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노산 (김하율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어쩌다 노산 (김하율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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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 이제 노산도 아니고 ‘노오산’인데, 정말로 괜찮을까?
일과 육아 모두 ‘갓벽’하게 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좌충우돌 가족 시트콤
2023년 장편소설 《이 별이 마음에 들어》로 제11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김하율의 신작 장편소설 《어쩌다 노산》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산부인과학회가 정한 ‘노산’의 기준은 만 35세. 하지만 평균 결혼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많은 부부들은 빨라야 삼십대 초반, 그렇지 않으면 삼십대 중후반에 임신과 출산을 계획한다. 이제 노산의 위험성만을 말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늦은 나이에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아기를 낳고 돌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저자

김하율

저자:김하율

2013년단편소설<바통>으로실천문학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나를구독해줘》,소설집《어쩌다가족》이있다.장편소설《이별이마음에들어》로2023년제11회수림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여름
가을
겨울

다시,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선생님,이런세상에서아이를낳는건잘하는행동일까요?”
“그럼요.어떠한상황에서도요.”

화자인하율은43세에계획에없던둘째를덜컥임신한다.첫째태리를나이마흔에인공수정으로어렵게가진터라둘째는기대도,생각도하지않고있었는데덜컥자연임신이된것이다.하지만기쁘기보다는당황스럽기만하다.“나이제노산도아니고노오산인데,이게물리적으로가능한일인가?”첫책이출간된이후라강연문의와프로젝트제안이들어와있었지만고민끝에모두거절한다.그러고는아쉬운마음을어쩌지못하고둘째태명을‘박사’로짓는다.너라도박사를하라는엄마의마음이담긴태명이다.

하율은미국에살고있는친구유화에게전화를걸어임신소식을알린다.유화는하율의둘도없는친구로,뉴욕에서동성연인‘조’와결혼식을올린뒤재즈피아니스트로활동하고있다.유화는친구의임신을진심으로축하한다.그리고얼마뒤자신의근황을전한다.조와함께양봉을시작했다고.작고귀여운꿀벌들을키우는중이라고.

“그나저나내가올해몇살이던가.한국나이로44세였다.병원의환자차트에는43이라고적혀있었다.생물학적으로도마흔이넘었다.예전에시어머니와며느리가동시에배가불러왔던그시절을떠올리면아이는손자뻘인셈이다.우리는머릿속으로분주히나이를계산하고있었다.애가학교에들어갔을때우리는오십대,우리가환갑일때아이는여전히고딩.”_본문에서

둘째인만큼모든게익숙할거라고생각했지만한가지변수가있었다.팬데믹시기의임신과출산이라는것.하율은행여나바이러스에노출될까봐노심초사하지만,부작용에대한걱정때문에백신도맞지못한다.담당의사는임신부가맞아도문제없고본인또한백신접종자라고말해주지만그녀의노파심은쉽게사라지지않는다.그런하율에게유일한즐거움은아파트지하에있는마트를구경하는것.하지만얼마가지못해백신미접종자라는이유로마트출입마저불가능해지자그녀는절망한다.이런시기를버티며무탈하게39주를맞이한하율은유도분만으로둘째‘배태랑’을낳는다.

하율은퇴원후태랑을데리고조리원에들어간다.다른산모들과친해지고정보를공유하고싶지만상황이여의치않다.사회적거리두기때문에2인이상집합금지였고,남편조차입실이불가능했다.하지만속상해할시간이없다.원고마감이그를기다리고있기때문.마감도열심히,조리원생활도열심히.일과육아라는두마리토끼를모두잡는멋진엄마이자여자가되고싶었다.그러던어느날,하율은조리원안에서우연히‘박덕지’라는산모를만난다.그녀가그토록만들고싶어했던조리원동기.외롭고쓸쓸했던하율의조리원생활에덕지씨는한줄기빛이되어준다.

“수유실에서대화금지예요,산모님들.각자방으로돌아가세요.”(……)
이해는하지만때로숨이막혔다.우리는급하게일어서며각자의방번호를은밀히교환했다.
똑똑똑.노크소리가들리기에나가보니덕지씨가서있었다.초조한표정으로주위를두리번거리고있었다.나는얼른문을열어그녀를들였다.그러고누가본사람이없는지목을빼서양옆을본후조용히문을닫았다.일제강점기의이중스파이가된느낌이었다.이스릴은뭐지.오랜만에심장이빨리뛰었다._본문에서

조리원퇴소후태랑을데리고집에온하율은소개받은산후관리사가코로나에확진되어오지못하게됐다는연락을받고선절망한다.한편유화는하율과의통화에서벌을치며일상이더바빠졌다고이야기한다.반려동물로들인건데이젠꼭자기자식같다며,양봉에대한다양한이야기를그녀에게들려준다.하지만그것도잠시,더할나위없이행복한일상을이어나가던유화는뜻밖의전화를받게되는데…….

예약해둔업체에서연락이왔다.나에게배정됐던관리사가코로나확진이되었다며갈수없게되었다고.당장내일이었다.태리의등하원은어쩌며수시로깨는태랑때문에밤샘을한내가맨정신으로낮에도아이를돌볼수있을지걱정이었다._본문에서

오늘도사랑하는무언가를지키기위해
열심히애쓴당신에게전하는유쾌한위로

김하율이이야기하는노산은무겁지않다.그렇다고가볍지만도않다.그시간을직접,묵묵히통과해본사람이가질수있는가장멋지고우아한태도를보여준다.이는작가의페르소나라고볼수있는주인공하율에게서고스란히나타난다.일에지장을줄것이라생각했던갑작스런임신은그녀가더넓은시야로세상을바라볼수있게되는계기가되어주며오히려글을쓰게하는새로운원동력이된다.하율의친구로등장하는유화또한마찬가지다.반려동물로들인꿀벌들을정성껏돌보고사랑하는과정에서‘허니비’들은유화가마음으로낳은아이가되고가족이된다.레즈비언이라는이유만으로한국에있는가족들로부터씻을수없는상처를받게된유화는사랑하는꿀벌들을지키고소중한친구하율과소통하며스스로를치유한다.

《어쩌다노산》은일종의‘블랙코미디시트콤’에가깝다.노산을바라보는사회의시선을유쾌한방식으로풍자하고,쏟아지는과한걱정과오지랖을헤치며뚜벅뚜벅당당하게걸어나간다.어떠한상황이들이닥쳐도,그누가뭐라고해도우아하고유쾌한유머로물리치는것.그리고내일과꿈을포기하지않는것.이를증명하듯작품속원더우먼하율은외친다.“모성이란꿈을잃지않고잠도잘자야생기는거라고.”《어쩌다노산》은나를중심에둘때비로소내주변의모든사람들을온전히사랑하고품을수있다는것을깨닫게하는작품이다.이세상모든엄마들이,여성들이,그누구도아닌스스로를중심에두고살아갈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