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통(큰글자도서)

겨울통(큰글자도서)

$29.00
Description
여름에 피어나 겨우내 꽁꽁 얼린 사랑
내 서툰 진심이 봄이 되어 너에게 닿을 때까지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수상 작가 정용준 신작 소설
“사랑은 너와 나 사이에 있지 않다. 너와 나를 껴안고 있다.
그러므로 사랑은 우리를 지켜줄 수 있다.” _최진영(소설가)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젊은예술가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의 뜨거운 지지를 받아온 소설가 정용준의 신작 장편소설이 은행나무출판사 ‘시리즈N’으로 출간되었다. 《겨울통》은 작가가 집요하게 천착해온 화두인 ‘언어’를 근간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의 형상을 세밀하게 조각해나가는 작품이다.
저자

정용준

2009년《현대문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가나》《우리는혈육이아니냐》《선릉산책》,중편소설《유령》《세계의호수》,장편소설《바벨》《프롬토니오》《내가말하고있잖아》《너에게묻는다》등이있다.젊은작가상,황순원문학상,문지문학상,한무숙문학상,소나기마을문학상,오영수문학상,젊은예술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야기는소랑이라는작은도시에서시작된다.소랑도서관의레지던시작가로머물고있는‘인하’는언어장애로인해말을할수없다.대신패드에입력한텍스트를디지털음성으로출력하는방식으로세상과소통한다.누구에게나살갑고다정한인하의모습은일견평화로워보이지만,관찰자인‘동아’는그태도너머에서넘을수없는단단한벽을느낀다.벽앞까지는얼마든지다가와도좋지만그안쪽의내밀한세계는누구와도공유하지않겠다는인하의자발적고립을읽은것이다.

​인하는정용준작가가그간밀도있게그려온‘언어의상실’을전면에내세운상징적인물.동아는인하가구축한침묵의층위를끊임없이두드리는존재로작동한다.도서관에앉아줄곧인하를관찰하던동아는아주느린속도로그에게다가간다.매끄러운디지털음성대신느릿한필담을나누고,굳게걸어잠긴인하의입술앞에앉아그가스스로걸어나오기를묵묵히기다린다.하지만인하가마음의빗장을푸는찰나,동아는‘겨울통’이라는바이러스에감염된다.상실의공포를극복해야하는연인앞에서,죽어버린언어는어떻게다시생명력을얻어발화할것인가.모든것이빠르게휘발되는시대의복판에서《겨울통》은닫혀있던마음이절기를따라사랑이라는감정으로개화하는과정을섬세하게묘사한다.사랑이라는가치가무용하게느껴지는지금,작가는여전히우리를구원하고실존의한계를극복하게하는것이바로사랑이아닌지묻는다.

“사랑에빠지면기적을바라게된다.어떤사람은바라는것에서그치지않고기적을향해걸어간다.그기적은믿음이다.네가나에게오고있다는믿음.내가너에게갈수있다는믿음.그것을다르게표현한다면‘우리헤어지지말자’.사랑은너와나사이에있지않다.너와나를껴안고있다.그러므로사랑은우리를지켜줄수있다.”_추천의말,소설가최진영



내온도만큼따뜻해지는이불같은부드러움
내가그토록바라던딱적당한사람이었다.

동아와인하는소랑도서관에서진행하는프로젝트에서처음만났다.4개월간스스로이야기속주인공이되어글을쓰고,그림을그린뒤글과그림을묶어'나만의이야기책'을만드는프로젝트다.동아는이야기수업을,인하는그림수업을맡고있다.인하는동아가있는도서관의레지던시참여작가로소랑에머물고있었다.인하는언어장애가있다.들을수있고인지능력도정상이지만말을할수없는상태.음성출력프로그램을이용해사람들과실시간으로원활한소통이가능하지만동아와는조금느리게대화를나눈다.인하가쓰면동아가읽는다.동아가말하면인하가다시쓴다.둘은느린속도로서로를알아가고,가까워지고,사랑에빠진다.그리고어느날,동아가겨울통에걸린다.

겨울통에걸린사람들은신체일부,혹은몸전체에묘한감각을느끼면서감염을확신한다.그느낌이워낙생경해서증상을느낀사람들은그냥알게된다고한다.자신에게무슨일이일어났다는것을.분쇄된얼음알갱이가혈관을타고돌아다니는것같은느낌.바이러스의모양이육각형모양의스노우크리스탈을닮았다고해서이름도겨울통이라부른다.피부나근육에서검출되면부분겨울통,혈액에서발견되면전신겨울통으로분류한다.전신겨울통은온몸을잃고부분겨울통에걸리면신체일부를잃는다.녹은버터가부드러운절단면을남기고사라지듯뚝떨어진다.한컵의물이쏟아진것처럼바닥에투명한젤형태의액체만남기고.갑작스럽게나타난겨울통을누구도설명하지못했다.겨울통은운명의문제가됐다.둘은슬픔에만잠기지않고남은시간있는힘껏서로를사랑하기로한다.하지만동아는안다.인하가자신을포기하지못한다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