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해체, 시선의 발명 : 입체주의

공간의 해체, 시선의 발명 : 입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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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것은 그림이 아니라, 보는 방식에 관한 혁명이다”
감상하는 미술에서 경험하는 미술로,
공간을 해체하고 시선을 발명한 입체주의라는 혁명

오직 다섯 개의 작품이면 된다. 현대미술사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지식 시리즈, ‘아트 에센스’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학계와 현장의 접점에서 활약 중인 현대미술포럼 집필진의 서양미술사 강의를 책으로 만나는 아트 에센스 시리즈는 오직 다섯 개의 대표 그림으로 각 미술사조의 핵심만 파악해 ‘아는 만큼 보이는’ 감상의 기쁨, 명작을 알아보는 감식안, 자신만의 자유로운 예술적 취향을 발견하게 해준다. 매혹적이지만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완벽한 길잡이다.

공간의 해체, 시선의 발명 - 입체주의
예술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입체주의 이전, 사람들은 그림을 보며 ‘화가가 무엇을 그렸을까?’를 생각했다. 빛과 색채를 자유롭게 쓰고 개인의 내면을 담아냈더라도, 회화는 아직 대상을 재현하는 예술이었다. 그러나 사진이 발달할수록 회화는 재현 능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회화의 고유성은 무엇인가’라는 고민에 천착한 끝에, 피카소는 〈아비뇽의 여인들〉을 그려 입체주의의 시작을 알린다. 이 그림은 배경과 대상의 구분, 단일한 시점과 주제, 전통적 ‘아름다움’ 등 미술의 모든 규범을 뒤엎은 새로운 예술의 발명이었다. 뒤틀린 형태, 배경과 녹아드는 인물들, 다중시점의 병치 등은 화가가 관객에게 보내는 도전장이다. 관객은 이제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가 발명한 ‘세상을 보는 방식’과 맞부딪치며 그림을 ‘경험하게’ 된다. 관객은 그림 속 여러 단서를 종합해 화가의 의도를 상상하고 자신이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성찰하게 된다. 입체주의는 예술을 재현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여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예고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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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슬비

저자:이슬비
동아대고고미술사학과를졸업하고이화여대미술사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현재같은대학원에서박사과정중이다.〈아트인컬처〉뉴비전미술평론상(2008)을받았으며,〈월간미술〉기자로일했다.공저로《메타유니버스:2000년대한국미술의세대,지역,공간,매체》《그들도있었다:한국근현대미술을만든여성들》등이있으며논문으로「르코르뷔지에LeCorbusier의작업에나타나는민족주의적특성」「매체탐구로구현된박영숙의페미니스트사진」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I.피카소,〈아비뇽의여인들〉전복의기원
II.브라크,〈포르투갈인〉감각의질서,구조의탄생
III.그리,〈세면대〉세화가의화음
IV.뒤샹,〈계단을내려오는나부No.2〉충돌하는감각
V.아르키펭코,〈걷고있는여인〉공간적확장

나가며

참고문헌
미주
입체주의다섯개의그림

출판사 서평

공간의해체,시선의발명입체주의
예술은‘바라보는것’이아니라‘경험하는것’이다

입체주의이전,사람들은그림을보며‘화가가무엇을그렸을까?’를생각했다.빛과색채를자유롭게쓰고개인의내면을담아냈더라도,회화는아직대상을재현하는예술이었다.그러나사진이발달할수록회화는재현능력에서뒤처질수밖에없었다.‘회화의고유성은무엇인가’라는고민에천착한끝에,피카소는〈아비뇽의여인들〉을그려입체주의의시작을알린다.이그림은배경과대상의구분,단일한시점과주제,전통적‘아름다움’등미술의모든규범을뒤엎은새로운예술의발명이었다.뒤틀린형태,배경과녹아드는인물들,다중시점의병치등은화가가관객에게보내는도전장이다.관객은이제그림을‘감상하는’것이아니라,화가가발명한‘세상을보는방식’과맞부딪치며그림을‘경험하게’된다.관객은그림속여러단서를종합해화가의의도를상상하고자신이대상을어떻게바라보고있었는지성찰하게된다.입체주의는예술을재현이라는속박에서벗어나게하여예술의무한한가능성을예고했다.

