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것은 최초의 여행에 관한 글이다.
여행은 편지와 함께 시작되었다.”
여행은 편지와 함께 시작되었다.”
‘배수아’라는 하나의 문학적 질서
신작 장편소설 출간
대체 불가능하며 낯설고 아름다운 세계를 선보이는 소설가 배수아의 신작 장편소설 《속삭임 우묵한 정원》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배수아를 수식하는 단어들 중 가장 즐겨 사용되었던 단어는 ‘낯섦’ 혹은 ‘이국적인’일 것이다. 두 단어의 이면에 구축하고 있는 의미는 아마도 ‘새로움’일 텐데, 이를테면 ‘누구도 말하지 않고 말해지지 않은’ 이야기 혹은 목소리. 문학의 오래된 질서 같은 ‘새로움’을, 문학의 그 미지(未知)를 배수아는 기록해왔다.
추상화된 언어. 강제되지 않은 서사. 명확하지 않은 화자. 산문과 시의 경계에 서서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서사의 물결에 저항하기도, 물살의 리듬에 순간을 맡기기도 한 작가 배수아. 한국문학 안에서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장르로써, 하나의 질서로 만들어온 배수아가 5년 만에 신작을 들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스스로를 영원히 읽지 않은 책과 같이 느끼는-완독되지 않고자-자신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을 것만 같은 어느 한 사람이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풍경들 속 ‘배수아’라는 글의 영토에 자리를 잡는다. 아주 멀고도 우묵한 곳에서 올라오는 속삭임들이 홑씨처럼 퍼져나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토에 내려앉아 발아된다. 인생의 어떤 사건이라고 부를 만한 최초의 여행, 한 사람의 탄생과 여정을 뒤쫓아 회귀하며 발견하게 되는 생의 웅얼거림과 속삭임들. 배수아가 못박아둔 활자들의 뭉치와 낯선 목소리들이 때론 정박으로 혹은 불협화음으로 공존하는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영원히 갇힌 기억에서 걷어올린,
속삭이는 나의 모든 것들
“이것은 최초의 여행에 관한 글이다. 여행은 편지와 함께 시작되었다”로 시작하는 소설의 첫 문장. 편지는 MJ로부터 온 것. 나는 그 편지를 받았고 읽지 않은 채로 여행가방을 싸려 한다.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된 여행. 그 여행을 앞둔 채 불현듯 찾아온 편지를 보냈던 MJ에 대한 기억, 그에 대한 기억에 묻혀 따라온 풍경과 시간, 감정들이 복원된다. 상당히 오랜 세월 동안 연락 없이 살았고,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도 알아보지 못할 사람인데, 그는 왜 내게 편지를 쓴 것일까. 그 이유를, 무심코 당도한 편지의 의도는 생각지도 못한 채 나는, 나의 세계에서 나의 기억에서 MJ를 조형한다. 하나의 기억조각을 모으고, 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상을 만든다. 시간을 거슬러간다. 어느 지점인지도 어느 때인지도 모를 기억의 한 점에서 멈추고 MJ라 생각되는, MJ의 세계에 살았던 모든 것들을 회상한다. 유추할 수 있는, 호출할 수 있는 증거들을 수집한다. MJ의 하숙집과 그 장소에 잠시라도 멈추었던 사람들, 풍경들, 이야기들이 빨려 들어온다.
쏟아지며 떠오르는 어린 시절의 장면들. 그 시절에만 알고 지낸 사람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도 연락을 주고받지도 않았던 누군가를 충동적으로 찾아가고 싶어지는. 여행의 시작은 그렇게 느닷없는 감정의 동요다.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 문득 보고 싶어지는 그 열망에 사로잡혀 주저 없이 떠나고 만 여행. 그런데 편지를 보낸 MJ의 주소뿐 아니라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가? 한때 잘 알고 지낸,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MJ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게 되면 알아볼 수 있을까? 나는 확신하지 못한다. 또한 찾아간 그 풍경이 내가 불현듯 찾아가고픈 그 풍경이 정말 맞는 것인지조차 신뢰할 수 없다.
