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전반기 재만조선인 시 연구 (양장본 Hardcover)

1940년대 전반기 재만조선인 시 연구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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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만주는 어떤 땅인가. 유치환이 농장 관리인이 되어 권속을 먹여 살린 공간이며, 이수형, 함형수, 김조규 등은 시의 속뜻을 숨기며 해방직전까지 작품 활동을 했던 아득한 북녘, 남의 땅이다. 그런가 하면 서정주가 일자리를 찾아가 일본인 용역이 되어 호피조끼를 사 입고 일인 소장에게 유세를 부리던 곳이고, 「기미독립선언문」을 기초한 최남선이 건국대학 교수로 살았고, 「삼대」의 염상섭은 관동군이 주인인 「만선일보」 편집국장으로 일했으며, 당대에 이미 조선혼을 소환하는 일등 시인으로 평가받는 白石은 만주국 국무원 서기로 살았다.
만주는 모순의 공간이고, 혼종의 공간이다. 하지만 시인들은 그 공간에서 엄혹한 삶을 내밀한 시로 형상화시키면서 자신과 민족을 지키려 하였다. 이런 점에서 만주는 우리에게 원망의 공간이자 정령의 영토, 蘇塗이기도 하다.
지금도 저 아득한 흥안령 아래 우리 민족이 갈대처럼 모여 살고 있다. 그들의 삶의 한 자락이 설사 혐오스러운 데가 있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남긴 문학을 거두는 것이 의무이다. 치욕의 시간, 자랑스럽지 못한 내력이 있기에 모른 체 하기에는 남은 자취가 너무나 뚜렷하고, 그 가운데는 모국문학을 빛낸 보석 같은 유산이 있다. 유산이 다 값진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선택된 유산으로서의 문학예술은 보석이다. 이 저술은 그 선택된 유산에 대한 가치평가다.
저자

오양호

吳養鎬

경북칠곡출생.
경북고등학교,경북대학교졸업.
영남대학교문학박사(1981).
대구가톨릭대학교,인천대학교교수역임.
日ㆍ韓交流基金을받아京都大에서외국인학자초빙교수로연구하고강의했다.大山文化財團의지원으로정지용시를공역하여「鄭芝溶詩選」(花神社.東京)을출판하였고,京都에서정지용기념사업회를결성하여沃川文化院의지원을받아鄭芝溶詩碑를同志社大에건립했다.정년뒤에는北京의中央民族大學,長春의吉林大學에서재만조선인문학을강의했다.
「농민소설론」,「한국문학과간도」,「일제강점기만주조선인문학연구」,「만주이민문학연구」,「한국근대수필의행방」등의연구서가있다.〈현대문학〉을통해평론가로데뷔하여「문학의논리와전환사회」,「신세대문학과소설의현장」,「낭만적영혼의귀환」등의평론집과「한국현대소설의서사담론」,「한국현대소설과인물형상」등의저서를출판했다.
아르코문학상,정마문학연구상등을받았고,수필집「백일홍」이있다.
현재인천대학교국문과명예교수이다.

목차

머리말

제1장시대여건
1.왜재만조선인시가문제인가
2.만주진출시의전개양상

제2장전반적동향
1.五族協和와조선인시
2.삶의양식과작품
3.시와역사의조우
4.만주국의조선시인들
5.시인들의유파와성향

제3장초현실주의시의태동
1.「시현실」동인과김기림
2.「시현실」동인의실체
3.수사형식의변화
4.가상공간의현실

제4장시인의번민과모색
1.억압을헤쳐나온사회주의자-이수형
2.식민지현실의야유와풍자-함형수
3.역경에길항한실존의화신-유치환
4.대륙을횡단한조선시의기수-김조규

