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 (제13회 브런치북 소설 부분 대상작 | 이수민 소설)

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 (제13회 브런치북 소설 부분 대상작 | 이수민 소설)

$18.00
Description
다정한 말과 향긋한 음식으로 독자를 일으켜 세우는 소설,
불화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온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새로운 작가의 탄생! 역대 최다 응모, 1400:1의 경쟁률
제13회 브런치북 소설 부문 대상작
제13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에서 문학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수민의 소설 《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당선 당시 제목 〈파리에서의 보물찾기〉)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출간된 책이 그래왔듯, 무엇보다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작품이다. 카카오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는 그간 《90년생이 온다》 《젊은 ADHA의 슬픔》 《소비단식 일기》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등,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왔다. 특히 소설로는 일본 서점대상 1위에 선정된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같이 무엇보다 독자의 선택을 받은 작품을 출간한 바 있다. 13회 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인 이수민의 〈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 역시 독자의 선택을 받기에 충분한, 어쩌면 지금의 우리가 가장 기다려왔을 ‘아프지 않은 소설’이다.

소설은 총 15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다양하다. 갑작스런 이별을 겪은 회사원, 제주도에서 일하고 있는 웨딩플래너,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인 학생과 한복 거래를 하게 된 대학생……. 어딘가 익숙한, 우리의 모습을 닮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소설은 그들이 우연히 타인을 만나서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순간을 포착한다. 마치 우리 역시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듯이. 그리고 에피소드의 한복판에는 향긋하고 맛있는 음식이 자리하고 있다. 찬 비 내린 뒤에 먹는 향긋한 바나나 푸딩, 따듯한 스튜처럼, 때로는 따듯한 온기가 되어 때로는 시원한 물이 되어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

브런치북을 통해 작가의 꿈을 이룬 이수민 작가의 이야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브런치북 공모는 1400:1에 이르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자랑했다. 글을 쓰고 싶은 수많은 마음 사이에서도, ‘누군가를 지탱해주는 다정함을 쓰고 싶다’는 작가의 마음이 돋보였다. 작가는 삶의 가장 힘든 시기에 이 소설을 핸드폰으로 쓰고 그리며 버텼다고 말한 바 있다. 나와 타인을 살리는 글쓰기, 그건 어쩌면 읽고 쓰는 우리 모두에게 유효한 글쓰기가 아닐까? 무엇보다 이 소설은 독자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소설이다. 일상의 무뎌짐과 잔잔한 무기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소설이다. 불화의 시대에 스스로를 돌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온기를 건네는 이 따듯하고 단단한 작가의 첫 소설이 많은 독자의 지지를 받기를 기대한다.
저자

이수민

연세대학교정치외교학과를졸업했다.제13회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소설부문대상을수상하며첫소설《일단맛있는걸먹으면》을출간했다.사람을살게하는다정함,읽는이를떠나지않고곁에서힘이되어주는이야기를쓰고자한다.

목차

파리에서의보물찾기…7
리스본행에그타르트…25
비오는샌프란시스코,오렌지초콜릿컵케이크…39
코펜하겐라운지체어와플랫화이트…55
오후3시30분,런던의애프터눈티세트…73
제주바다의결혼식과꽃향기나는강릉카페의커피…87
알록달록한서울과한강공원의치맥…105
네덜란드의튤립을입은꽃병과갓구운애플파이…125
스페인와이너리,주고받은선물…145
바나나브레드와시드니의파자마파티…163
구불구불한골목길운전과나폴리의마르게리타…177
뉴욕의밸런타인데이와새빨간레드벨벳도넛…195
빈의자허토르테와바이올린…213
프라하의선물이열리는크리스마스트리…233
클레멘타인과아이슬란드오로라헌팅…247

작가의말…269

출판사 서평

찬비내린뒤에먹는향긋한바나나푸딩과따듯한스튜

지친퇴근길의발걸음,길어지는수험생활,업무중갑작스러운돌발사건의발생…….우리의일상은지친마음과그것에무뎌져가는일로가득하다.그런데또한가지,우리의일상에서떼어놓을수없이가득한것이있다.바로‘먹는것’이다.생을유지하기위해서이든,누군가를만나이야기를나누기위해서이든,나만의소중한쉬는시간을위해서이든,우리는먹고마신다.이소설은열다섯개의일상과열다섯개의음식을함께놓으며,우리삶의다양한모습을소설로재현한다.소설의미덕은일상의아주조그마한틈을놓치지않고포착하는작가의섬세한눈에있다.이를테면가까운거리에유명한에그타르트맛집이있음을아는데도퇴근후동선이조금더길어지는것이번거롭고지쳐그냥집으로향하게되는마음.그러나어느날불현듯힘을내어에그타르트를먹으러가게되는마음같은것을,작가는소설을통해바로당신의이야기로만들어낸다.

