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실례

적당한 실례

$17.00
Description
“날쌔면서도 고요하게 세상과 내면의 본질을
파고들었다가 홀연히 빠져나온다.”
박준 시인·정혜윤 작가 추천

다정하고 유쾌하게 마음에 틈입하는
천부적인 농담꾼, 양다솔 신작 에세이
무거운 슬픔에서 경쾌한 웃음을 길어 올리는 스탠드업 코미디언ㆍ글쓰기 소상공인 양다솔이 에세이 《적당한 실례》로 돌아왔다. 양다솔은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출간 후 3년 동안 연재 노동자, 글방지기, 메이크업 아티스트, 행사 사회자, 모자 장수 등으로 활약해왔다. 이토록 다재다능한 N잡러가 된 것은 으레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그러하듯, 양다솔 자신이 유일무이한 콘텐츠가 되었기 때문이다.
양다솔은 어떤 일도 관성적으로 하지 않는다. 북토크에서는 독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글방 마감에 늦은 사람에게는 ‘성대모사’라는 유쾌한 벌칙을 내린다. ‘등단도 안 했고 책도 못 냈고 상도 못 받은 그냥 양다솔’이라는 이름으로 연재 구독자를 모집하고, 스스로 만든 무대 위에서 생애 가장 치열한 한 달을 보낸다. 그렇게 성큼 다가와 의뭉스럽게 웃는 양다솔에게, 우리는 마주 웃는 것밖엔 도리가 없다. 잠시 모두가 같은 표정을 짓는 순간에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난다. 이 책은 양다솔이 무릅쓴 실례로부터 뻗어 나간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골라 모은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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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다솔

저자:양다솔
글쓰기소상공인,스탠드업코미디언.
웃기와웃기기를두루좋아한다.충북과서울을오가며지내고있다.
수필집《가난해지지않는마음》출간하며작가로활동하기시작해《아무튼,친구》《절멸》(공저)을썼다.종종메일링프로젝트‘격일간다솔’을발행하고스탠드업코미디무대를만든다.글쓰기공동체’까불이글방‘의글방지기이며,팟캐스트<조용한생활>에서’시티드코디미쇼‘<농담하는입장>을진행하고있다.

목차

1부기지개켜기
이세상의웃긴비건
생활다도인(生活茶道人)
친구에대해쓰지않으며친구에대해쓰기
초보복서
위대한김여사의지붕
잠이오지않는직업
정말이상하네요
휴가라고불러볼까
소공녀뷰티랩

2부물구나무서기
글과이름들
세여자의설
평온무사
회사원Z의아침
‘이정도로’사건
쓰기만하소서
지속가능한휴가
약속시간은오후한시
인천기행
식탁앞의외계인
태양에대한통화기록

3부까치발들기
얼굴과이야기
우리들의fastingseason
화장대의200달러와아메리칸드림
반알고리즘적인간
슬픔은두둥실
고양이라도된기분
저비건아닌데요
소리를찾아서(상)
소리를찾아서(하)
성대모사를하는글방
수상한여자

4부콧노래부르기
살려고한농담
모자장수
너와섹시댄스를추고싶어(상)
너와섹시댄스를추고싶어(하)
모임
첫직장은시민단체
윈터원더랜드;더워터리스월드
농담의빛과그림자
밤을넘어서
지금부터노래를할게요
들꽃마을의들개들
영원히늙지않는법

