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한국사회는증상이외부로잘드러나지않는중병에걸렸고,이책은성능좋은내시경이다.저자들은유능한소화기내과전문의처럼바깥사람들이보지못하는사각지대를깊숙이살피고,내출혈이진행중인현장을분석한다.성실한취재는말할것도없고,날카롭게살피면서도함부로재단하지않으려는저자들의태도에도탄복했다.‘완전고립’과‘은둔중년사회’라는디스토피아를피하려면무엇을,어떻게해야하는가.지금필요한것은손쉬운낙인이나처방이아니라,똑바로바라보고이해하려는노력이다.바로이책처럼.
_장강명소설가,《먼저온미래》저자
어떤책은,책의표면이전달하는내용너머좀더깊은지점에잠재된저자의마음이전해진다.그리고그마음에두려움이포함되어있을때,두려운데도불구하고무언가를해보기로결심할때,나는그글을신뢰하게된다.
이책에수많은만남이있다는점이무엇보다중요하다.기자로서직접목격했을현장.은둔청년들과가족들과나누었을대화.두려워하면서도방법을모색했을시간들.서로를경청하고목격하느라무언가가벌어지기시작한어떤꿈틀거림이일견건조해보이는신문체의문장들사이를비집고내게전해졌고,감히희망적으로느꼈다.
은둔청년의문제는쉽게해결되지않을것이다.그러나쉬이해결되지않는문제를들여보려애쓰는동안그모든제스처들은최소한듣는이를변화시켜놓기마련이다.우리가가진공포와두려움을타인을향한연민과진지한관심으로굴절시킬때,어떤작은기적이벌어지는지이책이존재로서입증하고있다.
_하미나작가,《나를갈라나를꺼내기》저자
책속에서
방안의고통을낱낱이기록하고질문을던지는과정은결국내삶에도사린고립의징후들을직시하는일이됐다.매일무수한사람들과부대끼며살아가지만,나는정말그들과정서적으로연결되어있을까.동료와의점심시간이노동이되면서,일때문에친구와의만남을줄이면서,전화대신카카오톡으로가족에게안부를물으면서,속마음을인공지능에게만쏟아내면서우리가서로연결되어야만하는이유가희미해지지않았나.우리모두는보이지않는고립의위기를품고사는예비고립자일지도모른다.
_9~10쪽,〈우리는모두고립의위기를품고있다〉에서
소연,수철,진원씨처럼이시대를버티는청년들은곳곳에있지만,세상은그들의죽음을바꾸어야할부조리가아닌‘공정한’경쟁의안타까운측면으로다룬다.남들에게기대거나제도의도움을받는것을‘무임승차’로낙인찍고,개인의노력으로난관을넘어서는것만을‘능력’이라규정하는세상에서그들의고통은통과해야할관문처럼여겨진다.그과정에서넘어진청년들은외부와차단된방에서삶의의지마저잃어버린채침잠하고있다.그리고우리는너무늦게,그문을두드렸다.
_28쪽,〈세상을떠난청년의방〉에서
생존경쟁에시달리는청년들에게아이러니하게도자신을살리는자기돌봄은낯선일이된다.치열한대학입시와취업준비과정을거쳐회사에들어가면고강도노동이기다리고있다.그긴궤도를쉴틈없이달리는동안요리,청소,빨래와같은가사노동을비롯한(자기)돌봄은‘불필요한것’이된다.오찬호사회학자의말대로“모든경쟁은,목표를정해놓고‘목표와무관한것을하지않는’형태”로이루어지기때문이다.여가시간에도발전과생산성을추구해야하니가사노동은효율을저해하는일로,정신적·정서적안정을위한휴식은죄책감을주는‘게으름’으로치부된다.
_40쪽,〈쓰레기와동거하는청년들〉에서
쉬었음청년의수가역대최대를갱신하는청년세대는사실가장치열하게자신을소모하는세대다.오늘을살아내는청년에게기회의문이지나치게좁아지고있을뿐이다.기업이요구하는구직자의조건과청년들이갖출수있는역량의격차는,이제개인의노력으로메울수있는수준이아니다.설상가상으로‘인공지능이신입보다낫다’는말처럼기술마저청년들의기회를앗아가고있다.
