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단애 (한말숙 단편 선집 1)

신화의 단애 (한말숙 단편 선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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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70년 문학 여정의 빛나는 성취
아흔넷의 소설가 한말숙 전3권 문학선집 중 제1권 단편선집 출간
소설가 한말숙 문학 여정의 총 결산이라 할 문학선집 중 제1권 단편선집이 출간되었다. 1931년 서울에서 태어나 1957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시대와 생활의 이면을 섬세하고 사실적인 언어로 그려온 소설가 한말숙은 곧 등단 70주년을 맞이한다. 그의 나이 어느덧 아흔넷. 그간 60여 편의 단편소설과 세 편의 장편소설, 그리고 손으로 꼽아질 만큼의 수필을 써온, 과작은 아니지만 다작이라곤 할 수 없는 이제까지의 성긴 행보에 비추어 볼 때 그가 쌓은 이력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제9회 현대문학 신인상, 제1회 한국일보문학상, 한국 여성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 피추천인, 문화훈장 보관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아울러 그에게는 1964년 단편 「장마」가 미국 밴텀북스의 세계단편 명작선에 번역 수록되고, 1979년 단편 「여수」가 김수용 감독, 윤정희 주연의 영화화, 1981년작인 장편 『아름다운 영가』가 세계 아홉 개 국어로 번역 출간되는 등,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변방에 있던 시절부터 한국문학의 대중화, 세계화에 선구적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신화의 단애』는 그런 그의 길었던 문학 여정을 정리하면서 작가 스스로 열여섯 편의 단편을 추린, 아마도 마지막이 될 단편 선집이다. 50년대부터 최근까지 시대별로 대표작을 엄선하여 지난 성취를 아우른다. 한국전쟁의 여진에 흔들리는 인간 군상의 삶이 엿보이는 1956년작 「별빛 속의 계절」부터 죽음과 부재를 통해 사랑의 깊이를 헤아려보는 2024년작 「잘 가요!」까지 70년 가까운 소설가의 여정이 『신화의 단애』에 압축되어 담겼다.
저자

한말숙

(韓末淑)
1931년서울에서태어나1955년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언어학과를졸업했다.1956년첫단편「별빛속의계절」,이듬해두번째단편「신화의단애」가김동리의추천으로《현대문학》에실리면서등단했다.제9회현대문학신인상,제1회한국일보문학상을수상했으며1999년문화훈장보관장을수훈했다.1993년국제PEN한국본부의심사를거쳐노벨문학상후보로추천되었다.
소설집으로『신화의단애』『이하늘밑』『신과의약속』『여수』『덜레스공항을떠나며』등이있으며,장편소설『하얀도정』『아름다운영가』『모색시대』등을펴냈다.1960년대부터해외에작품이소개되기시작해단편「장마」가1964년미국밴텀북스의세계단편명작선에수록되었고,장편『아름다운영가』는1981년출간이래아홉개언어로번역출간,그중프랑스어판이유네스코대표선집에실리기도했다.수필집에『사랑할때와헤어질때』『삶의진실을찾아서』가있다.현재대한민국예술원회원이다.

목차

작가의말

1950년대
별빛속의계절
신화의단애
노파와고양이
장마

1960년대
광대김선생
행복
상처
한잔의커피
신과의약속

1970년대
여수

1980년대
말없는남자
초콜릿친구

2000년대
덜레스공항을떠나며

2010년대
친구의목걸이

2020년대
과일가게할머니사장
잘가요!

