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뿌리 : 박정희 노스탤지어 - 경북대학교 인문교양총서 53

거대한 뿌리 : 박정희 노스탤지어 - 경북대학교 인문교양총서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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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민주주의는 1987년 6월 시민항쟁을 통해 민주화로 이행한 이후 어느덧 한 세대를 넘어섰다. 비교의 관점에서 평가할 때 제 3의 물결을 통해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 중에서도 성공한 소수 사례다. 공정하고 경쟁적이며 주기적인 선거를 통한 권력 교체를 의미하는 최소 정의적 수준의 민주주의(또는 선거체제)는 민주화 이후 안정적으로 제도화되었다. 한국 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제도화되면서 한 세대가 흐르는 동안에도 시민들은 저항의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제도 정치권의 병목현상마다 2016∼17년의 촛불항쟁 처럼 한국 민주주의의 결정적 국면을 만들었다. 박정희 노스탤지어는 이러한 한국 민주주의의 특성 한가운데 자리한다.

저자

강우진

저자:강우진
경북대학교사회과학대학정치외교학과교수
현재경북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와동대학원(석사)을졸업하고미국플로리다주립대학에서정치학박사를취득했다.단독저서로는『한국민주주의역설-제도신뢰결손』(2021,경북대학교출판부,2022년세종도서학술부문우수도서),『박정희노스탤지어와한국민주주의』(2019,고려대학교아세아문제연구원출판부,2020년한국정당학회학술상수상)가있다.지난10여년간주로한국민주주의수행력과선거정치에대한연구를진행했다.최근관심으로는한국민주주의가대표하지않는사람들에대한분석과한국민주주의의가보통사람들의삶을개선하는데기여할수있는제도적대안을모색하는데있다.

목차

서문

제1장현실/우리시대의박정희

박정희노스탤지어:미란다(Miranda)와크레덴다(Credenda)
박정희시대와문화
‘박정희’는현재진행형

제2장노스탤지어/이것이노스탤지어다

기억의회랑
신화의탄생
노스탤지어트라이앵글PEP(TheNostalgiaTrianglePEP)

제3장뿌리/어디에서왔는가?

공화국의그림자
‘잘살아보세’우상
강압과동의의변주곡

제4장정치적영향/무엇을남겼나?

박정희노스탤지어와박근혜당선
태극기집회
선거의여왕의귀환
박정희수사학(Rhetoric)
대통령박근혜와박정희

제5장미래/어디로갈것인가?

박근혜탄핵,그이후
박정희노스탤지어는어떻게재생산되는가?
재벌중심체제의헤게모니적지위

주석

출판사 서평

한국민주주의는1987년6월시민항쟁을통해민주화로이행한이후어느덧한세대를넘어섰다.비교의관점에서평가할때제3의물결을통해민주화를이룩한나라중에서도성공한소수사례다.공정하고경쟁적이며주기적인선거를통한권력교체를의미하는최소정의적수준의민주주의(또는선거체제)는민주화이후안정적으로제도화되었다.한국민주주의가안정적으로제도화되면서한세대가흐르는동안에도시민들은저항의역동성을유지하면서제도정치권의병목현상마다2016∼17년의촛불항쟁처럼한국민주주의의결정적국면을만들었다.박정희노스탤지어는이러한한국민주주의의특성한가운데자리한다.

박정희의딸박근혜전대통령이촛불항쟁을통해탄핵되고구속되었된상황에서도제20대대선유력후보들은어김없이박정희전대통령의생가부터찾았다.그동안우리사회에서박정희전대통령에대한평가는민주주의를왜곡시킨독재자와반신반인(半神半人)영웅으로추앙받는양극단에있었다.관련한다양한연구또한“신화”나“신드롬”이라는평가속에머물렀다.이런상황임에도박정희에대한정치적호명은사후42년이지났음에도여전하다.이렇게지속되는현상이비단보수우익만의것일까?

세대를넘어지속되는현실은일부지지자의퇴행적신격화로치부한다고폄하될일이아니다.박정희를둘러싼인식과평가,지지와배척의간극속에서도박정희노스탤지어는한국민주주의에뚜렷한함의를지니는포괄적현상임이여러조사를통해확인된다.한국민주주의의작용과반작용속에여전한‘박정희’는막연한회고적지지나지속적선호만으로는설명하기어려운다층적현상이다.이렇게다층적으로지속되는현상을‘박정희노스탤지어(ParkChungHeeNostalgia)’라명명(命名)한이유다.

한국민주주의제도화과정에서광범위하게확산되어공동체속에다양한모습으로깊숙이자리한박정희노스탤지어는정밀한이해와객관적해석을요구한다.추종자들에게‘박정희’는한민족을가난에서구원한불세출의영웅이다.박정희시대를통과한사람들에게는“잘살아보세”라는구호가상징하듯전후어려움속에서도공동의목표를위해헌신했던걸출한지도자다.긴급조치와위수령,인권탄압의음습한시대로기억하는사람들조차부지불식(不知不息)간에박정희노스탤지어를갖고있다.박정희시절을경험하지못한젊은세대에게도박정희는부모세대를통해학습된역사적인물이다.

베이비붐세대가경험했던계층상승의사다리를만나지못한젊은이들에게가장중요한가치는박정희정권의지배이념이었던경제성장우선주의일수있다.경제성장우선주의는민주화이후박정희노스탤지어가재생산되는메커니즘이다.물론이미고도성장기를지나민주화된한국에서박정희식성장모델은더이상유효하지않지만,대내외적요인에의한일시적인경기침체를겪을때마다박정희노스탤지어에대한정치적호명이반복되는양상은우리사회가깊이고민해야할문제다.

그동안정치학자로서박정희노스탤지어에천착해왔지만,지난3월9일치러진제20대대통령선거과정에서도어김없이대두된박정희노스탤지어를보면서이제는보다쉬운언어로많은이들과함께박정희노스탤지어를들여다볼필요성을느꼈다.이책은이러한고민의결과물이다.박정희노스탤지어를시에비유하면각시대의필요에따라정치언어로노래해온서사시가아닐까싶다.다만,각자의필요에따라수시로호명할뿐상호대립되는관점에대한몰이해로일관한박제된시다.다들어봤고제목은알지만각자의필요와편향에따라자의적으로해석할뿐제대로읽어보지못한시다.이책을통해박정희노스탤지어라는박제된역사적서사시를함께읽고자한다.여론조사등여러객관적근거들은박정희노스탤지어라는시를함께읽는노둣돌이다.독자들이각자의프리즘으로박정희노스탤지어를이해하더라도다양한객관적근거를통해프리즘의다른빛깔을만날수있기를바란다.

나에게놋주발보다도더쨍쨍울리는추억이
있는한인간은영원하고사랑도그렇다
-김수영,<거대한뿌리>부분

제목으로인용한시의3연마지막문장인이구절은박정희노스탤지어를비롯한정치적현상에대해다른생각을용인하지않고상대의입장을부인否認하기만하는현재우리의모습을돌아보게한다.이책을통해박정희노스탤지어라는박제된시를함께읽음으로써한국민주주의앞에‘바로앉는법’을나눌수있기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