강력한힘이다.독자들은이강력한힘에기대어현실에서도상상할수있는용기를건네받는다.그리고각자의자리에서각자의서브플롯을써내려간다.작가는무수한이야기가창발할우리의멀티버스를기대하고있는지도모른다.그래서이렇게덧붙인다.“모든사람을작가라고불러도좋지않을까요.자신이라는가장유니크한이야기의작가요.이생은온전히당신만의이야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