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연상호 X 최규석 원작 만화 〈지옥〉
소설로 확장되는 ‘지옥 세계관’의 또 다른 서막

류시은 박서련 조예은 최미래 함윤이
지금 한국문학 독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젊은 작가 5인의 ‘지옥 세계관’ 앤솔러지 출간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의 원작 만화 〈지옥〉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설집이 와우포인트 퍼블리싱(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지옥 : 신의 실수》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초자연적 존재로부터 예고 없는 지옥행 고지를 받게 되는 사람들과, 그로 인해 발생한 아비규환을 그리고 있는 세계를 바탕으로 한 다섯 편의 작품을 담고 있다. 앤솔러지 형태의 작업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연상호 감독의 기획으로, 지금 한국문학 독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젊은 작가 류시은, 박서련, 조예은, 최미래, 함윤이의 소설이 최규석 작가의 오프닝 만화와 함께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사자, 고지, 시연, 부활 등 세계관의 핵심이 되는 키워드를 풀어 다섯 작가가 펼쳐낸 세계는, 혼돈을 마주한 이들의 심연 가장 깊숙한 내핵을 향해 치밀하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지옥사자가 불시에 들이닥치고 죽음의 기운이 수시로 엄습하는 이야기의 중심엔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도사린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명확한 선과 악이란 존재할 수 있는가. 앤솔러지 제목인 ‘신의 실수’ 또한 같은 선상에서 비추어볼 때, 혼란한 사회를 더 큰 혼란으로 밀어넣는 건 인간이고 어쩌면 그런 인간을 창조한 것 자체가 신의 실수일지 모른다는 의미를 더한다.

무릇 인간의 본성이란 선할 수만도, 악할 수만도 없는 것. 다섯 명의 작가는 새진리회와 화살촉, 정진수와 박정자 등 기존 원작 설정을 바탕으로 그 세계관 속 범인(凡人)들의 삶을 마치 실존하는 듯 생생하고 밀도 있게 쌓아올린다. 고지와 시연은 거대한 은유가 되어, 현실 위에 단단히 발붙이고 선 채 우리에게 묻는다. 아비규환이 된 사회에서 우리가 끝까지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 방법이란 존재하는가.

“방지민은 신의 의도를 전하는 대리자 정진수는 믿지 않았지만 고지 사례 연구자 정진수의 말에는 귀를 기울였다. 남들보다 빨리 이 현상에 대해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사람들이 모두 어리둥절해 있을 때 나름의 이론과 체계를 만들어 무지에서 벗어난 선지자처럼 보여야 했다. 정진수가 그랬듯이. 그래, 그 신이 내린 배우가 그랬듯이 말이다.” _박서련 〈묘수〉 중에서
저자

류시은,박서련,조예은,최미래,함윤이

2019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나나〉가당선되어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나의최애에게》가있다.

목차

연상호발문
최규석오프닝만화

류시은지옥뽑기
박서련묘수
조예은불경한자들의빵
최미래새끼사자
함윤이산사태

출판사 서평

“어쩌면이세계관을견고하게만들최적의형태는
소설일지도모른다는생각을하게되었습니다.”_연상호(감독)

연상호감독,최규석만화가,김신록·문근영배우추천!


“이제부터지옥의세계가펼쳐집니다.
새로운세상에오신여러분환영합니다.”

류시은〈지옥뽑기〉는‘30초뒤시연을당한다’는고지를받은고은의꿈으로부터시작된다.그는정확히30초뒤시연을당하지만이내아무일도없었다는듯말끔한상태로눈을뜨고출근한다.고은은자신이꾼것이실은예지몽이아닐까생각하다문득동생을사지로몰았던가해자가부활할수도있겠다는판단을내리고,자신이죽기전에그가능성을차단하기위한치밀한계획을세운다.한편박서련〈묘수〉는복역을끝내고출소한사기범이고지를앞당겨주는부적을써주며떼돈을버는무당명왕선녀로분하며벌어지는이야기다.예견된죽음을의미하는고지와새로운탄생을의미하는부활.그둘을가로지르는서사는세계관속‘고지’와‘부활’의의미를새롭게재정립한다.