한 통의 편지가 불러일으킨, 나를 건축했던 나의 과거들. MJ의 하숙집에 드나들던 무수히 많은 하숙인들에 대한 기억과 이야기들이 차례차례 몰려온다. 그리고 정체 없이 들려오는 속삭임들. 드나드는 것을 넘어 실제로 하숙집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증거로 나는, 나의 과거로, 과거의 장면들을 만난다. 그 여정의 목적지는 내 기억 속 불특정한 시간과 미지의 풍경이다. 회상에서만 머물렀던 흐릿한 사건들. 특정한 장소를 다시 찾아 오래도록 변하지 않은 풍경들을 마주하며 건져 올린 기억의 조각들이 결국엔, 나의 과거를, 내가 잊고 있었던 인생의 어떤 하나의 사건이라 부를 만한 이야기의 하나의 상을 조형해내기 시작한다.
아주 멀고도 우묵한 곳에서 올라오는 속삭임
여러 겹의 기억의 시간대, 여러 사람의 기억과 회상의 미묘한 엇갈림. 《속삭임 우묵한 정원》 속에서의 현재는 현재의 시간대로 발화하고 과거는 기억이 겹으로 쌓이면서 흐른다. 여러 겹의 시간대가 나열되고 여러 개의 기억과 회상들이 중첩된다. 그런 가운데 ‘나’를 중심으로 기억되는 순간들에서의 접점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과 풍경들이 소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흐름을 만들어낸다. 본래 인간의 기억이나 회상이 그러하듯, 불특정하게, 비정형적인 운동성을 지닌 채 소설이 구성된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속삭임’은 기억의 복원, 회상의 도슨트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나의 과거를 관할하고 있는, 나에게 고용당한 이성 혹은 지혜 혹은 감정 같은 것들. 말을 통제하고 생각과 사유를 조절하는 것들. 때로는 내가 알 수 없게 통제를 잃어버린 채 무심코 솟아오른 어떤 말들이 있다. 내가 그때에는 알지 못했던 어떤 말들이 현재의 나에게 다시 되돌아와 건네는 속삭임. 그런 속삭임들이 모이고 모여 하나의 인생을, 한 사람의 여정을 다시 복원케한다는 이야기가 이 소설 기저에 매우 깊숙이 깔려 있다.
신작 장편소설 출간
대체 불가능하며 낯설고 아름다운 세계를 선보이는 소설가 배수아의 신작 장편소설 《속삭임 우묵한 정원》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배수아를 수식하는 단어들 중 가장 즐겨 사용되었던 단어는 ‘낯섦’ 혹은 ‘이국적인’일 것이다. 두 단어의 이면에 구축하고 있는 의미는 아마도 ‘새로움’일 텐데, 이를테면 ‘누구도 말하지 않고 말해지지 않은’ 이야기 혹은 목소리. 문학의 오래된 질서 같은 ‘새로움’을, 문학의 그 미지(未知)를 배수아는 기록해왔다.
추상화된 언어. 강제되지 않은 서사. 명확하지 않은 화자. 산문과 시의 경계에 서서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서사의 물결에 저항하기도, 물살의 리듬에 순간을 맡기기도 한 작가 배수아. 한국문학 안에서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장르로써, 하나의 질서로 만들어온 배수아가 5년 만에 신작을 들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스스로를 영원히 읽지 않은 책과 같이 느끼는-완독되지 않고자-자신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을 것만 같은 어느 한 사람이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풍경들 속 ‘배수아’라는 글의 영토에 자리를 잡는다. 아주 멀고도 우묵한 곳에서 올라오는 속삭임들이 홑씨처럼 퍼져나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토에 내려앉아 발아된다. 인생의 어떤 사건이라고 부를 만한 최초의 여행, 한 사람의 탄생과 여정을 뒤쫓아 회귀하며 발견하게 되는 생의 웅얼거림과 속삭임들. 배수아가 못박아둔 활자들의 뭉치와 낯선 목소리들이 때론 정박으로 혹은 불협화음으로 공존하는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영원히 갇힌 기억에서 걷어올린,
속삭이는 나의 모든 것들
“이것은 최초의 여행에 관한 글이다. 여행은 편지와 함께 시작되었다”로 시작하는 소설의 첫 문장. 편지는 MJ로부터 온 것. 나는 그 편지를 받았고 읽지 않은 채로 여행가방을 싸려 한다.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된 여행. 그 여행을 앞둔 채 불현듯 찾아온 편지를 보냈던 MJ에 대한 기억, 그에 대한 기억에 묻혀 따라온 풍경과 시간, 감정들이 복원된다. 상당히 오랜 세월 동안 연락 없이 살았고,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도 알아보지 못할 사람인데, 그는 왜 내게 편지를 쓴 것일까. 그 이유를, 무심코 당도한 편지의 의도는 생각지도 못한 채 나는, 나의 세계에서 나의 기억에서 MJ를 조형한다. 하나의 기억조각을 모으고, 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상을 만든다. 시간을 거슬러간다. 어느 지점인지도 어느 때인지도 모를 기억의 한 점에서 멈추고 MJ라 생각되는, MJ의 세계에 살았던 모든 것들을 회상한다. 유추할 수 있는, 호출할 수 있는 증거들을 수집한다. MJ의 하숙집과 그 장소에 잠시라도 멈추었던 사람들, 풍경들, 이야기들이 빨려 들어온다.
