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중국체험의의미
한ㆍ중문화교류는수천년의유구한역사를가지고있다.특히한국은한자,유ㆍ불ㆍ도,각종문물제도를중국으로부터수용함으로써한(漢)문화권에편입된뒤한(漢)문화를중심으로한동아시아문화권의형성과발전에중요한역할을하게되었다.따라서한국문학의발전역시중국문학및문화와불가분의관계에놓이게되었다.
특히한국문학의발전에있어서역대한국인들의중국체험은한국한(漢)문학전통의확립에결정적인역할을했다.한국문인들의중국체험은다양한양상을보이고있는바최치원등을비롯한문인들의유학(留學)체험,혜초,의상등을비롯한불교문인들의구도(求道)체험,정도전,허균,김만중,홍대용,박지원등을비롯한문인들의사행(使行)체험등을들수가있다.이들은중국을체험하는과정에중국의문인들과다양한교류를진행하게되었고한중문학의쌍방향적영향관계를밀접히했다.실제로한국문학에서굴지의작가로불리는최치원,이제현,허균,김만중,박지원등의문학은중국문학및문화와깊은연관성을보여주고있다.한국문인들은중국체험을통해자신들의창작을전개해갔고또한창작을통해그들의문화의식즉세계인식과시대인식을구축해가기도했다.최치원의한시가「전당시」에,이제현의사가「강촌총서」에수록되었으며김만중의경우중국체험과중국문화수용을통해세계적영향을지닌「구운몽」을,박지원의경우는사행체험을통해세계기행문학의백미로불리는「열하일기」를창작했다.최치원,이제현,김만중,박지원의문학이세계적인명작이되기에손색이없다고할때,한국문학발전에있어서중국체험은큰의미를가진다고할수있다.
중국체험은한국문인들에게시간과공간에대한새로운인식을심어주었고자아와타자에대한새로운인식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예를들어18세기후반기‘북학파’의맹주들인홍대용,박지원,이덕무,박제가,유득공등이중국체험을통해전통적인문화의식에서탈피하여자본시장의형성과과학문명에대한인식을얻고중세의몰락과근대의여명을확인한것은시대를앞서나간문화적초월이라고할수있다.그것은말그대로국가간의경계,문화간의경계,민족간의경계를넘어설수있었던탈경계체험의산물이라고하겠다.
20세기를전후하여한국은근대식민지체계에편입되기시작하여1910년‘한일합방’으로일제의식민지로전락하고말았다.망국을전후한시기부터중국은한국독립투사들의항일투쟁의정치적공간과근대적이민의생활공간이되기도했다.따라서한국근대문학은중국의문학및문화와더욱밀접한연관을맺게되었고보다더새롭고다양한발전양상을보여주게된다.
따라서한국근대문학과중국과의관련양상에대한연구는비단한ㆍ중근대문학교류사연구뿐만아니라한국문학사연구에있어서도지극히중요한가치가있다고할수있다.현재까지이에대한한국학계의연구는대체적으로한국근대문학의공간적이동이라는시각에서접근하여중국에서벌어졌던한국문인들의문학을‘이민문학’혹은재외한국근대문학의범주에두고고찰하였다.반대로중국학계에서는중국에이주한한국문인들의문학을‘조선족문학’혹은그전사(前史)로범주화하고연구를해왔다.이러한연구는한민족문학의연구에서극히중요한작업임이분명하며또한현재까지괄목할만한성과를거두었다.하지만한국문학의공간적이동으로만접근하게되면인적교류,이론과사상의유동내지는상상력의탈경계등한ㆍ중근대문학교류의보다다양한차원의문제들을간과하게된다.한마디로한ㆍ중근대문학교류는문학의공간적이동의시각보다는탈경계연구(Border-crossingstudies)의시각에서접근하는것이더효율적이라고할수있다.이른바탈경계연구는민족,국가,언어,문화,이데올로기및윤리등의탈경계그리고그과정에서문화적재건,융합및가치창조를밝히는새로운연구시각이다.
