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죽지 않는 자들의 섬

아직 죽지 않는 자들의 섬

$14.80
저자

필리프클로델

저자:필리프클로델PhilippeClaudel

현대프랑스를대표하는작가이자영화감독.1962년프랑스로렌지역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문학과역사를공부했고,2012년부터아카데미공쿠르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1999년첫장편소설《뫼즈강의망각(Meusel’oubli)》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낭시의대학교와교도소,장애아동시설에서교사로일한경험은선과악으로가를수없는인간본성을탐구하는그의작품세계에큰영향을미쳤다.2003년〈사소한장치(Lespetitesmecaniques)〉로단편소설부문공쿠르상을,장편소설《회색영혼》으로르노도상을수상하며‘영혼까지그려내는작가’라는극찬과함께20개국이상의언어로번역되며세계적인작가로서명성을얻었다.또한2007년《브로덱의보고서》로고등학생을위한공쿠르상과퀘벡서점대상을,2013년《향기》로장자크루소문학상을수상했다.다른작품으로《무슈린의아기》《아이들없는세상》등을집필했으며,영화〈당신을오랫동안사랑했어요〉〈차가운장미〉〈어린시절(UneEnfance)〉등을감독하기도했다.

《아직죽지않은자들의섬》은2018년발표된장편소설로,가상의화산섬마을을둘러싼미스터리를통해한공동체가당면한비극을그린다.〈뉴스테이츠먼〉〈뉴유러피언〉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



역자:길경선

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같은대학원을졸업했다.이후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한불과에서수학했으며,현재같은대학원에출강하며통번역사로지낸다.옮긴책으로《가정교사들》《사계절이야기》《희극과격언1,2》《시몬베유의나의투쟁》(공역)《페멘선언》이있다.

목차

아직죽지않은자들의섬·9
옮긴이의말·244

출판사 서평

“그날아침을떠올릴때,그건악몽이었다고생각하게되리라.”
해변에떠내려온시신들이일깨운섬뜩한진실

이제우리가읽게될이야기는당신의존재만큼이나실제적이다.이이야기는저기에서일어날수도있었듯,여기에서일어난다.(……)이야기는한섬에서일어난다.별다를것없는평범한섬이다.크지도,딱히아름답지도않다._9~10쪽

소설의무대는개의형상을한군도에위치한가상의섬이다.세상과동떨어진지중해의작은섬마을주민들은올리브농사와어업을통해평온하게살아간다.그러던어느날아침,해변에서신원을알수없는흑인청년의시신세구가발견되며그간의평화는산산조각난다.시신을목격한몇몇사람들에게,섬의권력자인시장은현재진행중인온천사업이가져다줄공동체의발전과미래를위해이들의죽음을마치꿈처럼‘없었던일’로처리하고침묵하길요구한다.

“몇주뒤면,자네는이모든게꿈이었다고생각하게될거야.그리고자네가나한테이일에대해말하거나묻는다면,나는도대체무슨소리를하는지모르겠다고대답하겠지.이해가돼?”_26쪽

결국섬사람들은시신들을화산구덩이에던져사건을은폐한다.그러나눈앞에존재하는죽음을감추려는시도는오히려섬전체에엄청난심리적혼란과동요를불러일으킨다.섬에서유일한외지인인교사는진실을밝히기위해아프리카이민자로추정되는시신들이어떻게이곳까지떠밀려올수있었는지조사하기시작한다.그의조사가섬에숨겨진오싹한진실에가까워질수록,서로를향한불신은점점깊어진다.와중에정체불명의경찰이나타나모두의마음을들쑤시면서그들은나약함과공포,이기심으로물든각자의어두운심연을드러내기에이른다.불길한화산소리와함께악취가섬을뒤덮고,사건의내막은점점더불가사의한구렁속으로빠져들어간다.

그리고악취가났다.이제냄새에서묘하게끌리는구석은전혀찾아볼수없었고불확실한구석도없었다.섬을점령한이냄새는시체썩는냄새가분명했다.(……)이지독한냄새는그들의존재를,분노를,원한을표현하는것만같았다.이악취는가차없는속도로벌어지게될복수의서막이었다.망자들은산자들에게그들의무심함에대한대가를치르게할것이다._156~157쪽

각자의비겁함이쌓아올린공동체
인간의본성을해부하듯탐구한작품

모든사람이자신안에어두운면을지니고있음에도불구하고대부분은그것의존재를의식하지못한다.그런면이드러나게되는것은대개전쟁,기근,재해,혁명,대량학살과같은상황에의해서다.그렇게은밀한의식속에서처음으로자신의어둠을제대로마주하게된인간들은섬뜩함을느끼며몸서리친다._126쪽

“인간의본성을해부하듯탐구한신선하고으스스한작품”(〈르피가로〉)이라는평처럼,소설은불가사의한사건을마주한자들의심리를소름끼칠정도로가감없이파헤친다.교사,신부,시장,의사,경찰등익명의인물들은순진한이상주의자부터타락한위선자까지우리사회에존재하는다양한인간군상을생생하게구현하며이야기를보편적으로확장한다.선과악의구분은“복잡한문제를단순하게만들어편히발뻗고자기위한방법”이라는통찰하에독자는정의와불의가한데뒤섞인이들의복잡한내면을깊숙이들여다보게된다.소설은긴장되고팽팽한문체로“자신의어둠을제대로마주하게된”자들이겪는불안,죄책감,부끄러움,후회,공포등의원초적감정을탐구하며독자를이야기속으로끌어당긴다.

“미래는당신의시대를어떻게평가할것인가?”
상상의섬을망루로들여다본사회의현주소

이작품에관한인터뷰에서필리프클로델은‘섬’이라는공간을통해현대인의개인주의를은유한어두운동화를쓰고자했다고한다.팬데믹의여파와유럽난민들에게엄혹한시선이쏟아지는상황속에서그는모두가자신만의고립된섬에서살고자한다면결국모든사회적결속력이무너질것이라고말한다.그런사려깊은우려에서탄생한《아직죽지않은자들의섬》은현대사회가평화를유지해온방식에감춰진폭력성을들추어낸다.‘섬’이라는안락한울타리를짓고그안의균질적인‘우리’에머무르며다른존재를배제하는모습은인간의탐욕이쌓아올린진보의어두운이면이다.작품은전세계적으로공동체를병들게하는집단적무관심과이기심을압축한문학적공간을펼쳐보인다.함께살아간다는것의의미를재고하고새로운관점에서결속과통합을고민해야하는지금,이한편의생생한우화는우리에게서늘하지만날카로운통찰을선사할것이다.

“현재진행형인난민들의비극앞에서,정치와언론의무능함앞에서,사람들의무관심과이기주의앞에서필리프클로델은작가로서자신이할수있는일을한다.(……)이렇게작가는문학의사회적역할과미학적실현을동시에달성한다.”_〈옮긴이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