제5장주체의발견
1.익명의한국인얼-한얼生
2.五族과민족혼-백석
3.양면의진실-박팔양
4.사로잡힌鮮系詩人-조학래

제6장만주체험의표리
1.주체소멸의만주체험-서정주
2.배반의변호-이학성·윤해영·송지영

제7장총괄논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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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정치는인간사의모든것을좌우한다.우리의역사도왕조의정치사를중심으로서술하고,문화사나다른역사는부록처럼곁들인역사이다.일제강점기는국가가없으니우리의정치사는아예존재할수없었다.특히만주국의조선인내력은식민지를피해갔다가식민지민으로산역사라논의자체가수치스럽다.그러나최상위의문화영역으로인식되는문학과독립투쟁의역사를함께아우른다면그때우리의만주문학이민족으로부터완전히돌아선것이아니라어딘가에자랑스러운특성을추출할수있을것이란확신이섰다.그뿐만아니라문학에대한최후평가,곧문학사가대립과공존,투쟁과화합의관계를정당하게파악해야한다는원리가희망으로바뀌었다.이저술은이런가설에대한도전적논증이다.
이저술의자료의시대적하한선은1940년이다.왜1940년인가.1940년에「조선일보」,「동아일보」가폐간되고,창씨제도,황국신민화운동이시행된것도1940년인까닭이다.조선문단을대표하는문예지「문장」과「인문평론」이폐간되고그대신「국민문학」이창간된것역시그런시간이다.
다른잡지는조선문학과일본문학을구별하지않았고,그런잡지는살아남기위해한글을일본어다음의언어로내치기시작했다.만주는이런국내사정과는다르다.1940년대초기의만주에는아직조선은살아있었다.만주국을관리하는관동군은재만조선인에대한지위나문화적환경을국내처럼압살시키는정책을펴지않았다.5족이화합하여왕도낙토를실현하려는정책때문이다.만주국의28개일간신문가운데유일한조선어신문인「만선일보」는관동군이‘半島人을지도하기위해세운’언론기관이지만조,석간8면을국한문혼용으로편집했고,학예면은재만조선인의학예기사와문학작품으로만채워졌다.이것은한반도가일본땅이되어조선이일본의한지방문학으로전락하던상황과전혀다르다.
「일제강점기만주조선인문학연구」는「시현실」동인과정체불명의시인이수형의초현실주의시를만난것이집필의동기다.「만주이민문학연구」는Ⅱ부가시에대한고찰이다.백석의만주시
편을중심으로삼아1940년대초기재만조선인시의특성을규명하려했다.
백석의〈북방에서〉로대표되는북방정서를“북방파”라하고,그런시가민족이당면한현실을직접토설하지는않지만처연한북방정서를통하여민족이산을문제삼는것을식민지우리시문학을대표하는비극미의한정점으로해석했다.이일단의작품에는북방을헤매고다니는시적화자
가등장하여그시대그곳의삶이얼마나절박한가를표상한다.이런시의식을「시현실」동인들의초현실주의기법의시에서도찾아내어일제말기재만조선인문학을민족문학의한지속적현상으로평가를시도했다.
이저술에서는초현실주의기법의시에대한연구에특히주력한다.
재만조선인시가운데는1940년대의여느시와다른기법으로창작된작품이많다.이수형,함형수,김조규,신동철,황민의시로대표되는초현실주의시가그렇다.이일군의시인들은1940년대초기김기림의현실주의시를최종숙주로삼아태어났는데그들은세계를향해합리적인말이불가
능하자초현실주의로나아가가상의세계를설정하여하고싶은말을그들의어법대로했다.절연의이미지를폭력적으로결합시키고,문맥을고의로비틀고,혹은노예언어로형상화시켜시적진실을구현했다.비판적시의식때문이다.
이저술은시연구가중심이다.왜시연구가중심인가?시는일상생활을재현하는설명을늘어놓지않고,생각하는바를간명하게나타낼수있다.이치탐구를두고철학과경쟁을하면서,통상적인논리를넘어서는표현으로독자에게충격을준다.인간존재에대한자기반성을새롭게해
서,진부한언사를되풀이하는종교를무색하게한다.사람이살아가면서체험하는시름을긴말이아닌짧은말이나노래로불러서풀었다.민요가그렇다.우리의경우는시조가민요에더해졌다.산문이할수없는일을시가한다.사람은누구나감당하기어려운시름과갈등이있다.가령이상
화는경제적으로는어렵지않은환경에있었지만심리적으로는온갖갈등을겪으면서시는위대한사명을수행해야한다는신념을버리지않고시를썼다.그래서그의시는현실의장벽을타개해희망을준다고하는수준을넘어선다.그가「시인에게」라는글에서시는“새로운세계하나를낳
아야할줄깨칠그때라야”,“비로소우주에게없지못할너로알려질것이다.”라고한것이좋은본보기다.편안하게사는사람에게도시가있어야삶이더즐겁다.일상생활의차원을넘어서서고결한가치를추구하고자하는사람은시를날개로삼아이상의세계를난다.고난을당하고굴욕을
견디어야하는밑바닥사람에게는시가투쟁을전개하고넘어서는무기이고,불운이축복이게하는수단이다.
이저술이고찰의대상으로삼는「시현실」동인,이수형,함형수,김조규,유치환,한얼生,박팔양,백석,조학래등의만주시편에는이런시의식이생생하게숨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