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

어부들

$19.00
Description
“신들은 파괴하기로 선택한 자에게 광기를 안긴다”
첫 소설 《어부들》과 두 번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까지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문학성을 인정받은 나이지리아 작가 치고지에 오비오마의 데뷔 장편소설 《어부들》이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시리즈 제23권으로 출간되었다. LA타임스 데뷔소설상, 파이낸셜타임스 ‘최근의 목소리 상’ 등 5개 문학상을 수상하고 부커상을 비롯한 14개 문학상 최종후보에 오른 화제작인 이 작품은 “황홀한 현대의 전설”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작가에게 “치누아 아체베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찬사를 안겨주기도 했다.
제목 ‘어부들’은 주인공 벤저민의 형제들을 의미한다.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를 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은 그곳에서 마을의 광인과 마주치고, 비극의 씨앗이 되는 광인의 예언을 듣게 된다. 이 예언은 가족들을 예기치 못한 분열로 서서히 이끌고, 결국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그린 《어부들》은 그리스의 비극을 연상시키는 극적인 기법과 나이지리아 이보족의 문화가 섞인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며 단숨에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촘촘한 거미줄처럼 짜인 복선과 시적인 비유들은 운명과 우연에 대한 작가의 탁월하고도 섬뜩한 해석에 긴장감을 더하며 한 편의 정교한 현대 비극을 선사한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15 맨부커상 등 14개 문학상 최종 후보
LA타임스 데뷔소설상ㆍ네브래스카 북 어워드ㆍ파이낸셜타임스 ‘최근의 목소리 상’ㆍNAACP 이미지 어워드 수상작
뉴욕타임스 ㆍ 옵저버 등 영미 15개 매체 선정 ‘올해 최고의 책’
저자

치고지에오비오마

ChigozieObioma(1986~)
1986년나이지리아아쿠레에서태어났다.키프로스,튀르키예를거쳐미국으로이주해미시간대학에서문예창작MFA를마치고현재는네브래스카-링컨대학에서문예창작을가르치고있다.
전세계30개언어로판권이계약된데뷔소설《어부들》은파이낸셜타임스/오펜하이머재단의‘최근의목소리상’,NAACP이미지어워드의신인작가상,로스앤젤레스타임스/아트사이덴바움어워드의데뷔소설상,네브래스카북어워드소설상을받았고,2015년맨부커상최종후보에올랐다.이소설로‘치누아아체베의진정한계승자’라는찬사를받았으며,2015년〈포린폴리시〉에서선정한‘세계의100대사상가’로지명되기도했다.
호메로스의《오디세이아》와나이지리아이보신화의현대적변용인두번째소설《마이너리티오케스트라》로2019년부커상최종후보에다시이름을올렸다.

목차

1장 어부들ㆍ11
2장 강ㆍ29
3장 독수리ㆍ45
4장 비단뱀ㆍ71
5장 변신ㆍ104
6장 미친사람
7장 매부리ㆍ160
8장 메뚜기들ㆍ211
9장 참새ㆍ236
10장 곰팡이ㆍ252
11장 거미들ㆍ284
12장 수색견ㆍ312
13장 거머리ㆍ335
14장 리바이어던ㆍ348
15장 올챙이ㆍ385
16장 수탉들ㆍ405
17장 나방ㆍ438
18장 왜가리들ㆍ454
감사의말ㆍ476

출판사 서평

2015맨부커상최종후보

LA타임스데뷔소설상·네브래스카북어워드·
파이낸셜타임스‘최근의목소리상’·NAACP이미지어워드수상작

세계30개언어판권계약·14개문학상최종후보
〈뉴욕타임스〉〈옵저버〉등영미15개매체선정‘올해최고의책

한예언이불러일으킨파멸적비극
광기의신화에사로잡힌인간의처절한운명론


우리이야기를생각하고또우리모두가가족으로서함께살았던마지막순간인그날아침에대해서생각하면나는-20년이지난지금까지도-아버지가떠나지않았기를,그전근명령서를받지않았기를바라게된다.그편지가오기전까지는모든것이제자리에있었다._15~16면


