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위로의 새너토리엄 문학 - 일본명작총서 25
저자

호리다쓰오,가지이모토지로,요코미쓰리이치,다자이오사무

저자:호리다쓰오
소설가이자시인.도쿄출생.제일고등학교에서진자이기요시와친교를맺고,고바야시히데오,후카타규야등이동기이다.프랑스문학을친자한다.이로써이후소설가로서프랑스문학의심리주의를적극적으로수용하고일본의고전과왕조여류문학에서도새로운생명을찾아내융합시켜독자적인문학세계를창조하게된다.
관동대지진으로어머니를잃고호리는폐결핵에걸린다.도쿄대학국문과에입학후,나카노시게하루등과동인지『로바』를창간하고시와수필,번역시를발표한다.1929년졸업을앞두고처녀작「어설픈천사」라는단편소설을발표.이해에가와바타야스나리등과동인지『분가쿠』를창간.「루벤스의위작」·「성가족」(1930),「회복기」·「밀회」(1931),「붉게물든뺨」·「꽃을든여자」(1932)등내적사실주의에의한가작을발표하나결핵이악화해요양소생활을하게되고,그러면서마르셀프루스트를읽는다.1933년중편소설「아름다운마을」을발표하고시잡지『시키』를창간해서정시인의거점이되고후진양성의장을마련하였다.라이너마리아릴케,프랑수아모리아크등에게영향을받고약혼자와사별하는등의체험을거쳐「바람이분다」,「나오코」등을발표한다.
일본의국문학자·민속학자인오리구치노부오에의해구축된연구와칭송된사상을하나의학문체계로간주한호리구치학을통해고전에경도해「광야」(1941)등의단편과「야마토지길시나노지길」(1943)등의기행문집을쓴다.제2차세계대전이끝난후에는주로병석에서보내다생을마감한다.

저자:가지이모토지로
가지이모토지로(梶井基次,1901-1932)는감각적인것과지적인것이융합된간결한묘사와시정이풍부한맑은문체로<레몬>(1925),<성이있는마을에서(城のある町にて)>(1925),<겨울날(冬の日)』(1927),<겨울파리(冬の蠅)>(1928),<벗나무아래에는(櫻の樹の下には)>(1928),<어둠의화첩>(1930),<한가한환자(のんきな患者)>(1932)등20여편의작품을남긴작가이다.그는문단에인정받은지얼마되지않아31세의젊은나이에폐결핵으로사망했다.그의작품은사후점차평가가높아져오늘날에는근대일본문학의고전의위치를차지하고있다.가지이는불안정하고민감한정신상태속에있었지만,자의식의과잉을일으키는초조함과일상의인식으로부터해방된지점에서감각자체를응시하고오감을총동원해그의작품을대표하는은밀한미의식을찾는일에매우의식적이었다.그의작품은심경소설에가깝고산책에서본풍경이나자신의경험을소재로한작품이주를이루며자연주의나,사소설의영향을받으면서도감각적인측면이강한독자적인작품을만들어내었다.

저자:요코미쓰리이치
요코미쓰리이치(橫光利一,1898-1947)는후쿠시마(福島)현출신의소설가로모더니즘문학을대표하는신감각파작가중하나이다.여기서신감각파는20세기서구의전위예술과근대과학의실증주의,과학기술의발전에의한새로운세계관의영향을받은일본문학가들의특징을의미한다.1917년『문장세계(文章世界)』에말을의인화하여그린<신마(神馬)>가당선된것이첫활자작품이며,<태양(日輪)>(1923),<파리(蠅)>(1923)로등단하였다.대표작으로는<기계(機械)>(1930),<여수(旅愁)>(1937-46),<천사(天使)>(1935),<순수소설론>(1935,평론)등이있다.