쏟아지며 떠오르는 어린 시절의 장면들. 그 시절에만 알고 지낸 사람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도 연락을 주고받지도 않았던 누군가를 충동적으로 찾아가고 싶어지는. 여행의 시작은 그렇게 느닷없는 감정의 동요다.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 문득 보고 싶어지는 그 열망에 사로잡혀 주저 없이 떠나고 만 여행. 그런데 편지를 보낸 MJ의 주소뿐 아니라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가? 한때 잘 알고 지낸,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MJ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게 되면 알아볼 수 있을까? 나는 확신하지 못한다. 또한 찾아간 그 풍경이 내가 불현듯 찾아가고픈 그 풍경이 정말 맞는 것인지조차 신뢰할 수 없다.
한 통의 편지가 불러일으킨, 나를 건축했던 나의 과거들. MJ의 하숙집에 드나들던 무수히 많은 하숙인들에 대한 기억과 이야기들이 차례차례 몰려온다. 그리고 정체 없이 들려오는 속삭임들. 드나드는 것을 넘어 실제로 하숙집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증거로 나는, 나의 과거로, 과거의 장면들을 만난다. 그 여정의 목적지는 내 기억 속 불특정한 시간과 미지의 풍경이다. 회상에서만 머물렀던 흐릿한 사건들. 특정한 장소를 다시 찾아 오래도록 변하지 않은 풍경들을 마주하며 건져 올린 기억의 조각들이 결국엔, 나의 과거를, 내가 잊고 있었던 인생의 어떤 하나의 사건이라 부를 만한 이야기의 하나의 상을 조형해내기 시작한다.
아주 멀고도 우묵한 곳에서 올라오는 속삭임
여러 겹의 기억의 시간대, 여러 사람의 기억과 회상의 미묘한 엇갈림. 《속삭임 우묵한 정원》 속에서의 현재는 현재의 시간대로 발화하고 과거는 기억이 겹으로 쌓이면서 흐른다. 여러 겹의 시간대가 나열되고 여러 개의 기억과 회상들이 중첩된다. 그런 가운데 ‘나’를 중심으로 기억되는 순간들에서의 접점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과 풍경들이 소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흐름을 만들어낸다. 본래 인간의 기억이나 회상이 그러하듯, 불특정하게, 비정형적인 운동성을 지닌 채 소설이 구성된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속삭임’은 기억의 복원, 회상의 도슨트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나의 과거를 관할하고 있는, 나에게 고용당한 이성 혹은 지혜 혹은 감정 같은 것들. 말을 통제하고 생각과 사유를 조절하는 것들. 때로는 내가 알 수 없게 통제를 잃어버린 채 무심코 솟아오른 어떤 말들이 있다. 내가 그때에는 알지 못했던 어떤 말들이 현재의 나에게 다시 되돌아와 건네는 속삭임. 그런 속삭임들이 모이고 모여 하나의 인생을, 한 사람의 여정을 다시 복원케한다는 이야기가 이 소설 기저에 매우 깊숙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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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 우묵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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