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마음 (이두온 장편소설 | 개정판)

타오르는 마음 (이두온 장편소설 | 개정판)

$18.00
Description
더없이 그로테스크하고,
아름답고, 강력하다.
당신은 이런 이야기를 어디에서도 읽은 적이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펴낸 첫 소설이 작은 반향을 일으켰다. ‘밀도 높은 서스펜스와 문학의 품격’ ‘스타일리시 스릴러’란 말이 따라 붙었다. 금세 이 소설은 해외로 건너갔다. 번역되어 이웃나라 일본에 출간(《그 아이는 이제 없어(원제‘시스터’, 문예춘추)》)되었다. 그곳에서는 ‘한국으로부터의 새로운 흐름’(요미우리신문, 미야베 미유키)이란 제목을 달고 그녀가 소개되었다. “짙은 어둠에 휩싸인 듯한 전개의 끝에는 가슴 떨리는 엔딩이 도사리고 있다”며 일본 독자에게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는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할 젊은 작가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두온. 아마도 우리에겐 조금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곧, 그녀는 우리 뇌리에 이렇게 각인될 것이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더없이 그로테스하고 매력적인. 어디에서도 읽어본 적 없는.
이두온의 두 번째 장편 《타오르는 마음》(개정판)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은 ‘연쇄살인’으로 먹고사는 마을이 있다면?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살인사건’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인간의 어두운 심성들이 모여 마을에 기괴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마을 사람들의 과거가 한데 뭉쳐 우리 사회의 어두운 심연을 타격한다.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 절벽으로 내몰린 사람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은유이자 돈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을 재화로 만들 때, 개인의 육체는 대상화되고, 불행과 가난은 전시되며 인간은 죽어서도 죽음에 이르지 못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 이상하고 기괴한 마을에 점점 마음이 빼앗길 때쯤, 살인을 계획한 사람과 살해를 당한 사람들에 관한 비밀이 한 점의 주저 없이 일사천리로 파헤쳐진다.
저자

이두온

저자:이두온
2016년장편소설《시스터》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타오르는마음》《러브몬스터》,소설집《짝꿍》을썼다.

목차


1부
D-2,나는미치지않았어9
비말15
나도뭔가를부수고싶은데28
소화제37
빅버거슬로건44
들이받을벽이없어서52
네온사인59
한달전위도,은퇴76
D-1수레바퀴83
위도,말을말로써99
D-day올드맨116
한달전,퀴즈쇼138
D-1위도,사이드미러150
D+1용의자의집166
위도,유예179
손님들한테는친절해야지183
위도,체리190
살인마의시간196
위도,진짜202
너희들이범인을잡길바라208

2부
위도,납치229
야생의스파이235
위도,최고의수사관254
D+2소문의출처256
위도,전부인261
풋사랑265
위도,후회할짓272
앞으로간다는건어떤거야?275
위도,편지285
삐뽀삐뽀289
위도,빈깡통299
그런식으로라도302
위도,융기317
창문321
위도,앞니328
실패한쌍놈들의세상330
위도,기어코345
타오르는마음349
위도,이기적인사람359
찾기힘든아이들364
D+3적합한장소371
망치고싶지않아378
평원에서하나가무너지면391
위도,길고큰하품406
너는네가미쳤다고생각해?410

작가의말414

출판사 서평

어디서도본적없는마을,어디에서도들은적없는이야기가그곳에서시작된다

2번국도와17번국도가교차하는지점에있는마을.이곳은황폐하고건조한평원을앞에둔작은시골마을로,과거에는트레일러기사들이나운전자들이쉬어가는중간거점지였다.그러나고속도로가건설되면서운전수들은더이상마을에서쉬어갈필요를느끼지못하고,마을은주수입원을잃는다.사람들은돈을벌기위해기반시설유치에힘쓰고,‘건조한평원과일출’을관광상품화하려하지만시도는실패로돌아간다.