출판사 서평

“지금부터노래를할게요.”
최선의마음은때론다정한실례가된다

첫책을낸양다솔은전국으로북토크를떠나게된다.‘할말은책에다썼는데,어떤이야기를해야하지?’고민에빠진양다솔은열심히준비하는것만으로는부족하다고생각해감사의마음을전하기위해노래를부르기로결심한다.북토크가끝나갈즈음노래를시작해네번의음이탈을무릅쓰고두곡을열창하자,아무도원하지않았던노래를불렀다는후회가밀려든다.그런데한독자가화답한다.
“이렇게못부르는데도두곡이나부르시다니,정말진심이느껴져요.”
양다솔은자신을찾아주는사람들에게늘최선을다한다.강남8학군에위치한남자고등학교에서‘글쓰기와독서의중요성’강연요청을받은양다솔은일단수락한뒤에깨닫는다.입시를앞둔이과생400명에게중요한것은결코글쓰기나독서가아님을.학생들이집중하지않더라도개의치말라는선생님의말을들으며초조하게연단에오른양다솔은말한다.‘지금까지잘해왔어.앞으로한걸음도삐끗하면안돼’라고생각하고있을여러분이모든길에서삐끗했을때만날사람이바로나이며,어딜가나시선을사는별난사람이었다고.다행히나보다이상한작가들이있어그들에게힘입어글을쓸수있었다고.그때양다솔은이들에게자신이하고싶은말이있음을깨닫는다.

“나는학생들에게말했다.아무한테도말할수없었던,나의가장이상한점을세줄만써주세요.아직깨어있다면,5분동안아무거나써주세요.그렇게말하면서도어쩌면아무도쓰지않을수도있다고생각했다.하지만쓰이지않아도이야기는시작되고있을것이었다.”_본문에서

5분이지나자이상함이하나둘도착한다.그것은고백이나자랑,때로는시이거나존재에대한성찰이기도하다.아무도세줄만쓴사람은없다.이상함이도착할때마다학생들은웅성거리며웃음을터뜨린다.어느새모두가자신의,우리의이상함에대해생각하고있다.
양다솔은최선을다하겠다는마음으로아무도원하지않는,예상치못한것을주곤한다.용기를내어무릅쓴실례로전할수있는진심과그것에서만태어나는공감이있음을알기때문이다.때로실례는새로운마음으로나아가는길을열어준다.

“어제의울일은오늘의웃을일이된다”
슬픔으로심어져웃음과용기를틔워내는이야기들

부슬비가내리기시작한골목길,초등학생여자애가떨리는목소리로양다솔에게말을건다.“저기요,언니.”아이가가리킨곳에는노상방뇨를하는아저씨가있다.양다솔은냅다소리친다.“야이미친새끼야,너뒤지고싶냐?”양다솔은아이를무사히떠나보내고고주망태의남자를경찰에인계한다.그러고나서야언제폭력적으로돌변할지모르는남성앞에서자신이두려웠음을깨닫고과거에겪었던끔찍한경험들을떠올린다.
화가나고슬픈그순간에양다솔은농담을짓는다.스탠드업코미디를만드는동료들을앞에두고,실패하고,또실패하면서도멈추지않는다.분노와슬픔을오롯이마주한끝에기어이그것을이겨낼수있는웃음을만들어낸다.함께웃으면서슬픔과분노에서한발걸어나와마음의모양을온전히바라볼힘을얻는다.삶을살아내는힘은울음보다웃음에서온다고믿는양다솔은,상처가마음에깊이뿌리내리기전에웃음을틔워내려한다.

양다솔은무례와무해사이의적당한실례를섬세하게살피고,감정을눙치지않으면서마음을무장해제시키는농담을발명한다.편견을뒤집어우습게만들며사랑을전제로한농담을짓는다.종이,펜,사랑만있다면,양다솔은스스로무대를열어까불기를멈추지않을것이다.

“이순과나는다시서로의얼굴을보며푸하하하웃어버린다.따뜻한만원의카페에서영원히일을미룬다.발칙하고허무맹랑하고엉뚱한가설을세운다.그것은사실일수도있고아닐수도있다.우리는중요한발견을했거나하지않았을수도있다.그저허무맹랑한걸말하기를멈추지않는다.삶의대부분은알수없고,우리는그것들에대해떠들면서나아갈뿐이니까.그보다중요한것은그순간우리의시간이영원처럼흘러갔고,그목소리가낭랑하게울려퍼졌다는사실이니까.”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