저자:다자이오사무
본명은쓰시마슈지.1909년일본아오모리현쓰가루에서부유한집안의십일남매중열째로태어났다.자신의집안이고리대금업으로부자가된신흥졸부라는사실에평생동안부끄러움을느꼈던그는도쿄제국대학불문과에입학한후한동안좌익운동에가담하기도했다.1935년맹장수술을받은후복막염에걸린그는진통제로사용하던파비날에중독되었다.같은해에소설「역행」이아쿠타가와상후보에올랐지만차석에그쳤다.그는이심사결과에불만을품고당시심사위원이었던가와바타야스나리에게항의하는글을발표하기도했다.이듬해파비날중독을치료하기위해병원에입원하는데,자신의예상과달리정신병원에수용되자커다란심적충격을받았다.첫창작집『만년』은감각적문체와실험적인기법으로일본문단에그의존재를알리기에충분했다.결혼과함께안정기에전개된중기문학은『옛이야기』를통해유머넘치는이야기꾼다자이의저력을유감없이보여준다.1945년일본이2차세계대전에서패망한후,그의작품은정신적공황상태에빠진일본의젊은이들에게열렬한지지를받았고,그는사카구치안고,오다사쿠노스케등과함께‘데카당스문학’,‘무뢰파문학’의대표작가로불리게되었다.1948년연인야마자키도미에와함께다마강수원지에투신해,서른아홉살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역자:김효순
고려대학교글로벌일본연구원교수,인문학과동아시아문화산업협동과정주임.고려대학교와쓰쿠바대학에서아쿠타가와류노스케문학을연구하였고,현재는<근대초기한일문학의결핵표상에대한사회문화사적비교>등,전염병을다룬문학에관심을갖고연구하고있다.주요논문으로<식민지시기조선의일본어문학에나타난결핵표상─도쿠토미로카의『호토토기스』후속작시노하라레이요(篠原嶺葉)의『신불여귀』를중심으로─(『일본연구』제38집,2022.8),<3·1운동직후재조일본인여성의조선표상과신경쇠약─『경성일보』현상문학후지사와게이코의반도의자연과사람을중심으로─>(『일본연구』제35집,2021.2)등이있고,저역서에다니자키준이치로저『열쇠』(역서,민음사,2018),『현상소설파도치는반도·반도의자연과사람』(공역,역락,2020.5),『식민지문화정치와경성일보:월경적일본문학·문화론의가능성을묻다』(편저,역락,2021.1)등이있다.

역자:김현
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재학중.

역자:박채연
고려대학교언어학과재학중.

역자:안다혜
고려대학교철학과재학중.

역자:이정화
고려대학교글로벌일본연구원,학술연구교수.
역서로『금지된향수-고바야시마사루의전후문학과조선』(어문학사,2022)이있다.

역자:최선아
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재학중.

역자:최승훈
고려대학교문화창의학부재학중.

목차

역자의말

가지이모토지로(梶井基次)레몬
호리다쓰오(堀辰雄)바람이분다(風立ちぬ)
호리다쓰오(堀辰雄)나오코
요코미쓰리이치(橫光利一)봄은마차를타고(春は馬車にって)
요코미쓰리이치(橫光利一)화원의사상(花園の思想)
다자이오사무(太宰治)판도라의상자(パンドラの匣)