오늘은꼭에그타르트를사러가기로마음먹었다.르노트르제과학교출신의포르투갈파티시에가굽는에그타르트.몇달전부터점찍어두었던가게였다.
버스환승정류장에서멀지않았지만몇번째생각만하고가보지못했다.큰길가가아닌골목안으로들어가야해서지친퇴근길에쉽사리마음을먹기어려웠다.그렇게매번다음을기약하며버스를타버리곤했다.
날이가는만큼상상속에그타르트는더노릇노릇해지고토실하게커져갔다.바사삭소리가날까,당도는어느정도일까,질감은몽글몽글할까.
하늘색이달라져가는저녁7시20분.꽤나빠른퇴근이었다.그저께는자정에도사무실에서메일을보냈다.오늘은도저히버틸수없어서뛰쳐나온것이이시간이었다.나를위한보상이필요했다.오래궁금했던에그타르트는그보상으로적절해보였다.나는지도앱을켜고찬찬히길을따라갔다.
-본문27~28쪽

이런‘불현듯’의순간은혼자서만도달할수있는것이아니라는점도소설은꼼꼼히짚는다.관계에서상처받고숨고싶은날에도우리는나도모르게타인의이름을부르기도한다.그사람과집으로가서냉장고에남은음식을모아홈파티를열게될줄은꿈에도모른채.

늘마음대로되기는어려운모양이었다.망설이다우산을가져오길잘했다고생각한날이었다.비가이례적으로세차게내려서한시라도빨리집에도착해야겠다고생각하던참이었다.
버스에비를쫄딱맞은모습의클레어가탔다.추운지팔로몸을감싸고있었다.두정거장뒤면우리는또같은곳에서내릴것이었다.
클레어가먼저일어섰다.나는클레어와한사람을사이에두고섰다.이미다젖었는데,비를좀더맞고가는것이그렇게큰일은아닐거라고스스로에게되뇌었다.
분명히대단한일은아니라고생각했는데버스문이열리고클레어가두손으로머리를가리며발을내디디려는순간나도모르게외쳤다.
[클레어!]
-본문173~174쪽

매일매일어떤음식을먹을지전적으로계획하지않듯,그리고그계획대로식사를하게되지않듯,인생은놀라운우연과만남들로가득하다.어떤우연은슬픔의그림자속에우리를데려다두기도하고어떤만남은예기치못했던불안과긴장으로얼룩지기도한다.그러나그런순간에도나를대접하며묵묵히먹고마시듯이,그곳에서처음맛보는무언가를발견할때그순간을놓치지않는다면우리에게는‘몰랐으면큰일날뻔’한아름다움이열릴지도모른다.이소설은그런순간을독자의앞에가져다두며묻는다.이런하루하루가아름답지않느냐고.

[아름답죠?]
그가물었다.
[엄청나게요.]
나는여전히하늘에시선을고정하고답했다.
[보통오로라하면초록색만떠올리잖아요.]
잠깐의정적이흐른후그가말했다.
[그런데초록색오로라만있는건아니에요.다른색오로라도이렇게아름다워요.]
나는그조심스러운목소리에서그가무슨말을해주려나를여기까지데려왔는지알아차렸다.눈빛만큼마음이다정한사람이었다.
눈물이살짝고여오로라가블러처리된것처럼보였다.
나는잠시라도오로라를보지못하는순간이아까워소매로얼른눈물을닦아냈다.남은눈물이찬공기와만나눈주위가시큰했다.
[맞아요.몰랐으면큰일날뻔했어요.]
-본문267~268쪽

어쩌면우리가가장기다린,아프지않은소설

더운여름날에는시원한수박주스를권하고찬비내리는날에는따듯한차한잔을권하듯,우리의마음과먹고마시는일은아주긴밀하게연관되어있다.그것은아마도먹고마시는일이나를돌보고대접하는일이기때문일것이다.그렇다면마음의양식이라는책은어떨까?읽고쓰는일이나를살리는일이라는체감을통과하며우리는독자가된다.그러나모든독자에게는글자를피해도망치고싶은순간들이있다.대문자의언어들이우리를교란할때,글자밖세상이너무시끄러워한글자도읽어나가지못할때."곁을떠나지않는이야기를선물해드리고싶다"는작가의포부처럼,이소설은그런순간에도독자의곁에있을소설이다.단순하고순정한다정함으로.
그러나이소설의매력이위로하는힘에그쳤다면13회브런치북소설부문대상이라는영예를얻지는못했을터.이소설의진정한힘은열다섯가지에피소드가구현하는시공간이모두구체적이고분명하게독자를끌어들인다는데에있다.화려한수사가없이도,아름다운형용사와맛표현이난무하지않아도,이소설은단순하고명료한언어로독자를소설속세계로끌어들인다.파리에서시작한소설은서울과코펜하겐,제주도와빈,프라하와아이슬란드로독자를이끈다.서로다른장소에서서로다른화자의입을통해구현되는세계는세상에존재하는음식의개수만큼이나다양하고아름답다.작가의경험과애정어린조사가결합된결과물이다.그리고거기에묻어있는일상성은어느에피소드든독자가푹빠져여행할수있도록,다채로운음식을맛볼수있도록한다.담백한문장이가장힘센문장임을아는이소설은첫책을내는작가의작품이라고믿기어려울만큼강한흡인력을지닌다.부디많은독자들이이책을곁에둘수있기를,그리하여불화의시대에언어로지어진작은온기를품을수있기를바란다.

▣심사평
이수민의소설은다정한말과향긋한음식으로독자를일으켜세운다.불화의시대를가로지르는온기에마음을빼앗겼다.삶의곳곳에서글을쓰는작가들이있다는사실이귀하게느껴진다.소설부문에응모된모든글이각자의방식으로세상과대결하기를바라며,쓰는마음만큼읽는마음이귀하게여겨지기를기대한다.선정작에축하를건네며참여한모든작가들을응원하는마음도함께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