조예은〈불경한자들의빵〉은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죽음을맞이할거라는고지를받은칠십대노인,수임의이야기다.고지를받은후에도수임의삶은변하지않는다.평소처럼빵을굽고,팔고,가게앞에쌓인눈을치우고문을닫는다.하지만그를둘러싼모든것은변하고만다.온라인을떠도는수임의고지영상을두고루머가나돌고,죽음을앞둔그의빵집은기간한정맛집이된다.수임을중심으로벌어지는크고작은소동은,한사람의삶을망가뜨리는것이과연지옥사자인지인간인지되짚어보게한다.


“이렇게되면사람들에게고지는더이상사형선고가아니다.대충형량을채우다운좋으면출소하는개념이거나,특별사면의희망이있는미지의징역살이쯤으로여겨질지도모른다.”_류시은〈지옥뽑기〉중에서


“시연중계채널이었어요.(……)중계는예정대로진행되었어요.역시,저같은건없어도아무지장없더군요.저는눈발사이로공포에질린거대한얼굴을마주봤어요.똑바로보기위해노력했고,곧궁금해졌어요.타인의저런얼굴을……사람들이정말보고싶어한다고?그럴리없는데.아무리세상이망가졌다고해도아직그정도까진아니라고……”_조예은〈불경한자들의빵〉중에서


최미래〈새끼사자〉는지옥사자를이루는입자들이부서지고흩어지고다시뭉쳐지는과정에서한때는인간이었던,김지환의기억을무질서적으로소환한다.잿가루형태로불안정하게부유하는그의기억은,거듭되는어지러움속에서도멈추지않고인간이었던과거를반추한다.함윤이〈산사태〉는수산나로부터‘결딴’을내자는결투신청문자를받은에스더가그를만나기위해봉오산에찾아가벌어지는이야기를그린다.결투를위해마주본에스더와수산나위로갑작스런산사태가덮치고,병원에서눈을뜬두사람은그들을봉오산에서만나게한비밀을마주한다.삶의일부를과거에묶어둔채,어쩌면그과거를평생짊어진채현재를떠안고떠돌아야하는존재들의이야기다.


“여기저기흩어져있던김지환의요소들이모여들고있었다.(……)그것들은벌떼보다잿가루와비슷했다.김지환을이루던영혼,기억,감정,땀,살과피였던것이지않을까.김지환은평소잿가루와비슷한부스러기가되어흩어져지냈다.기억을넘나들며시공간을헤맸다.그러다부름이오면뭉쳐졌다.어쩌면나는응어리에가까운것일까.이건나의일인가.저주인가.업보인가.”_최미래〈새끼사자〉중에서


“그것은자신의몸과마음을온전히바치겠다는기도였다.신부님은두손을높이쳐든채말했다.어여삐여기시어받아주소서.당시그는의미도전혀모른채그문장을따라해보았다.(……)손바닥이토해내는불길을바라보며그는다시금그기도문을되새겼다.”_함윤이〈산사태〉중에서


거대한무의미에서드러낼수있는
인간다움에대한감각

고지와시연이일상이되어버린사회.불시에고지를받고,시연을당하고,죽음의그림자가자신을덮치기전에스스로목숨을끊고,끔찍한몰골로시연당한모습을보이고싶지않아산속깊숙이숨어버리는사람들이여기있다.세상이위에서내려다봐야하는것이라면,삶은모름지기그안을들여다봐야하는것.《지옥:신의실수》에실린다섯편의소설은‘지옥’이라는세계를살아가는사람들의삶을무궁무진한이야기로펼쳐놓는다.그지옥의틈바구니가정말로현실이라면,그안에서도‘삶’은지속되어야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