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 2024 서울국제도서전 기념 개정판 (양장)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 2024 서울국제도서전 기념 개정판 (양장)

$14.54
저자

프란츠카프카

저자:프란츠카프카(FranzKafka,1883~1924)
1883년체코프라하에서태어나대학에서법학을전공했다.1912년초장편소설《실종자(아메리카)》집필에착수했고,〈선고〉〈변신〉등의단편을썼다.1914년에〈유형지에서〉와《실종자》를완성했고,1916년에는단편집《시골의사》를탈고했다.그는생계를위해보험회사에다니면서글을써야하는고통,그리고아버지와의갈등으로인한괴로움등을작품에투영했다.특히아버지라는세계와의갈등은1919년가장포괄적인자전적기록《아버지께드리는편지》로결실을맺었다.1917년폐결핵이라는진단을받아여러곳으로요양을다녔으나,그동안에장편소설《성》을집필하고,〈단식광대〉〈어느개의연구〉를비롯한여러단편을썼다.1924년4월빈인근의키얼링요양소에들어가6월3일에사망하여프라하의유대인묘지에안장됐다.사르트르와카뮈에의해실존주의문학의선구자로높이평가받은카프카는자신만의독자적인문학세계를구축하며현대인간의실존적체험을극한에이르기까지표현했다는평가를받았다.

역자:정초일
한국외국어대학독일어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대학원에서브레히트의연극이론에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독일자르란트대학에서수학했다.옮긴책에《보물추적자》《쿠오바디스,역사는어디로가는가》《야릇하고오묘한그리스신화이야기》《행복의철학》등이있다.

목차

아버지께드리는편지
부록1-부모님께드리는편지
부록2-누이동생엘리에게보내는편지
역자해설-《편지》에관하여
카프카연보

출판사 서평

아버지,카프카문학의시작이자끝내이루지못한화해

“얼마전에도이런말씀을제게하신적이있지요.“나는늘너를좋아했단다.겉으로는다른아버지들이자식을대하듯너에게다정하게해주지못했지만,그건다만내가다른아버지들처럼가식적인행동을할수없었기때문이야.”(...)다른아버지들의다정한행동이가식적이라고단정하신다면,그것은의심할여지가없는독선에불과하거나어떤진실의은밀한표현일것입니다.제생각으로는후자가맞아요.그진실이란우리사이에무엇인가잘못되어있고,그에대한책임은아니나원인의일부는아버지께있다는것이지요.아버지께서도사실그렇다고생각하신다면,아버지와저는마음이통한거예요.“_본문중에서

카프카와아버지사이에불화가있었다는사실은익히알려져있다.가부장적이고권위적인아버지와그로인해혹은천성적으로자신안으로만침잠하는카프카는충돌할수밖에없었다.이편지에서카프카는그와아버지의사이가“서먹해진책임”은서로에게없으나그“원인”은서로에게있음을아버지가이해해주기를희망하며,부자간의화해를처음이자마지막으로시도한다.그과정에서우리는맹목적신앙과불타는성공욕을가진그의아버지의모습을통해체코와독일의반유대주의자들과민족주의적유대인들사이에서활로를찾아야했던당대프라하의사회상을짐작해볼수있다.아버지에대한인정과연민과는별개로가중되는죄책감과자기의심속에문학으로도피해야만했던카프카의심정또한헤아리게된다.그렇게우리는난해한카프카가아닌아들카프카,누구나삶의어느순간에는앓았던애증에시달리는카프카라는가장소박하고순수한형태의카프카를만난다.

보내지못한편지인가자전적문학작품인가
무엇을위한‘소송’인가

“제글쓰기의주제는아버지십니다.아버지의가슴에기대어푸념하지못하는것들만글에서털어놓았을뿐입니다.글쓰기는아버지와의작별을의도적으로지연하기위한방책이었습니다.”_본문중에서

아버지와의관계에대한진술은카프카의작품세계에서본질적인역할을하는요소들(교육,유대주의,작가의실존,직업,성과결혼등의문제)을세밀하게짚어나가는과정이된다.그의삶과문학에아버지가지대한영향을끼쳤고그의작품들이자전적성찰의성격을지니고있다는점을고려한다면,필연적인결과가아닐까.한편편지를쓴의도자체를문학적창작으로보는견해도있다.이편지의이처럼독특한지위때문에비평가이자카프카의친구인막스브로트는1950년대초에이책을출간하며사적서한으로평가하면서도문학작품으로분류했던것으로알려져있다.
아버지에대한그의태도도단순하게정의내릴수없다.이편지에서카프카는부자간의응어리를“종결되지않은끔찍한소송”이라고직접적으로표현한다.하지만무엇을위한소송일까?카프카연구가빌헬름엠리히는이편지를‘한개인의자율성및아버지와의동등성을쟁취하기위한투쟁적의미의소송’이라규정했다.그러나막스브로트는‘카프카와아버지의알력이실제로는극심하지않았다’고증언했고,이책의역자는카프카의아버지에대한애정어린표현에주목해,이소송을아버지를상대로한것이아닌,‘아버지자신에게도고통이되는아버지의법과통치를(자식에게연민과감동의대상이되는)아버지앞에고발하는소송’으로해석한다.

카프카작품세계를여는열쇠이자
탁월한상징과비유를만나는또한권의즐거움

“한사람은각단의높이가낮은다섯단의계단을올라가야합니다.다른한사람은겨우한단에불과하지만,적어도자기에게는앞서의다섯계단을다합한것만큼높은계단을올라가야합니다.전자는다섯계단뿐만아니라그후로도수백수천계단을능히오를것입니다.그는무척힘겹지만위대한삶을영위하다가마감하겠죠.하지만그가오른계단의그어떤한단도후자에게최초의높은한단이갖는의미를지닐수는없습니다.”_본문중에서

이렇듯일면이책은한마디로규정할수없는카프카문학의특징을그대로지니고있다.그러나우리가편지속사실과허구중간어딘가를,증오와연민중간어딘가를헤매는가운데카프카의작품세계는좀더명징하게다가온다.단적인예로,그가아버지로부터도피하려는자신에대해“그도피에서는뒤쫓아온발에밟혀일부가떨어져나간몸뚱이를옆으로질질끌고가는벌레가연상되었다”고할때,그의대표작《변신》을쉬이떠올리게되는것이다.
더불어이책은카프카의탁월한상징과비유를쉬운형태로만나는즐거움을선사한다.카프카는자신의부족함을들킬까전전긍긍하느라학교생활에소홀했던경험을금융사기죄를범한은행원에빗대고,아버지로부터도피하고싶으면서도온전한가족을회복하고싶은마음을탈옥과감옥의개축을동시에꿈꾸는죄수에빗댄다.
아버지를이해시키기위한것이었을수도,아버지에게투영된그자신의모든굴종과불안을고백하기위한것이었을수도있는,그의절절하고절묘한문장은이제그의세계를이해하려는독자를위한열쇠로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