근대전환기및근대과정에서이루어진한국문학의중국과의교류는고금의인류문학사에서보기드문문학적현상이었으며일종의‘증후성(Symptomatic)’을가진문학적사건이라고할수있는바다음과같은특징을띄고있다.우선,교류의지속시간이길고방대한양의텍스트를형성하였다.다음으로그교류는일방적인영향관계가아닌쌍방향적인상호작용의관계였다.끝으로그교류는‘중심’과‘주변’의관계가아닌‘주변’과‘주변’의관계였다.그중탈경계서사(beyondboundariesnarrative)로특징지어지는한국근대문학의중국체험서사는한국문인들의중국을매개로한전통,근대그리고미래와의대화였다.바로이러한의미에서한국근대문학과중국과의문학ㆍ문화적대화는지극히생산적인것이었으며근대동아시아의정신적가치를보여주는소중한유산이라고할것이다.
한국문학의근대화과정에서일본을통한서양문학사조,유파,관념,형식등의수용이큰역할을하였음은분명하나식민지출신의한국문인들에게있어식민종주국일본이생산적가치를가진이상적인공간이될수는없었다.오히려비슷한운명에처한중국이생산적인정치ㆍ문화공간이자생존ㆍ생활공간이될수있었다.중국에대하여느낄수있었던시대적동질감과유대감은일본이갖추지못한요소들이었다.따라서한국인들은중국을독립투쟁의전장,근대문명의‘박물관’,평등한대화와교류의장소로인식하였던것이다.한국근대문학과중국과의교류는한국문학의근대화과정을이해하는데있어중요한가치가있을뿐만아니라나아가오늘날한국과주변의관계를이해하는데있어서상당한현실적가치가있다고해야할것이다.이에「‘한국근대문학과중국’자료총서」는한국문인들이중국과의교류과정에서생산한중국서사와한국문인들에의한중국문학번역과소개등텍스트를그대표성과중요도에따라선별적으로수록하였다.
2.저항과항일체험서사
항일서사는한국의독립투사들이중국에서의반일활동에근거한탈경계서사로서의열단(義烈團),한국애국단(韓國愛國團),독립군(獨立軍),유격대(遊擊隊),조선의용대/의용군(朝鮮義勇隊/義勇軍),한국청년전지공작대(韓國?年戰地工作隊),한국광복군(韓國光?軍),중국국민군(中國國民軍),팔로군(八路軍),항일연군(抗日聯軍)등항일부대의활동과밀접히연관되어있으며소설,시,수필등장르를포함하고있다.
소설로는중국에서전개된한국의반일독립운동을소재로한신채호,최서해,강경애,심훈,장지락등의작품이있다.우선아나키즘계열의항일투쟁을반영한소설로는신채호의「용과용의대격전」,장지락의「기괴한무기」등이대표적이다.신채호의소설「용과용의대격전」은환상적인구조속에서일제침략자를상징하는미리와한국민중을상징하는드래곤사이의격전을그리면서민중의승리를확인하고있다.「꿈하늘」(1916)에서신채호가국민국가상상을보여주었다면「용과용의대격전」에서는무산민중주체의민족국가상상을보여주었다고할수있다.장지락의소설「기괴한무기」는1922년김익상등한국의반일지사들이상하이황포공원에서일제육군대장다나카를저격한사건을다룬단편소설로1930년북경에서창작된작품이다.이소설에는사회주의,아나키즘,인도주의등다양한사상들이혼재되어있다.'만주'지역에서전개되고있던독립투쟁을소재로한소설로최서해의「해돋이」와강경애의「모자」,「축구전」등이있다.「해돋이」는생활에시달리다독립운동에투신한주인공만수의형상을통하여'만주'지역한국이주민들의일제와그주구들에대한분노와항거를보여주고있다.강경애의「모자」는간도지역에서벌어진항일유격투쟁을배경으로하면서희생된남편의못이룬뜻을어린아들로하여금이어가게하겠다는한어머니의불굴의의지를보여주고있고「축구전」은일제의주구들이조직한축구경기에참가하여경기는졌지만민중들에게반일정신이살아있음을보여준진보적인한국이주민중학생들을그리고있다.