결국못쉬었음청년이쉬지못하는이유와쉬었음청년이쉬는이유는똑같다.일자리의양극화가극심한가운데청년들에게양질의일자리가너무적게주어지기때문이다.청년들이좋은일자리를구하지못해불안정노동에허덕이며미래를꿈꾸면,못쉬었음청년이된다.그나마불안정노동을하지않으며자신의미래를준비할수있다면,그시간까지미래를위해‘쉬지않고’노력하는쉬었음청년이될뿐이다.
_70쪽,〈‘쉬었음’청년은쉬지않는다〉에서
결국우리가직면할미래는‘풍요로운고립’이라는역설입니다.첨단기술로혼자서도모든것을해결할수있는편리한세상이되겠지만,정작내가쓰러졌을때119를불러줄이웃도,나의죽음을진심으로애도해줄동료도없는사회가되는것이죠.고립청년이늘어난다는것은우리사회의미래라는엔진이하나둘씩꺼져가고있다는신호입니다.
_113쪽,〈‘풍요로운고립의시대’를살아가는청년들〉에서
정부의지원정책은근본적으로‘건강하지못한’고립·은둔청년들을다시‘건강한노동력’으로‘수정’해생산인구에편입하려는관점에가깝다.일부고립·은둔청년에게는회복의기회를줄수있겠지만,고립·은둔청년이계속해서늘어나는현실을바꿀수는없다.고립·은둔상태의청년들에게사다리몇개를내려주는것과비슷하기때문이다.지금은그마저도‘청년’이라는시한이붙어있는기회다.
박재영팀장이말한인식개선과장기적인관점의지원이란,한두번의실패로빠지기십상인고립·은둔이라는‘수렁’
을메우는일과같다.그것은20대에4년제대학을졸업해서정규직으로취직하지못해도,그렇게서른이넘고마흔이되어도다시원하는일을찾고행복한삶을상상할수있는사회안전망을구축하는일이다.
_158쪽,〈노력으로는고립을예방할수도,극복할수도없다〉에서
‘청년의서사’는더이상의미가없어졌다.청년이청년답게도전하고성취하고실패하면또일어나고했던시절이있었지만,지금은‘그부작용’이너무크다.청년고립은대표적인부작용중하나일거다.청년의서사가너무거창했기에나타난결과다.거창했기에,‘스스로를부족하게’느끼는경우도많다.이런거대청년서사에게벗어난다면‘상처’도견딜수있을지도모른다.사회는지금껏이런청년서사를이용해직무유기나다름없는접근을했다.최근에지원의범위가커졌지만큰줄기는여전히“파이팅할기회를주겠다!”는식이다.사회도단순해져야한다.현상을그대로직시해야한다.내집마련이힘들다고청년들이힘들어하면,‘내집마련이어려운현상’을직시하고개선해야한다.잠재력을키워서역량을발휘해부자가되라는식의조언을더이상해서는안된다.
_226쪽,〈‘요람에서무덤까지’경쟁하는사회〉에서
청년의은둔은가족에게부담과고통으로다가온다.무거운돌봄의무게를감당해야하니가족은은둔하는청년에게답답함을토로하거나가시돋친말을하게될수밖에없다.‘남들만큼만’했으면좋겠다는바람을지울수도없다.그러나은둔하는청년이가족의기대,혹은‘압박’에부응하지못할수록자신을탓하거나서로를원망하며감정의골이깊어진다.결국은둔청년은드러내서는안될가족의‘수치’가되고,가족이사회로부터서서히단절될수있다.이상황이장기화되면김수영교수가말한‘동반몰락’으로이어지는것이다.
_247쪽,〈사랑과압박사이가족〉에서
그것은매우위험하고근시안적인생각입니다.사회는다양한사람들이연결된유기체입니다.내가당장문제가있지않아도옆에서문제가있다면,내삶도영향받는다는점을깨달아야합니다.누군가의고립은장기적으로더큰사회적비용(의료,복지,범죄,생산성저하)을발생시킬수있습니다.더중요한것은‘우리각자가잠재적고립자’라는사실입니다.나라고해서영원무궁토록문제가없을수는없습니다.오늘의성취자가내일의낙오자가될수있는불안한구조속에서,고립청년을돕는것은결국나를위한‘사회적보험’을드는것과같습니다.타인의고통에‘응답하는능력’,즉‘책임Response-Ability’은공동체를지탱하는최후의보루입니다.
_282~283쪽,〈우리는태어나서죽을때까지의존한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