한말숙작품연보

출판사 서평

정(情)과한(恨)의멍에를지는지극한삶
소탈한현실의언어로묻는사람다움의의미

“하늘에는흠뻑뿌려진수억의별들이서로서로의거리를지닌채부산히반짝이고있다.그서로의거리가어쩐지절대적인존엄성을지니고있는것만같았다.어느별이하나타서죽어버린다하더라도그들은모른체하고여전히더가까워지지도멀어지지도못할,그마련된거리에서저마다혼자서반짝일것이다.”
-「별빛속의계절」에서

소설가한말숙이문학계에발을들인첫기억은피난시절인1950년대초,언니한무숙을따라부산광복동의‘금강다방’에나간것이었다.당시문인들의집이자사무실이자연락처노릇을하던그곳에서차한잔을시켜놓고종일앉아있는시인들과소설가들의모습은그에게깊은영감이었다.그곳에서“문단의대가”로불리던김동리를접하는것으로도그에겐소설한두편이뚝딱구상되었다.당연하게도그의초기소설은그가처한시대,즉한국전쟁당시와직후를배경으로삼지않을수없었다.이십대초의파릇파릇한대학생이던그에게전쟁은살면서겪은가장큰충격과고난이었다.눈으로피부로그아수라장을겪고서도탈속적언어와관념으로삶에서비켜난문학을하는건그의성정과도,그의삶과도맞지않았다.본것을본대로,있는것을있는대로그리기.그것은소박한일상의언어와경험만으로도이룰수있는위업이었다.일부평단은그것을실존주의라고불렀다.
『신화의단애』는현실에서건져올린쉬운언어로크게는시대,작게는주변인간관계의울타리안에서지극한삶을영위하는보통인의이야기를그려온한말숙의대표단편들이다.등단시절부터최근인2024년까지근70년세월을망라하는열여섯편의단편이담겼다.전후미군장교의‘뽀이’로일하던소년의생활을그린첫작품「별빛속의계절」,김동리의추천을받아등단까지이어준「신화의단애」,장마철어느머슴살던부부의죽을고비를통해부부의정과에로스,나아가계급의단면을섬세히보여주는「장마」,부모의부재,장례식의소란속에서가족의작지만큰행복을돌아보는「행복」,전쟁이라는역사적경험으로인한세남녀의긴오해와화해를그린「상처」,배우윤정희를주연으로하여영화로도제작된단편으로기혼여성의고독감을그린「여수」,서로다른국적의두남녀가제3지대일본에서학회일로만나비슷한역사적경험을공유한다는내용의「말없는남자」등그의소설들은드라마틱하지않은소재에보편적정서를담아최대의공감을끌어낸다.
10년단위로시대를나눈이선집의구성에서도알수있듯,한말숙의소설들은당대의생활상에깊게발을담구어소재도인물도작가자신의생애주기를따른다는특징을띤다.그러나그런변화의와중에도지극히단순하고일상적인언어,사람의정그리고어느삶에고업보처럼따라붙는한의정서는이소설가가지키고자하는어떤초심을짐작케해준다.세월속에서변하는것과변하지않는것의대비를볼수있다는점도『신화의단애』가선사하는한가지재미가될것이다.


단편집한권,장편한권,수필집한권
70년문학여정의결산과정수(精隨)

“단편총60편중에서16편만골라서50년대,60년대,70년대……이렇게몇편씩을10년단위로묶어보았다.이런식으로해서버리고싶은것을다버려단편선집한권으로압축했고,수필집도한권,장편도한편만남기기로했다.”
-‘작가의말’중에서

소설가한말숙은자신의글만큼이나담백한마무리를원했다.말년의작품집은으레‘집대성’의형식을취하기마련이지만,『신화의단애』구성을논의하는과정에서그는글을아까워하는편집자의만류에도불구하고들어낼소설의제목을매일같이더해갔다.60여편이단열여섯편으로줄어든만큼,이책에수록된작품들은그가어떤소설가,나아가어떤사람으로기억되길원하는지를짙게반영한다고할수있다.가장보편적인어휘로가장신비로운세계를표현한한말숙문학이다.
은행나무는한말숙문학선집제2권장편소설『아름다운영가』와제3권에세이『새와개와사람과』도곧출간할예정이다.

“파격적인전후파여성을주인공으로방황하는세대의혼란스러운세태를묘파했다.50년대소설인데도문체가간결하고전개에속도감이있어서현대적감각의소설로읽힌다.”-이숭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