반일투쟁승리의강력한의지를표출한시작품으로는신채호의「매암의노래」,이육사의「청포도」,김창숙의「넋이여돌아오라」,이두산의「당신은의용의전사래요」문정진의「4명의열사를추모하여」등을들수있다.이두산의시「당신은의용의전사래요」는중국에서활약하고있는항일부대‘조선의용대’의영용한모습과필승의신념을노래하면서항전의승리와조국귀환의절절한정감을읊고있다.김창숙의시「넋이여돌아오라」는중국하르빈에서독립운동을지도하다일경에체포되어옥사한독립투사김동삼을기린시로일제에대한불타는적개심과구국의염원을노래했다.“신계(神溪)는목메이고/한수(漢水)는슬픈데/한치의묻을땅이없어/다비(茶毘)에부치더니/아,나라찾을그날/다가오리니/넋이여돌아오라/주저치말고”라고하면서전편에걸쳐혁명동지에대한뜨거운애도그리고원수격멸의의지를그려내고있다.
이밖에항일투쟁의제일선에서싸운군인들의실기,수필등은실제적인체험을기록했다는의미에서상당한가치를가진다.예를들면‘조선의용대’대원들이창작한「전선에서의조선의용대」,「중국전장에서의조선의용대」,「화평촌통신」등은항일전장에서조선인대원들의대적무장선전,중국항일부대와의협동작전,민중교육등상황을그려내고있는바한국근대독립투쟁의역사와한중관계를조명함에있어서도중요한가치를가진다고할수있다.중국에서전개된한국인들의독립투쟁을반영한작품「청산리혈전실기」,「조선혁명일사」등과신채호의수필「단아잡감록」,「조선의지사」,이두산의연작수필「억(憶)」(「산중40일」,「중국항전에참가하다」등11편)등작품들은중국에서한국독립지사들의투쟁과생활그리고그들의정신적궤적을반영하고있다는의미에서높은문학적가치를가진다고할수있다.
3.정착과이민서사
한국근대문학의탈경계서사에서가장많은비중을점하는작품은한국이주민들이중국에서의생존체험을소재로한이민서사로그주제적경향에있어서도다양성을보이고있다.
우선,한국이주민과중국인들과의갈등은이민서사에서가장많이보이는소재이다.토지의주인인중국인들은‘지주’의신분으로등장하여민족ㆍ계급이라는이중적인갈등구조를이룬다.최서해의소설「홍염」,강경애의소설「소금」등이대표적이다.「홍염」의중국인지주‘은서방’,「소금」의중국인‘팡둥’은토지의주인이라는절대적우위를이용하여한국이주민들을억압하고있고극한적인생존환경에처한한국인이주민들의자연발생적인항거가계급적인식으로나아가게된다.이런의미에서중국으로의이주는한국작가들로하여금계급적대립에의한억압의보편성을확인할수있게하였고나아가현실인식에대한깊이와정확도를획득할수있게하였다.
다음으로,중국에서새로운삶의터전을건설하려는정착의식을그린작품들이많이있다.안수길의「벼」,「북향보」등과현경준의「선구시대」,이기영의「대지의아들」,「처녀지」등소설이대표적이다.안수길의「북향보(北鄕譜)」는주인공정학도를비롯한이주민들이어려운여건속에서‘북향농장’을운영하는과정을통해‘만주’에뿌리를내려야한다는정착의식혹은지역의식(locality)을상징적으로보여주고있다.
하지만‘만주’의실질적인지배자가일제였기때문에‘만주’를향한정착의식은‘상상적인탈식민’으로흐르게되고자칫하면‘만주’에서의일제의식민주의담론에포섭되게된다.마약중독자들을‘만주국’건설에필요한인재로‘갱생’시키는과정을그린현경준의「유맹」,‘내부식민주의’적인시각에서원시적인초원에사는몽고인들을‘개량’하는주인공의노력을그린한찬숙의「초원」등이대표적이다.이러한정착의식은일제에대한철저한순응으로타락하는경우도있어박영준의「밀림의여인」과같은노골적인친일문학작품을낳기도했다.그럼에도이러한작품들은‘태평양전쟁’이후일제의전시총동원체제등특수한시대적상황속에서한국문학의현실대응의다양한예시를보여준다는점에서는상당한가치가있다.
중국도시에서의한국이주민들의삶을그린작품으로는주요섭의「봉천역식당」,김광주의「북평서온영감」,「남경로의창공」등소설이있다.주요섭의「봉천역식당」은화자가봉천역식당에서우연하게만난한한국여인의10년간의변화를그리고있다.처음만났을때이여인은행복이넘쳐흐르던처녀였으나점차남성의노리개로전락하여,나중에는우울한모습으로목석처럼변해버리고만비참한운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