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 (19인의 소설가가 직시한 지금, 이곳의 우리)

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 (19인의 소설가가 직시한 지금, 이곳의 우리)

$16.80
Description
2026년 한국 사회는 무엇으로 설명되는가
가장 현재적인 키워드로 현실을 날카롭게 벼려낸 소설들

19인의 소설가가 직시한
지금, 이곳의 우리
기사가 아닌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현실을 고찰하며 큰 호응을 얻었던 문화일보 연재 기획 《소설, 한국을 말하다》가 2026년 여전히 첨예하고 현재적인 주제들로 돌아왔다. 12.3 비상 계엄과 6.3 대선을 거치며 한국 사회는 더 많은 난제를 마주한다. 이에 《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에서는 한국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소설가뿐 아니라 학자, 번역가 등 다양하게 구성된 작가 19인이 가장 시의적인 키워드를 통해 지금 여기 우리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들은 급변하는 한국 사회를 짧지만 깊이 있는 서사로 포착하며 그 속에서 우리가 진실로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우리 자신조차 낯설어지는 시대에 우리가 ‘우리’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업”(박동미 기자)이라는 지점에서도 이 앤솔러지는 의미가 있다. 인공지능, 갓생, 불임, 계엄, 노벨문학상…… 오늘날 한국을 살고 있는 이들 바로 곁의 키워드로 쓰인 작품은 시시각각 바뀌는 유행과 우리를 대신할 것들이 숨 가쁘게 뒤쫓아 오는 이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뻗어 나간다.

세상 가장 고차원적이고 밀도 높은, 결코 휘발되지 않을 뉴스. 연재를 진행하면서 그것은 더욱 선명해져 확신이 됐다. 앞으로도 짓고 지어지고, 부수고 부서지기를 무수히 반복할 인간사에, 마지막까지 꿋꿋하게 남을 것은 오직 ‘이야기’일 것이라고.
_‘기획의 말’ 중에서
저자

성해나

201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소설〈오즈〉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빛을걷으면빛》《혼모노》,장편소설《두고온여름》등이있다.김만중문학상신인상,젊은작가상,신동엽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박동미기획의말

1부
성해나인공지능(AI)-#유령
김기태효율-진취적시민을위한15분읽기
박연준갓생 -오민아의남부러운삶
박민정탈덕 -나는너에게남은사람
성혜령도파민중독-완전한휴식
김경욱배달음식-가고있습니다
하성란챗GPT-발목

2부
윤성희나이듦-나중에이기는사람
정한아7세고시-키즈카페
김유담입시 -엄마의역할
김병운퇴사 -일한기록
문지혁불임 -다섯째아이에게
이미상금쪽이-에치치에게경배를

3부
송호근정치갈등 -하늘엔영광땅엔평화
정용준계엄 -일어나지않은일
정소현그루밍-나를떠나지않을사람
안톤허노벨문학상-영어생활
권김현영목소리-들려?
정대건전세사기-불안

출판사 서평

“잘살고싶어.더.더잘살고싶어.(……)
진짜노력하면,죽도록노력하면바뀔까?”

1부에서는개개인의삶에집중한소설들을모았다.‘갓생’이라는이름아래누군가에게보여지기위한삶을살아가는세태를드러내거나(박연준〈오민아의남부러운삶〉),죽음마저콘텐츠로소비하는젊은세대에게경각심을일깨우는(성혜령〈완전한휴식〉)이야기가있다.‘탈덕’하지않았지만당당하게이야기할수도없는사랑을하는인물(박민정〈나는너에게남은사람〉),배달앱지도의빨간점이움직이는것을보며우리가건네받고건네줄‘온기’를떠올리는인물(김경욱〈가고있습니다〉)은과거와비교해달라진현재의풍경을보여준다.
짧은소설을읽기에도바쁜현대인들을위해아예소설의내용을요약해설명해주는파격적형식을취한작품(김기태〈진취적시민을위한15분읽기〉)을읽으면휴식이곧죄처럼느껴지는한국사회에대해깊은생각을하게된다.한편지금의우리에게빼놓을수없는AI를다룬이야기들도눈에띈다.챗GPT를활용해가상경험이현실보다더익숙해질미래(하성란〈발목〉)나인공지능이돌봄과감정까지관여하는근미래(성해나〈#유령〉)가단순히허구로만느껴지지않는것이씁쓸함을남긴다.