저자소개및작품해제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인류는최근3년간코로나로인한팬데믹을경험하고이제는우리의일상에서그것을관리를할수있는엔데믹상황이되었다.그러나이와같은팬데믹의경험으로인류의삶은재편되었고개인의삶도근본적으로변화하였다.이러한팬데믹을초래하는감염병은인류의역사와함께존재하는가장보편적질병이며그영향이개인에한하지않고집단에까지미친다는점에특징이있고,그런점에서사회,문화사의일축을형성하고있다.
즉감염병은공동체의공포나위기의식,대중의광기의심리나행동등의문제를일으키고,그것이지나간자리에특별한유산을남기고있다.그과정에서사회적약자들은피해의대상이되기도했고동시에생활습관이나사회문제에대한인식등사회적으로취약한부분을드러내어해결을하는역할을하기도했다.즉의학의발달로병원론(病原論)이바뀌고,그증상이나원인,유래,전파경로가규명되면서검역과같은공중보건전략이정비되기도하고,의료제도와위생정책이펼쳐지기도하였다.
이와같은근대의의료제도,공중위생정책의특징은인류의역사와공존한가장오래된질병이자,치료법이개발된현재까지도근절되지않고인류의삶에영향을미치고있는결핵정책에가장전형적으로드러난다.아울러2022년5월에발간한2021년결핵역학조사통계집에의하면,한국의누적결핵환자는2만2904명으로OECD국가중가장많이발생하고있다.결핵은인류이전부터존재하여석기시대,BC.1000년전(이집트)부터인류의역사와공존한감염병으로현재도인류가정복하지못하고있지만,이에관한인식은시대와문화에따라달라졌다.이러한결핵에대한규명은300년전부터시도되어,마침내1882년로베르트코흐(HeinrichHermannRobertKoch)에의한결핵균발견,1890년결핵균백신인튜베르클린의제조,1895년렌트겐(WilhelmConradRontgen)에의한X선의발견으로이어졌다.이에따라결핵은단일질병으로증상이나원인,유래,전파의경로가규명되어그대책은크게발전하고,이전의신에의한징벌이나유전병으로서의공포나혐오,배제의대상이되었던질병에서위생이나섭생에의해어느정도예방,관리할수있는질병이라는인식이확산된다.
그럼에도불구하고1944년미국의세균학자셀먼왁스먼(SelmanA.Waksman,1888-1973)에의한치료제스트렙토마이신의발견이전에는치료법이부재하였다.따라서결핵의치료에도움이되는환경의조성즉전지요양이나영양섭취,생활습관의개선등과같은치료법에의존할수밖에없었다.새너토리엄(Sanatorium)이란현재는결핵,각종신경병,정신병등을치료하기위한요양소로,고원,해안등교외에설치되어청정한공기,일광등을이용하여환자를치료하는곳을말하지만,원래는이와같은결핵치료를목적으로전지요양을하는결핵요양소를일컫는개념이다.
이와같은전지요양은로마시대부터폐로환자를대상으로권장되어,A.D.134-201년에나폴리부근에보양소가건설되었고,중세이후부유층환자가공기가깨끗한마을로여행을하며여관이나간이숙박소에투숙하여병을치료하는일은흔히있었다.그러나본격적전지요양은영국,프랑스,독일,미국등지에서실시되었으며,근대의학의발전과공기의발견에따라옥외의청정한공기와온화한기후가폐병요양지로선호되어온난한지중해해변이나온천지대는선망의대상이되었다.따라서18세기까지는산악지방은기피대상이되었으나낭만주의시대에는전원취미가지배적이되면서선호되기시작하였다.특히근대적새너토리엄의창시자라할수있는독일의헤르만브레머(HermannBrehmer,1829-98)는산악지대주민에결핵이적은사실에주목,고도가높으면기압이내려가심장이튼튼해진다고생각하였다.이러한흐름을따라알렉산더스펭글러(AlexanderSpengler,1827-1901)는스위스의다보스(Davos)에새너토리엄을건설하여전유럽에서고산요법치료를받기위해환자가쇄도하게되었고,19세기에는스위스산악지대에새너토리엄이건설되었다.
이와같은흐름은일본에서도마찬가지여서,일본역시에도시대말에서메이지시대에걸쳐부국강병을위한산업화,도시화가추진되며환자수가증가하였다.이에따라,일본은튜베르클린접종(1891),결핵예방령발령(1904),〈결핵요양소법률〉제정(1914)등이른시기부터결핵에대한대응을제도화하였다.아울러서구에서수용한의학지식을바탕으로,유럽의새너토리엄을도입하게된다.
일본에서새너토리엄은도쿄대학의과대학의독일인교수베르츠(ErwinvonBalz,1849.1.13.-1913.8.31)를통해설립이시작되었다.그는근대독일의새너토리엄의시조가된산악지방새너토리엄에대한지식을바탕으로,일본에고산요양소의필요성을주장하여하코네(箱根)구사쓰(草津),이카호(伊香保)등의온천장을요양소로개조할것을추천하였다.이후1887년나가요센사이,1838-1902)는가마쿠라해변병원을폐병대상요양소로개원하였다.
