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나의 얼굴을 (제2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

잠든 나의 얼굴을 (제2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

$17.00
Description
5천만 원 고료 제2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
서로의 얼굴에 비친 나를 발견하고 넓혀가는 일에 대하여
기성 작가와 신인 작가를 아우르며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신설한 아르떼문학상이 올해로 제2회를 맞이했다. 총 503편의 응모작 가운데 심사를 거쳐 만장일치로 소설가 임수지의 첫 장편소설 《잠든 나의 얼굴을》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할머니, 고모, 주인공으로 이어지는 가족의 슬픔과 아픔, 유대와 성장을 그린 이 작품은 “심사하고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좋았던 소설”, “줄어가는 문학의 영토 속에서 오늘날 소설이 해야 하고 해낼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탐색하는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소설은 주인공이 고모의 연락을 받고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광주로 내려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흘 정도 자리를 비울 것이라던 말과는 다르게 고모는 계속 돌아오지 않고, 어쩌면 고모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알 수 없는 불안과 함께 주인공은 할머니와의 동거를 이어간다. 1인칭 화자의 담담한 묘사로 말해지는 이 소설은 속도가 빠르고 강한 화법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최근 콘텐츠의 추세와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그런 추세와 역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사이사이 비어 있는 부분들에서 독자들을 멈춰 서게 한다. 그 빈자리에 잠시 머무르며 우리는 거듭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고요하지만 섬세하게 인물의 치열한 성장을 기록하며 《잠든 나의 얼굴을》은 작은 규모의 이야기가 우리의 일상을 충분히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한다.
저자

임수지

저자:임수지
2025년제2회아르떼문학상장편소설부문을수상하며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장편소설《잠든나의얼굴을》이있다.

목차

1부
잠·티켓·잠·영향·방·자주색·숨·빛나는소라고모·간장의맛·잠·동맥·달고끈적거리는것·진짜와가짜·눈물점·라면·빛나는·방·이백원·복

2부
칼과가위·나·작고낮은·둥근통증·^.^·방·잠·희게빛나는·장면·손·불

3부
실내정숙·하고싶은것을한다·뺨·표본·브레이크타임·잠·겨울밤·멀리·오직·오직·타고남은것·방·오직·오직·방·오직·옮겨적기·얼굴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일어나.이제다시네가될시간이야.”

어느겨울,주인공나진은며칠만할머니를돌봐줄수있겠냐는고모의연락한통으로광주로향한다.“짧으면3일이지만길어질수도?”라는말을남긴채고모는스노보드를타러떠나고,나진은할머니와의동거를시작하게된다.잔잔하게흘러가는하루하루속에서나진은자신이이곳에서지냈던지난10년을되돌아본다.

그러니까그방은‘임시의방’이었다.자주들여다볼필요가없는물건이쌓이는방.그방에있던몇개의종이상자가빠지고,내옷이담긴몇개의종이상자가들어갔다.그렇게나는임시로이집의일원이되었다._33쪽

열살이었던나진은부모의이혼으로고모가함께살던할머니집에맡겨지게된다.집의규칙을아무도알려주지않아스스로깨쳐야만했던나진은엄마대신고모를보며자란다.이십대후반의나이에백화점에서일하던고모.가족들과데면데면하며나진에게도관심이없었던고모였지만나진은자신도모르게그의모습을좇으며성장기를보낸다.

늦은밤까지고모에게서는답장이오지않았다.메신저앱에들어가보니내가보낸메시지는읽지도않은상태였다.다음날나는고모에게전화를걸었다.발신이정지된전화라는안내음성이들렸다._181쪽

특별할것없는일상을보내던나진은친구경은과의대화도중고모가돌아오지않을수도있다는불안에빠진다.더불어사흘쯤이면돌아올것이라던고모가열흘이넘게돌아오지않았다는사실을깨닫는다.다른생각을하기위해산책을하다동네의도서관에들어가책한권을읽은나진은펼쳐둔책을덮어밀어두고노트를펼쳐고모를떠올리며글을쓰기시작한다.고모는영영떠나버린것일까?답을알지못한채나진은마치고모에게들은이야기를옮겨적듯글을쓰고할머니를돌본다.

그어떤부딪힘의언어없이도맹렬히싸우고
그어떤포옹의장면없이도열렬히화해하는

이온도를옮겨적을수는없나.나는꿈의입구로빨려들어가면서그런생각을했다.꿈속에서라면가능할지도모르겠다.꿈속에서나는아주크고멋진노트를가질거다.향기와온도를적을수있는마법의펜을가질거야.그리고이걸모두옮겨적어야지.기억해야지._295쪽

작가의자전적소설이라고도볼수있는이작품은인물의선택으로세계가바뀌거나거대한운명속인물이휘말리는등의장엄한서사를가지고있지는않다.다만가만한이야기들속빈자리에거울처럼우리의얼굴을비추어보게한다.절제된문장으로놓인한인물의성장기를따라가다보면독자들은“성장이란혼자가아닌누군가와함께가는일임을떠올리게될것이다.”(이기호소설가)그렇게이작품은소설안팎의인물들을서로연결하며우리의일상을변화시킨다.이것이문학이해야하고할수있는가장중요한역할임을《잠든나의얼굴을》은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