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서유미 소설 | 양장본 Hardcover)

틈 (서유미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2.00
Description
예기치 않은 순간 맞닥뜨린 낯익은 삶의 다른 얼굴

서유미 《틈》 시리즈N 리커버판 출간!
애정과 공감의 시선으로 우리 시대 다양한 인간 군상을 탐색해온 작가 서유미의 경장편 소설 《틈》 리커버판이 출간되었다. 2007년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문학수첩작가상을, 《쿨하게 한걸음》으로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한 서유미는 이후 발표한 작품들에서 ‘서유미 스타일’이라 부를 만한 독특한 시선을 견지하며 현실 세계에서 방황하며 길을 찾는 인간 군상을 묘파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바 있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드라마에서 볼 법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다. 작가는 이들의 불안과 위태위태한 삶을 위로하고 보듬고 공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번에 출간된 《틈》은 개인적 상처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빚어낸 연대의 이야기이다. 뜻밖의 순간에 ‘낯익은 삶’의 다른 얼굴을 목격한 한 여성의 균열된 일상을 그렸다. 길에서 우연히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여자는 별 문제 없이 안온한 줄만 알았던 자신의 삶에 회복하기 어려운 금이 가 있음을 뒤늦게 알아채고 혼란에 빠진다.
저자

서유미

저자:서유미
1975년서울에서태어났다.2007년《판타스틱개미지옥》으로문학수첩작가상을,《쿨하게한걸음》으로창비장편소설상을받으며등단했다.소설집《당분간인간》《모두가헤어지는하루》《이밤은괜찮아,내일은모르겠지만》,장편소설《당신의몬스터》《끝의시작》《틈》《홀딩,턴》《우리가잃어버린것》,산문집《한몸의시간》이있다.김승옥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개정판작가의말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사랑은얼마나훼손되기쉬운가.
믿음은또얼마나부서지기쉬운가.

여자는아파트정문앞차들로꽉막힌도로에서우연히남편의모습을발견한다.애잔한느낌에사로잡혀억지로깨워서라도아침을먹일걸그랬다고자책하는사이,여자는남편의차보조석에앉은낯선여자를알아챈다.남편이온얼굴을움직여웃으며그여자의뺨을자연스럽게쓰다듬는장면을멀리서지켜보고충격을받는다.

횡단보도앞에서서여자는한발자국도움직이지않았다.보행자신호로바뀌면서옆에서있던사람들몇이건너편으로걸어갔지만붙박인듯그자리에서있었다.(……)모든게익히알던모습그대로인데세상은몇분전과완전히달라졌다.누군가난데없이뺨을때리고달아난것처럼멍했다.감정의동요보다묵직한충격이온몸으로퍼져나갔다.여자는그자리에한참더서있었다._본문20~21쪽

한적한집에서도좋아하는빵이가득한빵집에서도여자는마음을쉬이가라앉히지못한다.어디든가야겠다싶어두리번거리던여자의눈에목욕탕간판이들어온다.어쩐지욕탕에몸을담그면사람을마주쳐자신의울퉁불퉁망가진몸을보이더라도부끄럽지않을것같았다.여자는평일오전한산한목욕탕문을밀고들어간다.

아는얼굴이없을줄알았던목욕탕사우나에서여자는오며가며한번쯤인사를나눴던사람들과한자리에앉는다.출산후육아에전념하느라경력이단절돼취업이어렵고마음이잘통하지않는남편과아이들만바라보고사는여자들,그럼에도연애하는인생은아름다운거라고믿는여자들이그곳에모여서두런두런이야기를나눈다.사연이있고,좌절을맛보고,갈등을털어놓는이웃들의이야기속에서여자는과연어떤답을얻을수있을까.

결국인생은서로의틈을보아주고품어주는것

작가는예측할수없는삶의불가해성에대한통찰과더불어타인의고통에공감해준다는것이상대에게얼마나큰위안과용기를줄수있는지이야기한다.무릎이닿을만한거리에서각자의이야기를하고서로들어주는이야기를쓰고싶었다는게작가의창작의도이다.《틈》의등장인물들이나누는사연들은어찌보면개개인의작은고통에지나지않을수도있다.하지만타인의슬픔과아픔에공감해준다는것은본래그런것이다.나를아프게하지는않지만내이웃에게는결정적인위협이자불안인그것을같이보아주고,품어주는것.

《틈》은한여성이주변인물들과공감하게되는흐름과과정을보여주는소설이다.또한잃어버렸던자신을회복하려는내면의분투기를그린일종의성장기이기도하다.이소설을읽고나면소설속인물들처럼곁에있는누군가와마구수다를떨어보고싶어질지도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