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소년 (이정명 장편소설)

표류 소년 (이정명 장편소설)

$18.00
Description
“시작된 적조차 없는 듯한 나의 삶이 갑자기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죽은 지 며칠이 지났는지 알 수 없다.”

《부서진 여름》 《안티 사피엔스》 이정명 신작 장편소설
《뿌리 깊은 나무》 《별을 스치는 바람》 등 현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며 한국형 팩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이정명의 신작 장편소설 《표류 소년》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작품은 작가 특유의 탁월한 가독성과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극적 전개로 독자들을 단숨에 결말까지 데려다놓는다.
아무에게도 엄마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채 한 달 남짓한 시간 그 곁을 지킨 열네 살 소년. 그가 숨기고 싶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소설은 한 소년의 삶을 집요하게 들여다보며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맹점을 찌른다. 순식간에 몰아치는 매서운 전개와 흡인력 있는 서사가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속도감 있는 진행 이면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표류 소년》은 왜 온전한 사랑만으로는 누군가를 사랑하기 어려운지, 사랑이 왜 때때로 가장 깊은 상처의 형태가 되는지를 깊게 고민하게 한다.
저자

이정명

대학졸업후신문사와잡지사기자로일했다.집현전학사연쇄살인사건을그린《뿌리깊은나무》,신윤복과김홍도의그림속비밀을푸는《바람의화원》이드라마화되었다.윤동주시인의마지막1년을그린《별을스치는바람》은20여나라에번역출간되며영국인디펜던트외국소설상(IndependentForeignFictionPrize)후보에오르고이탈리아프레미오셀레지오네반카렐라(PremioSelezioneBancarella)문학상을수상했다.2022년출간한《부서진여름》은다음해뉴욕타임스올해의스릴러로선정되었다.그외작품으로《선한이웃》《밤의양들》《부서진여름》《안티사피엔스》등이있다.

목차

표류소년·9

출판사 서평

“그때그들에게무슨일이있었을까?”

새로운삶이시작되었다.엄마없이살아가야할인생.고함도나무람도애원도없이혼자결정하고혼자선택하고혼자책임져야할삶.
머지않아사람들이들이닥칠것이다.그들은이놀라운장면에입이딱벌어지고혼이나갈것이다.(……)
그리고나는이모든일을그들에게설명해야할것이다._18쪽

어느겨울,경찰서로한통의전화가걸려온다.발신인은중학교교사.자신의학생이등교하지도않고연락도받지않는다는내용이었다.신고를받은여성청소년과경사남보라는그학생의집으로향하고,그곳에서매트리스위에나란히누운모자를발견한다.어머니안도연은이미사망한지꽤시일이지난상태였고,아들요한은손목에피를흘리고있었지만아직맥박이뛰는중이었다.곧장병원으로실려간그가현장에남긴것은도톰한갈색표지의‘학습노트’였다.다른일에는말문을열지않던요한이유일하게언급한그것.

갈색표지에말라붙은핏자국이현장의기억을불러온다.그녀는피에들러붙은갈피들을조심스레분리한다.(……)그녀는귀를기울인다.소년이하지않은말과하지못한말,할수없었던말에.말머리의머뭇거림과말사이의침묵과끝맺지못한말의여운에._57쪽

공부일정과간단한학습메모,요점정리가적혀있는노트는얼핏보기에는특이점이없어보인다.그러나이사건을해결할실마리가여기에있다.이것을바탕으로보라는요한의주변인물들을탐색해나가기시작한다.담임교사인인선,알코올중독과우울증을앓고있던엄마의주치의우일,요한의이웃이었던수임과그의딸예림…….이들중도연을죽인범인이있는것일까.아니면그녀는우울증과알코올중독증세때문에스스로목숨을끊은것일까.조사를거듭하던중보라는모자사이에장한솔이라는남자가있었음을알게된다.요한의과외선생이었던그는사건당일오후요한의집을방문해밤늦게떠났다.남편을잃은여자와아빠가없는아이에게그는단순히과외교사이상의존재였던것으로보인다.이렇듯유력용의자로한솔이떠오르며사건의진상이밝혀지는듯하다.그러나보라는계속해서이런의문이든다.오류가없다고해서그것이진실이될수있을까?

자식교육을위해약자가될수밖에없었던엄마와아이를기만한파렴치한과외교사에게분노가들끓는다.
진만은여론의분노를동력삼아수사를밀어붙인다.그가시간대별로촘촘하게재구성한사건에는허술함이없다.(……)
“이제장한솔이빠져나갈구멍은없어.”_205쪽

연약하기에괴물이될수밖에없는인간에대하여

소년의주위에는수많은선의가있었다.따뜻한이웃이있었고교사와친구의진심어린헌신과우정이존재했다.무엇보다도사랑하는엄마가함께였다.그럼에도그들을기다리고있던것은비극적인운명이었다.소설은너무나도연약해서로를지키려고했던선택들이삶에남긴잔혹한상흔을드러낸다.사랑했기때문에지울수없는상흔을남긴한가족의잔혹사가일견모른척하고있던우리사회의어두운일면을가감없이드러낸다.

“인간은생존을위해서가아니라본연의악때문에누군가를해치지.”“아뇨.인간이범죄를저지르는건사악해서가아니라연약하기때문이에요.(……)남에게속기쉽고유혹을이기기어렵고쉽게두려워하고외로움을견디지못하기때문에요.연약함이인간을괴물로만드는거예요.”_2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