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시간들 (개정판)

태고의 시간들 (개정판)

$18.00
Description
형식의 경계를 넘어서는 무한한 연민의 서사
인류 보편적 가치의 보고(寶庫)
2018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대표작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출간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대표작이자 그 문학 세계의 원형이 되는 작품으로, “인류 보편적 가치의 보고(寶庫)”라는 평가를 받은 소설 《태고의 시간들》이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시리즈 제22권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태고의 시간들》에서 허구와 현실이 절묘하게 중첩되는 공간인 가상의 마을 ‘태고’를 배경으로 기이하면서도 원형적인 인물들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새롭게 창조한 소우주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시간은 태고부터 영원에 이르는 우주의 시간, 우리 인류 보편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폴란드의 국민 작가이자 이제는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선 토카르추크의 이 소설은 폴란드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니케 문학상의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됐고, 40대 이전의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유서 깊은 문학상인 코시치엘스키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폴란드 시사 잡지 〈폴리티카〉가 선정한 ‘올해의 추천도서’에 뽑히기도 했다.
선정 및 수상내역
니케 문학상 | 코시치엘스키 문학상 | 〈폴리티카〉 ‘올해의 추천도서’
저자

올가토카르추크

저자:올가토카르추크
1962년1월29일폴란드술레후프에서태어났다.바르샤바대학교에서심리학을전공했고,카를융의사상과불교철학에조예가깊다.첫장편『책의인물들의여정(Podroludziksigi)』(1993)은폴란드출판인협회선정‘올해의책’으로뽑혔다.『E.E.』(1995)와『태고의시간들(Prawiekiinneczasy)』(1996)발표이후1997년에사십대이전의작가들에게수여하는권위있는문학상인코시치엘스키문학상을수상했다.단선적혹은연대기적흐름을따르지않고,짤막한조각글들을촘촘히엮어낸특유의스타일은『낮의집,밤의집(Domdzienny,domnocny)』(1998)으로이어졌다.이후여행을모티프로한100여편의에피소드들을기록한『방랑자들(Bieguni)』(2007)로2008년폴란드최고권위의문학상인니케상을받았다.이작품은2018년부커상인터내셔널을수상하며전세계문학계에큰반향을불러일으켰다.2009년에발표한추리소설『죽은이들의뼈위로쟁기를끌어라(Prowadswojpługprzezkociumarłych)』는2017년아그니에슈카홀란드감독의영화「흔적(Pokot)」으로각색돼베를린영화제에서은곰상을받았다.이후발표한역사소설『야고보서(KsigiJakubowe)』(2014)로또한번의니케상과스웨덴의쿨투르후세트상을받았다.2018년노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되었고,한림원은“삶의한형태로서경계를넘어서는과정을해박한열정으로그려낸서사적상상력”이라는찬사를보냈다.같은해단편소설집『기묘한이야기들(Opowiadaniabizarne)』(2018)을출간했으며,노벨문학상수상기념기조강연을포함하여글쓰기와독서방법,동물권과글로벌휴머니즘연대를제안하는에세이집『다정한서술자(Czułynarrator)』(2020)를출간하였다.이후‘자연주의테라피공포물’이라는흥미로운장르에다성화자를도입한작품『엠푸사의향연(Empuzjon)』(2022)을출간하며,독특한창작세계를이어가고있다.

역자:최성은
한국외국어대학교폴란드어과를졸업하고,폴란드바르샤바대학교에서폴란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거리곳곳에서문인의동상과기념관을만날수있는나라,오랜외세의점령속에서도문학을구심점으로민족의정체성을지켜왔고,그래서문학을뜨겁게사랑하는나라인폴란드를‘제2의모국’으로여기고있다.현재한국외국어대학교폴란드어과에서교수로재직중이며,2012년폴란드정부로부터십자기사훈장을받았다.
옮긴책으로《쿠오바디스》《코스모스》《끝과시작》《충분하다》《읽거나말거나》《흑단》《헤로도토스와의여행》등이있으며,《김소월,윤동주,서정주3인시선집》《흡혈귀:김영하단편선》《마당을나온암탉》등을폴란드어로번역했다.

