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에피스테메(Episteme)와 문학장의 분할 (샤머니즘에서 딜레탕티즘까지 | 양장본 Hardcover)

근대의 에피스테메(Episteme)와 문학장의 분할 (샤머니즘에서 딜레탕티즘까지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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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근대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깊어질수록 그만큼 근대 전체를 아우르려는 내 의지도 커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근대라는 시기와 그 이전과 이후 시기 사이의 차이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 차이를 통해 근대라는 시기를 지배해온 인식론적 틀과 무의식의 원리 같은 것들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을 푸코 식으로 이야기하면 그것은 시대에 따른 질서의 틀, 곧 담론이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담론 속에서 어떤 것을 인식하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에피스테메(Episteme)’라고 명명하였다. 푸코의 이 논리에 다르면 우리가 근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근대의 에피스테메를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근대를 지배하고 아우르는 질서의 틀을 어떻게 찾아내고 또 그것을 어떤 식으로 규정하고 활용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우리의 근대를 에피스테메의 틀 안에서 들여다보되 그것을 성급하게 구조화하지 않고, 작가 각자의 의식이 투명된 사상, 실존, 글쓰기의 차원에서 그것을 살펴보았다.
저자

이재복

李在福

한양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이상소설의몸과근대성에관한연구』(2001)로박사학위를받았다.1996년『소설과사상』겨울호에평론이당선되어등단했다.
『쿨투라』,『본질과현상』,『현대비평』,『시와사상』,『시로여는세상』,『오늘의소설』,『오늘의영화』편집ㆍ기획위원을역임했다.고석규비평문학상,젊은평론가상,애지문학상(비평),편운문학상,시와표현평론상,시와시학상을수상했다.
현재한양대학교한국언어문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
저서로『몸』,『비만한이성』,『한국문학과몸의시학』,『현대문학의흐름과전망』,『한국현대시의미와숭고』,『우리시대43인의시인에대한헌사』,『몸과그늘의미학』,『내면의주름과상징의질감』,『벌거벗은생명과몸의정치』,『정체공능과해체의시론』,『근대의에피스테메와문학장의분할』등이있다.

목차

Ⅰ부사상,지식인의퍼스펙티브1

1.샤머니즘사상과근대성
-황순원의『움직이는성』과김동리의「무녀도」를중심으로
1.전통의공유와차이의수사학
2.유랑민근성과무속의정신사
3.근대의비극과근대의초극
4.유랑민근성과구경적생의형식이후

2.순수(純粹)와독조(毒爪)사이의거리
-김동리와김동석비평의논리
1.순수문학논쟁의형성과정과그의미
2.순수(純粹)의정체와독조(毒爪)문학의본질
3.매개와깊이의논리를찾아서
4.순수(純粹)와독조(毒爪)의현재성

3.전통의발견과국학의탄생
-조지훈학문세계의해석원리와지적형상을중심으로
1.매개와전체에대한통찰
2.국학의성립원리와지적형상
3.전통의발견과국학의지평


Ⅱ부사상,지식인의퍼스펙티브2

1.한휴머니스트의사상과역사인식
-이병주의「패자의관」,「내마음은돌이아니다」,「추풍사」를중심으로
1.사상의창과역사인식의장
2.회색의비(非)와이념의플렉서블(flexible)한지대
3.관대함과인간회복으로서의휴머니즘
4.지평으로서의휴머니즘

2.중심,변경,초월의이데올로기
-이문열의작가의식과세계인식태도
1.문인의사회적위상과역할
2.중심을향한변경과경계인의사상
3.탈주와낭만의리얼리티와보수적세계관
4.초월성과허무의식
5.이념의포괄과사상의보편타당성

3.자유주의자의이념혹은지식인의퍼스펙티브
-복거일의『보이지않는손』
1.지식인소설의계보학
2.지식인의퍼스펙티브
3.지식의물매,주변부의논리
4.밈유전자와시장의생태학
5.용서,아름다운자유주의자의길

4.관계의숙명과평화의역사
-현길언의『나의집을떠나며』
1.중도와중용으로서의글쓰기
2.관계혹은오이디푸스적로망
3.아버지의부재와관계로서의실존
4.숲혹은평화의역사만들기