예술의개념을뒤바꾼혁명의시작

‘아트에센스’시리즈는매혹적이지만난해한현대미술을이해하기위해오직다섯개의대표그림으로각미술사조의핵심만파악하는시리즈다.입체주의는네번째책으로,저자는입체주의를하나의미술사조를넘어전통적예술의형태를해체하고20세기의‘보는방식’을발명한혁명이라고역설한다.20세기초과학과철학의비약적발전과제1차세계대전이라는격동과조응하며탄생한입체주의를파블로피카소,조르주브라크,후안그리,마르셀뒤샹,알렉산더아르키펭코의그림을중심으로설명해나간다.
“불을내뿜기위해석유를삼킨듯했다.”프랑스의화가조르주브라크는피카소의〈아비뇽의여인들〉을처음보고이렇게말했다.마티스역시“너무불쾌하다”라며충격을감추지못했다.입체주의의시작은이처럼아름다움이아니라충격과도발이었다.‘아름다운여성의신체’를이상적으로묘사하는누드화는피카소에의해해체되어,관객을응시하며능동적으로해석할것을요구하는조각난여성의신체가되었다.입체주의는더이상감상을요구하지않는다.해체된형태를따라눈을옮기며그것이무엇인지,왜그렸는지스스로이해해가는‘경험’을선사한다.

“그림은이야기대신낯섦과충격을전해야한다”
회회의질서를뒤흔든입체주의의탄생

19세기후반,사진이등장하면서회화의존재의의에대한근본적인회의가제기되었다.‘대상을완벽하게재현할수있다면,붓으로그리는것이무슨의미가있는가?’이는‘눈에비치는그대로’그리는인상주의와내면의감정을색과형태에투영하는후기인상주의로이어졌고,입체주의는여기서더나아갔다.20세기초아인슈타인의상대성이론은뉴턴의절대공간개념을뒤집었고,회화를지배하던‘단일한시점’개념에도의문이제기되었다.회화의가치관과세계관이흔들리고있었다.
이러한변화속에서천재피카소는세잔의작품들을보고큰충격을받았다.세잔은이미정물화에‘다중시점’을도입했으며,자연을‘원뿔,원통,구’로재현하는실험에몰두해있었다.피카소는세잔의그림에서자극을받았고,그에게도전장을내밀듯더욱급진적인다중시점과해체된형태를선보이려했다.그전까지비극적감정을상징적으로표현해왔던피카소는원래〈아비뇽의여인들〉에도‘이야기’를넣으려했으나,실험을거듭하면서주제를포기하고새로운화면을구성하는데집중했다.화면속다섯여성의얼굴은기괴한가면처럼묘사되어있고,몸은뒤를향하고있음에도시선은정면을응시해관객을마주한다.작품의배경과인물은서로구분되지않고얽혀있고,관객은불편한시선을마주하며무엇을그렸는지의아해하며화면위를헤맨다.피카소는단일한시점,사실적인형태,인물(대상)과배경의구분이라는미술의전통을모두전복함으로써입체주의를탄생시켰다.

“관객은그림의주제를이해하는것이아니라창조한다”
그림을넘어현실로,형태를넘어개념으로

피카소의전복으로회화를가두고있던제약이사라지자,곧바로다양한실험이동시다발적으로펼쳐졌다.조르주브라크는〈과일접시와유리잔〉에서목탄으로그린과일접시옆에나뭇결무늬벽지를잘라붙였는데,이후피카소,후안그리역시신문지,연필,유리등다양한사물을캔버스에붙이거나캔버스둘레에밧줄을묶는등그림에현실세계의사물을도입하였다.대상을묘사한그림과대상이한화면에서만나면서그림은환상과현실을넘나드는것이되었고,관객은다양한시점,해체된형태,그림과사물이공존하는화면위를바쁘게훑으며그림의주제를능동적으로창조하게되었다.
한편정지된대상이아닌움직이는대상을한화면에담아내려는시도도있었다.마르셀뒤샹은〈계단을내려오는나부No.2〉에서여성의신체를도형들로단순화한뒤,계단을내려오는움직임을한화면에담아내었다.고정된화면에여러시공간을중첩하려는시도이자,그림으로움직임이라는개념을표현한작업이기도했다.이후뒤샹은자신의서명을남긴변기를〈샘〉이라는제목으로출품해,개념미술로나아갔다.한편조각가알렉산더아르키펭코는‘빈공간’개념을조각에도입했다.그의〈걷고있는여인〉에서는인물의얼굴,몸이있어야할자리에구멍이자리한다.조각가는‘빈공간’을통해형태를암시하고관객은‘빈공간’에그형태를추측한다.작품의의미와주제가관객이해석하는과정에서탄생하게된것이다.

안타깝게도입체주의는1914년에제1차세계대전이발발하면서위축되었지만,전세계로확산되어막대한영향을미쳤다.입체주의의영향은그림의형식에국한된것이아니었다.그것은‘대상을어떻게바라볼것인가’라는의문을던졌고,러시아에서는미래주의와뒤섞여혁명을위한시각언어로,미국에서는기하학적감각과사실주의와결합해‘아메리카니즘’의상징으로발전했다.멕시코에서는디에고리베라를중심으로한벽화운동에영향을주었고,아르키펭코의조각은유럽의바이오모피즘,한국의생명주의조각의토대가되었다.입체주의는예술의가능성을유례없이넓게열어젖혔고,그속에서현대미술의다양한경향이탄생할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