이병원은하루숙박료가2엔50전,이는당시제국호텔1박숙박료와같은금액으로적어도중등이상의환자를대상으로하였다.이로인해요양소는호텔로서의성격을띠면서상류계층의별장지,피서지,피한지라는이미지가형성되었다.즉서양의학수용과함께결핵에대한낭만적이미지,상류사회의병이라는이미지도함께도입이된것이었다.본격적인일본최초의사립결핵요양소는1889년의사쓰루사키헤이사부로,1855-1934)가설립한스마우라요양병원(須磨浦療病院)으로,쓰루사키는베르츠의제자로서기후요양소의효용을배워설립한것이다.이후가마쿠라병원(鎌倉病院,1892년),히라쓰카쿄운도분원(平塚杏雲堂分院,1897년2004),게이후엔,1899년,현재노인홈),난코인(南湖院,1899,현재노인홈)등사립새너토리엄붐이일게된다.특히난코인의경우,설립자다카다고안은베르츠문하였고,개원시기가도카이도선(東海道線)의지가사키(茅が崎)역개통과도쿠토미로카의<불여귀>(1898-99)의인기와겹치면서크게번성하여,1926년에는동양제일의새너토리엄이되었다.그리고산악지대를선호했던독일새너토리엄의영향으로,1926년일본최초의고원요양소인후지미고원요양소(富士見高原療養所)가야쓰가타케후지미고원(八ヶ岳富士見高原)에설립된다.동시에결핵이전염병이라는지식이확산되면서,결핵환자나새너토리엄에대한부정적인인식도함께확산된다.
이상과같이결핵균발견에따른의학지식이나정확한병리학적지식의확산에도불구하고당시의사들은안정,충분한영양섭취,해수욕,산책과같은적당한운동외에는적당한치료법이부
재했기때문에,의학적지식보다기온,습도,풍향,강우량,지질,지형을강조했음을알수있다.즉‘의학의무력’을의사가권하는‘전지요양’이라는요법으로드러내는아이러니한상황이었다고할수있다.결국그의료는치료를요하는환자라기보다는부유한유한계급을위한것이었다.1934년국공립병원,요양원등결핵환자수용정원은13,334명이었고,결핵환자수는약120만명으로추정된다.즉환자의100분이1만수용되는상황으로새너토리엄에입원하여치료를받는것은선택된소수에불과했다.이와같은새너토리엄의성격과그곳에서의생활상은결핵에대해,고통스러운질병으로서부정적이미지보다는선택받은소수상류계층의특권적삶으로서선망의대상이되면서낭만화되는경향이있었다.가마쿠라해변병원은그특권적삶의질로인하여호텔의이미지가만들어져서결국은가마쿠라호텔로이름을바꾸었고,스마보양원(須磨保養院)은전지요양을온폐병환자만이아니라일반보양객을수용하기도했다.이렇게의학이아닌기후,영양,운동을포함한생활습관을내세우는새너토리엄의속성은위생과건강한삶을추구하는현대사회의힐링공간으로서의리조트나고령화시대노인요양원의속성과도통하는바가있다.이는실제로위에서언급한새너토리엄이현재는대부분호텔이나리조트,노인홈등힐링과용양의
공간으로변신한것으로도증명되고있다.
이와같은새너토리엄에대한이미지의형성은,당시그곳에수용된경험을한저명문학자들의문학활동과도깊은관련이있다.스마우라요양병원의마사오카시키(正岡子規),난코인의구니키다돗포,히라쓰카라이초(平塚らいてう),오테다쿠지(大手拓次),유가시마온천의가지이모토지로,후지미고원요양소의호리다쓰오등,결핵환자로서새너토리엄에수용되었던작가들은,치료법이없는결핵이라는불치병에대한공포,좌절의심리,당시주변사람들의공포와배제의시선,죽음과함께하는일상에서오는삶과죽음에대한다양한태도,그리고사랑의의미등을작품에담아내고있다.그리고이들작품을통해결핵환자나새너토리엄에대한이미지는일반인에게유포되어갔다.동시에이들작가들은,친구인진자이기요시가치료제인스토렙토마이신을권유하자‘나에게서결핵균을몰아내면무엇이남나’1953年8月,pp.245-247)라고반문한호리다쓰오와같이,오랫동안결핵과함께하며,결핵의증상혹은결핵을둘러싼다양한상황을자신의문학적토양으로삼기까지했다.
본서에서는이와같은맥락에서,본인혹은가족의결핵으로인해새너토리엄생활을경험하고그것을그린,가지이모토지로의<레몬>,호리다쓰오의<바람이분다>와<나오코>,요코미쓰리이치의<봄은마차를타고>와<화원의사상>,다자이오사무의<판도라의상자>를‘새너토리엄문학’의개념으로묶어번역소개한다.이들새너토리엄문학은의학적으로그병원균과증상,전파경로가명확히밝혀졌음에도불구하고치료제가없는,결핵환자의어두운삶속에서죽음을직시하며삶에대한희망과사랑에대해절실한자세로임하고자했던작가들의고뇌가담겨있다.동시에이들문학은기후,영양,운동,정신적안정을내세우며위생과건강한삶을추구하는새너토리엄에서의생활상을그림으로써,일상에지친현대인들에게힐링과치유의공간으로서받아들여질수있는면모를보이기도한다.이러한점에서,이들작품은감염병문학의차원을넘어우리삶의보편적문제를다룬다고할수있으며,다양한이유로삶에대한좌절과불안과고독을느끼는현대의독자들에게판도라상자속희망을보여줄수있으리라기대한다.