목차

태고의시간11
게노베파의시간15
미시아의천사의시간22
크워스카의시간26
나쁜인간의시간39
게노베파의시간43
상속자포피엘스키의시간56
예슈코틀레성모의시간61
미하우의시간64
미시아의시간68
미시아의그라인더의시간71
교구신부의시간75
엘리의시간83
플로렌틴카의시간86
미시아의시간93
크워스카의시간102
미하우의시간108
이지도르의시간114
상속자포피엘스키의시간120
익사자물까마귀의시간130
보스키영감의시간135
파베우보스키의시간139
게임의시간143
미시아의시간149
미하우의시간154
플로렌틴카의시간159
집의시간163
파푸가부인의시간167
미시아의수호천사의시간172
크워스카의시간175
루타의시간180
신의시간193
상속자포피엘스키의시간196
쿠르트의시간202
게노베파의시간211
셴베르트가족의시간215
미하우의시간218
이지도르의시간222
이반무크타의시간230
루타의시간234
미시아의시간238
나쁜인간의시간243
게임의시간245
미시아의시간247
미하우의시간254
익사자물까마귀의시간257
미하우의시간261
게노베파의시간264
상속자포피엘스키의시간272
게임의시간276
파베우의시간279
버섯균의시간283
이지도르의시간287
크워스카의시간294
루타의시간298
미시아의시간302
아델카의시간307
파베우의시간312
루타의시간315
미시아의시간318
과수원의시간323
파베우의시간327
죽은자들의시간331
루타의시간333
게임의시간337
릴라와마야의시간340
보리수의시간345
이지도르의시간348
파푸가부인의시간357
이지도르의시간364
크워스카의시간372
게임의시간375
이지도르의시간377
랄카의시간387
상속자포피엘스키의손주들의시간391
상속자포피엘스키의시간396
게임의시간405
파푸가부인의시간407
넷으로이루어진것들의시간412
미시아의시간428
파베우의시간436
이지도르의시간441
게임의시간448
아델카의시간450

옮긴이의말/그렇게시간은공간이되고……461

출판사 서평

형식의경계를넘어서는무한한연민의서사
인류보편적가치의보고(寶庫)
2018노벨문학상수상작가올가토카르추크의대표작

★니케문학상|코시치엘스키문학상|〈폴리티카〉‘올해의추천도서’★

경계를가로지르는삶의한형태를충만한열정으로그려낸서사적상상력.
인간의이해를넘어서는최고의소설적능력을보여주었다.
_노벨문학상수상이유

처음부터끝까지압도되어읽었다.저토록넓고광활한세계를,이렇게구체적이고
섬세하게표현해낼수있다니.문학의본질적인역할을다시금깨닫게한작품이다.
_정이현(소설가)

올가토카르추크란이름을기억할필요가있다.
각자의고독한시간을몹시사랑하는눈으로볼때만이런작품이나올수있다.
_정혜윤(CBS피디/작가)

인간의시간과신의시간,역사의시간과신화의시간이섬세하고도장렬하게펼쳐진다.
도대체어떻게이런소설이가능한것일까.읽으면서도믿기어려웠다.
_황인찬(시인)

국내에처음으로번역·출간된노벨문학상수상작가올가토카르추크의대표작이자그문학세계의원형이되는작품으로,“인류보편적가치의보고(寶庫)”라는평가를받은소설《태고의시간들》이은행나무세계문학에세시리즈제22권으로출간되었다.
작가는《태고의시간들》에서허구와현실이절묘하게중첩되는공간인가상의마을‘태고’를배경으로기이하면서도원형적인인물들의시간을기록하고있다.새롭게창조한소우주에서살아가는이들의시간은태고부터영원에이르는우주의시간,우리인류보편의시간이라할수있다.
폴란드의국민작가이자이제는세계적인작가로우뚝선토카르추크의이소설은폴란드에서최고의권위를자랑하는니케문학상의‘독자들이뽑은최고의작품’으로선정됐고,40대이전의작가들에게수여하는유서깊은문학상인코시치엘스키문학상을수상했으며,폴란드시사잡지〈폴리티카〉가선정한‘올해의추천도서’에뽑히기도했다.