“‘먹고살기위해서였다’는핑계는너무모호하다.그러나다수의마을사람들은선택을했던것같다.살기위해서였다고말이다.윤리의식,죄책감,동정심,인간애같은것들이사라질수있는것이냐묻기도전에,사람들의생존앞에서힘을잃었다.그것들이사람들의마음속깊은곳으로후퇴했다.그리고생존과성공을자랑스러워하는풍조가그자리를대신했다.”
―26쪽

그러던차마을은전환점을맞이한다.건조한평원에서살해된시체여섯구가발견된것.희생자는모두마을의젊은이들로,도시에가기위해마을을뛰쳐나갔다고여겨졌던자들이었다.그들이불에탄채평원에묻혀있던사실이드러난다.연쇄살인이공표되고,수많은사람들이마을을찾는다.마을은미디어에얼굴을잡아뜯기며유명세를탄다.수사가지속되지만범인은잡히지않는다.얼마후살인마의이야기를다룬영화가제작되고,마을에는세트장이세워진다.수많은타지사람들이오간다.마을사람들은연쇄살인이돈이된다는사실을깨닫는다.개봉된영화가흥행을하면서마을을찾는사람들은더늘어난다.해마다열리던마을축제는살인사건을전시하는사이코관광으로급속히재편된다.

“우리이야기가매스컴을타고,우리의영화가나오고,우릴위한축제가만들어지고,사람들이우리를추앙하기위해마을을오가는동안에도사불은나타나지않았다.나는늘이곳에있었다.박물관관리인으로일하며사불을기다렸다.그리고그러는동안아무것도아닌존재가되어버렸다.나는무언가,여태껏내가빼앗겨온것들보다더근본적인무언가를도둑맞았다는느낌을받는다.”―114쪽

그리고현재,마을을찾는관광객은현저히줄었다.낡은살인관광은더이상돈이되지않았다.범인은아직잡히지않아살인관광의명맥은유지중이나이것마저도곧끝이보인다.마을사람들은올해를끝으로축제를개편하기로결정한상태다.그러던중,9년만에새로운살인사건이발생한다.그사건이벌어지자축제의열기는불붙기시작하고,예년보다많은수의관광객들이마을을찾아온다.마을에는이를반기는기묘한분위기가감돈다.9년전살인의목격자였으나미치광이취급을받던마을의소녀밴나.맘편히따랐던나조가살인피해자가된순간나조의다잉메세지를듣게되고이사건을끝까지추적하기로결심하는데……

“그들이가장궁금해했던건‘범인의얼굴을기억하고있느냐’는사실이었다.나는물론고개를끄덕였다.그자의얼굴을봤어요.똑똑하게기억하고있어요.경찰들은고무된채몽타주작업을시작했다.나는도저히잊을수없던얼굴을이미지로완성시켜나갔다.그림이완성되었을때이를본경찰은겁에질린목소리로말했다.‘이게사람이야,괴물이야?’”―71쪽

죽을힘을다해지켜내는선의의미

소설은살인자찾기를잠시멈추고마을구성원들간에집단적악의공동체가된비밀을정면으로파헤쳐간다.한사람이아닌전체를장악하고있으며,존재하되드러나지않는악의모습.살인사건은마을의역사에서는흉사였으나,먹고살게없는사람들에게는그조차먹잇감으로받아들여지며경사로변해간다.죄책감,인간애,윤리의식보다돈과생계를위해어쩔수없다는당위가앞선다.그런와중에이소설은추악한이기심앞에혼신의힘을다해악몽을희망으로전복시키려는한소녀의선의의지를보여준다.인간은잔혹하고잔인하지만,아이러니하게도고통으로인해자신을돌아보며또그고통으로인해타인의마음과서로교통할수있다는명확하고중요한사실을소녀로인해깨닫게된다.아마도이두온은온통암흑뿐인세상속에서오롯이살아남아희망이되어야한다는간절한의지의메시지를세상에내보내고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