이야기는형제들의아버지가다른지역으로발령을받으면서시작된다.집에서아버지의권위가사라지자통제에서자유로워진형제들은‘저주받은강’으로불리는오미알라강에서낚시를하게되고,환시를본다는예언자아불루와마주친다.아불루는맏형이켄나에게“너는어부의손에죽을것이다”라고예언한다.지금껏아불루의예언은틀린적이없었기에,그예언을형제중하나가자신을죽일것이라고해석한이켄나는더없이아끼던동생들을멀리하고사랑하는어머니에게반항하며급기야가출까지하게된다.이에둘째인보자는더이상형의횡포에당하지않겠다고선언하고,열한살의오벰베와아홉살의벤저민은형들의싸움에행여나끔찍한일이벌어지지않을까두려움에떤다.


나는둘의싸움을지켜보면서,이런일이있고난다음에는모든것이예전과달라지리라는예감에사로잡혔다.(…)이런느낌이나를사로잡자내정신은-먼지를동심원으로모아들이는회오리바람처럼-광기어린생각들로뒤엉켜미친듯이돌아갔다.그중에서가장지배적인생각은다른모든것을압도한,이상하고도낯선생각이었다.죽음에대한생각._227면


가족들은이켄나를예전으로돌려놓기위해진심으로호소한다.이켄나를몰아붙이는것은스스로가만든두려움이며,그런마음이가족의사랑을외면하고있다고말이다.그러나아불루의예언에대한이켄나의확고한믿음은결국벤저민의예감을현실로만든다.한사람의죽음은또다른죽음과복수를낳고,복수는더큰비극을불러오며사태는돌이킬수없는내리막길로치닫는다.
이야기는예언에필연성을부여하는다양한장치를배치해운명론적인결말로이끄는한편,그방향을개인의의지로바꿀수도있다는가능성도열어두며비극의정점을완성시킨다.예언은절대적이기도하지만,개인의행동에따라미래가얼마든지바뀔수있기때문이다.그러나광기에가까운믿음에사로잡히는순간,그러한가능성은순식간에사라지고두려움을피하기위한처절한사투만이남는다.이처럼소설은운명과개인의의지에관해,삶의선택과방향에대해질문을던지며비극의진정한의미를되짚어보게한다.

비극을부르는증오와두려움,
그리고슬픔을극복하는사랑의힘


제게는이작품이형제간의보편적연대와가족들을하나로묶어주는사랑에관한것입니다.
_‘한국독자들에게보내는메시지’중에서


벤저민의가족에게는서로를향한유대가깊이자리하고있다.이켄나는예언을듣기전까지어머니와형제들을끔찍이위하는형이었으며,동생들은그런형을맹목적일정도로믿고따른다.부모님역시자식들을위해모든것을헌신하며,때로는매질과쓴소리로꾸짖더라도그바탕에는굳건한사랑이내재되어있다.그러나이가족애는단하나의사건으로인해산산이부서진다.작가는형제애와가족의연대에초점을맞추어,무엇이이감정을급격히변화시키고사랑을증오로바꿔놓는지에중점을두었다고말한다.굳건한세계를깨뜨릴정도로강력한힘을지닌증오의감정은어떤것일까?대체무엇이한사람을최악의상황까지몰아가는것일까?작가는밀도있는문장으로이러한감정의유동성을섬세하게직조해독자들이감정의파고를따라갈수있도록만든다.
그러나소설은비극가운데조그만희망을남겨둔다.수많은격랑과고통을겪더라도여전히가족들의사랑은곁에남아있기때문이다.벤저민은커다란슬픔으로인해변해버린가족의형태속에서도여전히서로를향한사랑을느낀다.가족들은한차례풍랑이휩쓸고지나간자리에다시그들의보금자리를세운다.비극은한세상을파괴할수있지만,사랑역시슬픔과증오를잠재울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