Ⅲ부실존,은폐된형식의발견

1.식민지혹은역설의수사학
-이상의생존방식과시적전략
1.식민지시대지식인의생존방식
2.전위적미학운동에대한체험과이상의시
3.언어의욕망과구원
4.이상의부활과아방가르드의지평

2.한국현대시에나타난실향의의미와내적형식
-전봉건,박남수,구상,김광림,김종삼을중심으로
1.시인의실향의식과시쓰기
2.시인의실향의식과내적형식
3.역사의특수성과보편성에대한시적감각

3.민족문학론의갱신과리얼리즘의운명
-1970년대이후민족문학론의전개양상을중심으로

1.전사로서의1970·80년대민족문학론
2.운동성의약화와대중문화의확산
3.민족문학론의위기와리얼리즘의재인식
4.민족문학론의모색과전망

4.근대와탈근대,그비평의정체성을찾아서
-전환기로서의90년대와새로운비평가치의모색
1.탈정치성과90년대비평의정체성
2.근대적패러다임의변화와새로운미적징후
3.비평권력에대한도전과한계
4.제도화된비평의굴레를넘어서

5.미증유의역사와실존의무게
-현길언의『묻어버린그전쟁』
1.기억의현존,현존의기억
2.이데올로기의작동과비순수의늪
3.관계의모색과실존의심연
4.역사의아이러니혹은미해결의장


Ⅳ부글쓰기,대위적(對位的)상상의지평

1.각혈은탕진한몸을낳고,탕진한몸은탕진한언어를낳는다
-이상의소설을통해본문학과질병의문제
1.징후를징후로서즐겨라
2.각혈하는몸은세계의심층을겨냥한다
3.탕진한몸은탕진한언어를낳는다
4.근대적사유의재창출은각혈하는몸을통해이루어진다

2.적막한감각과내적평정으로서의글쓰기
-박목월의산문세계
1.생활의발견과산문의형식
2.적막한감각과서늘한각상(刻像)
3.존재와신그리고내적평정의방식
4.적막한식욕과글쓰기의지평

3.내면화와지적교양의역사적지평
-동인지『산문시대』를중심으로
1.4·19혁명과내면의발견
2.내면의자유와문학의발견
3.내면화의역사적지평
4.문학,여성,시사(時事)에대한실존적지향
-『한국여성수필선집1945-1953』의세계와그의미
5.딜레탕티즘과유희로서의문학
-이병주의중단편소설을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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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가근대를이해한다는것은
곧근대의에피스테메를이해한다는것을의미한다