영원히순환하는인간의시간을그린
올가토카르추크작품세계의원형이자대표작

문학에는불멸의변치않는뿌리,원형이있다고믿는다.나는그원형으로부터자극을받고,영감을얻는다.그리고그원형을바탕으로뭔가를창조하고,이야기를풀어내고,서술해나가려애쓴다.그러므로이야기를짓는다는건,내생각으로는영원한작업인것같다.인간은스스로가한정된시간을살아가는‘유한한존재’임을명백히인식하고있기때문이다.바로그렇기에우리는시간과그변화의과정―집단적으로든개별적으로든간에―을다른이들에게전달해야할강한필요성을실감할수밖에없는것이다.그러므로‘이야기’란결국‘언어’만큼이나오래되고고전적인것이라고생각한다.
_올가토카르추크

신화와전설,외전(外典),비망록등다양한장르를차용하고,인물의꿈,내면,무의식등을정교하게형상화함으로써인간의내면심리를묘사하는데탁월함을보여주는토카르추크는인간의존재론적숙명과실존적고독,신과인간의관계등을특유의예리하면서도섬세한시각으로포착하는것으로정평이나있다.《태고의시간들》은이러한토카르추크작품세계의원형이라할만큼작가의필력과특유의작품성이집약된소설이다.
이소설에서작가는단선적혹은연대기적인흐름으로서사를전개해나가기보다는단문이나짤막한에피소드들을씨실과날실삼아촘촘히엮어서하나의이야기를빚어낸다.비단인간뿐아니라각종동식물에서부터신성(神性)을가진매체에이르기까지존재하는모든것들이‘주체’가되어단편적인조각글의주인공으로등장하며,이러한개체들의개별적인삶의방식과존재의의미에남다른관심을표명한다.
신화적상상력이나마술적리얼리즘의경향역시이작품의가장큰특징이다.작가는공간의신화화를추구하면서여기에실제역사의사건들을적절히접목함으로써현실과초자연적현상이공존하는새롭고도독특한소우주를창조한다.그리고그속에서순환성,원형성을특징으로하는신화적시간을펼쳐보인다.이소설에서신화적시간은역사적시간도,개인의자전적시간도아닌,신화의영원한현재를역설한다.

예술은신화적언어의수호자이다.내게신화는기억이다.신화는우리가종으로서의연속성을보존하고,세상을정돈하는역할을한다.융의견해처럼나도신화가종의기억을구성하는조각이라고생각한다.신화는학습할필요가없으며내재되어있는것이라는그의사상을나는믿는다.
_올가토카르추크

본질적으로신화는인간의행동과심리의원형이며,인간의운명에관한보편적인모델이라고할수있다.평론가야누스클레이노츠키가강조했듯이토카르추크는《태고의시간들》을통해모든위대한소설은신화로통한다는사실을증명해내고있다.그런의미에서이작품은“인류보편적가치의보고(寶庫)”라고할수있다.

현실과환상,역사와개인이야기,
거대서사와미시서사의대립과공존

《태고의시간들》은생성과소멸의과정안에서지속과변형을되풀이하는공간과시간에대한이야기이며동시에인류에대한이야기이다.
작품의공간적배경으로설정된‘태고’는키엘체인근에있는가상의마을로작품의첫문장을통해설명하고있듯이‘우주의중심에놓인곳’이다.마을이름인‘태고’는폴란드어로‘프라비에크(prawiek)’,즉아주오래된,원시의시간을뜻한다.태고는어디에나있음직한평범한시골마을이라는점에서시공을초월한‘열린공간’이다.하지만흑강과백강으로둘러싸여있고,천사들이동서남북의경계를지키고있다는점에서보면,고유한질서와법칙의지배를받는‘닫힌공간’이기도하다.그러므로태고는어디에도없지만,어느곳에나존재하는공간이라고할수있다.그리하여일부평론가들은토카르추크의작품에나타나는마술적리얼리즘요소에주목하면서마르케스의《백년동안의고독》에등장하는‘마콘도’와‘태고’를비교하기도한다.
성서의창세기를연상시키는도입부의묘사는모든것이변치않고제자리에놓여있는영속적이고조화로운공간,즉에덴동산을떠올리게한다.‘태고’안에머무르는동안등장인물들은안정과조화를느끼지만,그경계너머의세계(예를들어숲)는혼돈과불안,카오스로가득찬공간으로암시된다.백강과흑강은각각선과악을상징하며,두강의물줄기는마을어귀의방앗간근처에서하나로융합된다.이러한요소들은태고라는공간에깃든신화적원형성을대변한다.