머릿속에떠오른단어몇개를노트북의프롬프터창에입력했다.
강,고요,햇살,매미소리,평화로움.
엔터.순식간에화면위로수많은문장이꼬리를물며생성되었다.홍보팀이원한건따뜻하고안정감있는문구였다.일일이읽어볼필요도없었다.어느누가뽑아도다뽑을수있는무난한문장들이었다.
_하성란,〈발목〉중에서

2부는가족단위에서한국사회를바라본작품들이다.유명학원에들어가기위해고시와같은시험을치르는것을의미하는‘7세고시’(정한아〈키즈카페〉),입시당사자인고등학생보다더바쁘게살아야하는엄마(김유담〈엄마의역할〉)의모습은가족내에서엄마의역할이얼마나중요한지느끼게한다.아이를간절히원하는한가족의비극(문지혁〈다섯째아이에게〉)이나,금쪽같은아이를가지고도마냥행복해할수만은없는가족(이미상〈에치치에게경배를〉)을보면가족을이루는것에대한아이러니가느껴진다.그렇다고해서우리가그것을부정적으로만바라보아야하는가?여전히한국사회에서가족은큰의미를지닌다.어디에도남지않았지만꾸준히일해온이를격려하기위한어머니전상서(김병운〈일한기록〉),체육대회를나가는‘나’와그를지켜보는할아버지가서로를힘껏응원하는장면(윤성희〈나중에이기는사람〉)은우리에게잊고있던일상의다정함을일깨우며인간은혼자살수없다는,당연하면서도잊기쉬운사실을전한다.

“아직안늦었어요.지금부터라도열심히해야죠.”“응,내생각도그래.수진이지금부터열심히하면수능등급올릴수있을거야.오늘은잔뜩골을내긴했지만,머리가좋은아이니까나는충분히할수있을거라고믿거든.”
“에휴,형님,지금수진이얘기를하는게아니잖아요.”“그럼누구?”
“형님요.지금부터라도정신바짝차리고열심히공부하세요.수진이성적으로갈수있는최대치의학교를찾아내는게엄마가할일이니까.”
_김유담,〈엄마의역할〉중에서

마지막3부는조금더사회적인문제를다룬다.2024년한강소설가의노벨문학상수상이후번역가의삶을조명한소설(안톤허〈영어생활〉),재작년벌어졌던계엄을되돌아보는작품(정용준〈일어나지않은일〉),이후대선을통해한국의뿌리깊은이념갈등을짚어낸이야기(송호근〈하늘엔영광땅엔평화〉)는날카로운시대감각을느끼게한다.함께지금을살아가는이들이써내려간이야기가생생하게와닿는다.미래의‘나’가과거로돌아가서라도말리고싶은한가지일(정소현〈나를떠나지않을사람〉),특별한목소리를가진‘류’가자신의재능으로“여자인류는아는세계”의범죄를막는이야기(권김현영〈들려?〉),믿었던집주인에게전세사기를당할뻔한신혼부부(정대건〈불안〉)의모습에는한국사회에여전히실재하는문제들이핍진하게담겨있다.

“전화를받은자가망설였고,명령을받은자가망설였고,문서를읽은자가망설였고,전투복을입은자가망설였고,탄약고에서실탄을내어주는자도그실탄을받은자도망설였어요.(……)망설임과망설임이맞바람처럼커져날아가는화살을땅에떨어뜨렸어요.세상에,놀랍네요.총이있는데발사되지않다니.몽둥이를쥐었는데아무도휘두르지않았다니.”
_정용준,〈일어나지않은일〉중에서

글이되지못한글,말로다할수없는말
그잔해들을끌어모아이야기로기억하는일

동시대적인이야기들이사실보도가아니라소설로써전달되는일은,기획의말처럼“짓고지어지고,부수고부서지기를무수히반복할인간사에,마지막까지꿋꿋하게남을것은오직‘이야기’일것”이라는사실을더욱자명하게한다.우리는이제이열아홉편의소설을읽고문학의효용과인간의쓸모에대한회의가가득한이시대에서자신있게대답할수있을것이다.문학이야말로“세상가장고차원적이고밀도높은,결코휘발되지않을뉴스”일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