우리문학사를공부하다보면숙명처럼맞닥뜨려야하는것이있다.바로근대라는표상이다.이표상은의식내에서끊임없이재생산되면서나를늘불편하게해온것이사실이다.어쩌면내학문에대한자의식의출발도여기에서비롯된것이라고할수있다.나에게근대란단선적이지도명쾌하지도않은모호하고복잡한그무엇이었다.근대가구체적인실체와부피감으로다가온것이아니라모호하고복잡한관념의덩어리로인식되었던것이다.이것은근대의실체,다시말하면근대전체를아우르는어떤원리와형상이부재한데서비롯된것이라는사실을말해준다.
근대에대한이해의정도가깊어질수록그만큼근대전체를아우르려는내의지도커지게되고,이과정에서근대라는시기와그이전과이후시기사이의차이에주목하게되었다.이차이를통해근대라는시기를지배해온인식론적틀과무의식의원리같은것들을들여다보게된것이다.이러한나의생각을푸코식으로이야기하면그것은시대에따른질서의틀,곧담론이있는것이고,우리는그담론속에서어떤것을인식하고판단하게되는것이다.그는이것을‘에피스테메(Episteme)’라고명명하였다.푸코의이논리에다르면우리가근대를이해한다는것은곧근대의에피스테메를이해한다는것을의미한다.그렇다면우리의근대를지배하고아우르는질서의틀을어떻게찾아내고또그것을어떤식으로규정하고활용해야하는것일까?
이물음에대한답이결코간단하지않으리라는것은우리근대를이해하는데많은난맥상이존재한다는것을인지하고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쉽게예상할수있는바이다.한세기도채되지않는시기에근대혹은근대성의틀을갖추어야했던우리의경우여기에서시대에따른온전하고안정된질서와원리를발견한다는것은거의불가능하다고할수있다.그래서우리근대논의에는늘‘사이비’,‘새것콤플렉스’,‘단절’,‘이식(移植)’,‘식민지’,‘개발독재’같은특수하면서도다양한부정적인의미가그림자처럼뒤따르는것아닌가.이렇게모호하고복잡한우리의근대에대한논의를전체의틀안에서수렴하여여기에서질서정연한구조적인틀을발견한다는것은불가능할뿐만아니라그것을인위적으로그틀안에배치하고의미화하는것은우리의근대를도식적으로이해하는것이될수있다.이것은우리근대논의에또다른도그마를낳을위험성이있다.
이런점을고려하여나는우리의근대를에피스테메의틀안에서들여다보되그것을성급하게구조화하지않고,작가각자의의식이투명된사상,실존,글쓰기의차원에서그것을살펴보았다.
근대시기우리작가들이보여준다양한의식의과정중에서내가주목한것은‘전통’에대한관심과태도이다.이것은기본적으로우리의근대를과거와의단절이아닌연속의관점에서이해하고해석한것으로볼수있다.서세동점(西勢東漸)의상황에서급격하게진행된근대화로인해주변부로밀려났거나은폐되어버린우리의전통을들추어내어그것의가치와의미를새롭게발견하려는의도가여기에내재해있다.특히김동리와황순원이보여준샤머니즘에대한전경화와그것을통한근대의이면을탐색하는과정은단순히근대와전근대의대립과갈등을넘어전통의근대적재발견이라는,다시말하면작가개인의전통에대한적극적인해석을보여주고있다는점에서주목을요한다.이러한태도는조지훈에오면샤머니즘이우리문화와종교의기원이라는논리로발전한다.지훈은우리전통을기원과발생,존재와생성,중용과혼융,정신과생명등네개의원리로질서화하여고찰함으로써샤머니즘은물론지조(志操),멋,아름다움,고움,한,중용,혼융,경경위사(經經緯史)같은세계를발견해내고있다.그가발견해낸이러한세계는근대이후부차적이고주변적인것으로간주되어온것이사실이다.하지만이러한세계는결코근대와분리될수없는역사적인현재성을지니고있다는점에서중요한탐구의대상으로존재할수밖에없는것이다.
우리의근대가식민지와분단을거쳐전쟁과개발독재라는굴곡진역사를전제로한다는것은그질서내에서삶을살아가야하는사람들에게는그에상응하는‘실존의식’이요구될수밖에없다는것을말해준다.이들은끊임없이어떤이념이나이데올로기의선택을강요받았을뿐만아니라살기위해서는스스로어떤이념을만들수밖에없었던것이다.가령이상의페러독스,박목월의적막한감각,전봉건,박남수,구상,김광림,김종삼의실향의식,이병주의휴머니즘과달레탕티즘,이문열의중심,변경,초월의이데올로기,산문시대동인들의내면화와교양추구그리고복거일의자유주의와현길언의평화에대한의식등은식민지와분단,전쟁과개발독재를거쳐민주화시대에이르는과정에서이들이선택하고만들어낸하나의실존적이념이었던것이다.이각각의이념들은서로대립하고갈등하거나화해하고공존하면서근대의에피스테메상을구축해온것이라고할수있다.
우리작가들이보여주고있는이러한다양한의식과실존의방식들은그자체가하나의사회적권력담론의장으로볼수있다.근대문학은이러한담론의장으로부터탄생하는것이다.작가들의근대에대한인식과무의식의원리로만들어지는에피스테메와이에피스테메에의해근대의문학장이탄생(분할)하는과정은근대문학에대한이해에구체성을불어넣어줄것으로보인다.모호하고복잡한우리의근대와이시기를지배해온인식론적틀과무의식의원리같은것들을발견해내려는작가들의면면은그자체가근대성에대한지적모험으로볼수있다.우리작가들의근대성에대한지적모험의정도와우리근대문학의수준과지평의열림정도는비례한다고할수있다.근대의은폐된세계를잘드러내기위한인식틀과무의식의원리가어떤것인지에대해서는우리의근대문학전반에대한더많은탐구가있어야할것이다.어쩌면그것은‘샤머니즘에서딜레탕티즘까지’라는이책의부제가잘말해주듯이이둘사이의생소함과공백을메우기위한일만큼이나흥미롭고도지난한일인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