총84편의조각글들로구성된이소설의시간은연대기적인단선형으로흐르는것이아니라,유기적으로엮인짤막한단편들또는에피소드들의짜임으로써나선형으로돌아간다.소설의중심인물들인니에비에스키가족(미하우와게노베파,미시아와이지도르,아델카)과이웃들뿐만아니라,외부인들(특히2차세계대전당시폴란드를점령한군인들),동식물,신과천사,사물,죽은자에이르기까지다양한주체들이조각글들의주인공으로등장해,각개체의개별적삶의방식과존재의의미에대한작가의관심을보여준다.

“여기가태고의경계야.(…)여기에서태고가끝나.더가봐도아무것도없어.”(…)그는몇발자국뒤로물러서더니루타가경계라고말한그곳을향해달려가기시작했다.그러다갑자기멈춰섰다.왜그런지자신도알지못했다.뭔가이상했다.두손을앞으로내밀자손가락끝이사라졌다.(…)“걱정마,이지도르.우리에게다른세상은필요없잖아.”190~192쪽

비극적인역사의무자비한흐름속에서
여성개인으로서존재한다는것의의미

남자보다여자가,아버지보다어머니가,남편보다아내가더빨리죽는시절이었다.여자는인류가은밀히고여있는그릇과도같은존재였기때문이다.어린새가알을깨고나오듯아이들은여자들에게서새생명을얻었다.그런다음깨진알은스스로붙어다시고유의형태를회복해야만했다.여자가강할수록더많은아이를낳았고,그로인해여자는조금씩약해졌다.88쪽

무엇보다강조되는것은역사에는기록되지않은,혹은기록될수없었던소수자개인들,특히여성들의이야기이다.작가는탄생부터성장,결혼,출산,노화,죽음에이르기까지여성들의인생여정을따라가면서그들의작은목소리에귀를기울인다.이렇게여성의삶의여정을자연스럽게그려내면서‘여성으로서존재한다는것’의의미를발견하는데주력하고있다는점에서포스트페미니즘적인성향도엿볼수있다.
남편이전쟁터에끌려간뒤유대인청년에게사랑을느낀게노베파,일견평범해보이지만어둠과슬픔이깃든삶을살아낸미시아,술취한남자들에게몸을팔다가숲속에서홀로아이를낳고치유와예언의능력을갖게된크워스카,신산한삶끝에광기에사로잡힌노파플로렌틴카,독일군과러시아군모두에게강간당하고사랑없는삶을살아가다‘태고’를떠나는,크워스카의딸루타,독단적인아버지의집을떠나독립적이고주체적인인생을꾸려가는,미시아의딸아델카등역사의비극뒤편에서잊힐수밖에없었던여성들의삶을복원하고그의미에대해질문한다.

소설의마지막장면,고향을떠나는버스에오른아델카는아버지집에서몰래들고나온,어머니의커피그라인더를꺼내어천천히돌린다.아델카의이러한행위는연속성과지속성,그리고어머니라는존재의계승을상징하는것으로볼수있다.이처럼게노베파의시간은미시아의시간으로이어지고,그시간은다시아델카에게로연결되며,겹겹의시간을잇는고리가된다.모든것이되풀이되고순환되면서그렇게우리의삶은계속된다.‘옮긴이의말’에서

토카르추크는《태고의시간들》을통해도저히불가능할것만같은통합적합일을이루어냈다.정신과물질,주체와객체,자연과문명,관념과실재,환상과현실,변화와반복,이모든항목들이토카르추크의세계에서는결코영구적으로대립하지않고,서로자연스럽게넘나들고뒤섞인다.우리의의식으로부터완벽히분리된세계도존재하지않지만,자연과생명의무구한리듬에서동떨어진인간의의식도존재하지않음을저자는역설한다.
현실과환상이공존하는새롭고도독특한소우주속에서순환성,원형성을특징으로하는신화적시간이펼쳐지는이작품은끊임없는생성과소멸,지속과변화를되풀이하는공간을통해결국소설이란시간의이야기임을,태곳적부터만들어온인간의이야기임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